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어준의 관점에서 나꼼수팬께 당부합니다

썩다른상담소 조회수 : 2,037
작성일 : 2012-02-04 20:06:18

* 댓글을 보니 오해의 여지가 있어 나꼼수빠를 나꼼수팬으로 수정했습니다.

‘김어준의 관점’이란 초반 2회를 제외한 모든 나꼼수 방송, 대부분의 뉴욕타임즈, 김어준이 MBC라디오에서 진행한 색다른상담소 그리고 김어준의 글과 강연을 본 결과 제 나름으로 판단한 김어준의 관점입니다.

여기서 비판하는 ‘나꼼수팬’이란 나꼼수를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분들과 나꼼수 논란에서 싫으면 듣지마 논리로 방어하고 나꼼수를 비판하면 알바로 몰거나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분들로 한정합니다.

김어준의 관점은 두 키워드로 풀어 말하겠습니다.

‘자기성찰’과 ‘잠정적 권력의지’입니다.

김어준이 자기성찰을 잘 하는 사람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기성찰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김어준은 정봉주와 만난 인연을 소개할 때 늘 하는 말이 자기성찰을 하는 국회의원이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경박하고 실수도 잘 하지만 금세 자기성찰을 해서 제자리를 잘 찾아온다며 그런 점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어준은 정치를 세상의 개혁이나 진보를 통한 발전 등과 같이 우리 또는 타인으로 확장하는 개념이 아닌 자신의 생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그 개념의 중심을 잡습니다. 일반적으로 거대담론을 동반하는 정치를 자신의 욕망을 스트레스 없이 실현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도구로 환원시킵니다. 수많은 고민상담에 대해 김어준은 자신이 누구인가, 자신의 욕망이 무엇이냐를 아는 것으로 출발점으로 삼아 해답을 풉니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 세상의 학습된 세뇌효과 등으로부터 해방되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이 모든 것의 귀결이 자기성찰입니다. 그러면 자기성찰은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를 낼까요? 과정은 소통과 내면성찰이며, 결과는 자각과 포용력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과 결과는 계속 순환되어야 합니다.

자 그러면 일단 나꼼수팬분들께 묻습니다. 김어준의 근원적 관심사항인 자기성찰에 관심이 있습니까? 김어준은 김어준이고 나는 나기 때문에 왜 그딴 거에 관심을 가지냐고 답한다면 나꼼수팬의 자격까지 논하기는 뭐 하지만 김어준이 그리는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나꼼수와 김어준을 이용할 뿐이지 그의 가치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분들에게도 자기성찰은 필요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을 실현하여 행복을 실현하는데 자기성찰 없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성찰의 관점에서 나꼼수팬을 비판하자면 이렇습니다.

자기성찰은 끊임없는 외부와의 소통 행위와 자기내면의 성찰을 동시에 수반합니다. 그렇다면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 틀리다고 단정짖고 귀를 막는 것이 자기성찰에 도움이 될까요?

물론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타인을 항상 대립시키는 국면으로 몰고 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일들이 거듭되다보면 정치를 생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라는 김어준의 말에 동의하며 나꼼수에 열광하고 정치에 몰입했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자기성찰의 결과물로 얻어지는 자각이란 것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십시오. 소통에 관심을 가져 자기성찰을 하십시오. 자신의 이중성을 인정하고 철저히 깨부십시오. 그리고 권위에 대한 절대화, 자신 신념의 절대화도 의심하십시오. 빠가 되면 절대적 신념에 사로잡힐 위험이 있습니다. 신념을 객관화하는 자기성찰을 하십시오. 그것이 자신을 자유롭게 할 것이며 나꼼수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촛불집회때부터 등장한 집단지성의 힘에 대해 저는 회의적으로 생각했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때 두 달간 몰입하며 그들과 함께 했는데 사회개혁은 강조하지만 자기성찰에는 별 관심이 없음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을 사상적으로 진보라 말하지만 자기 생활속에서 진보와 반하는 이중성을 잘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내편과 적을 나누고 알바와 스파이를 찾아내려 고심하는 모습속에서 이것이 집단지성이란 말인가 회의를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소통을 위한 토론문화 수준이 너무 낮은 것도 한 이유입니다. 발언과 경청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심하게 쏠리고 있습니다. 자기성찰없는 개혁은 정권교체를 이룰 수는 있을지언정 좌파와 수구의 대립과 각각의 콘크리트층 형성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입니다.

김어준 관점의 두 번째 키워드인 잠정적 권력의지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싫으면 듣지마’에 대한 반론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김어준의 권력의지입니다. 권력의지라 함은 문재인에게 없어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고성국이 비판한 바로 그 권력의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어준이 감투를 쓰고싶어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군소언론인 조중동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추고 야권이 총선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하는 잠정적 권력의지를 의미합니다. 정권교체 되면 다시 김어준은 야인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싫으면 듣지마’는 골방에서 매니아들을 대상으로 방송하는 나꼼수 초기시절일 때만 어울리는 대꾸입니다. 지금은 어젠다 형성과 주요 정치이벤트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내는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오히려 나꼼수의 영향력에 해가 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김어준이 직접 ‘싫으면 듣지마’라고 언급한 것은 B급정서와 방송횟수에 대한 나꼼수팬들의 비판과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서만 선을 그어야 하지 나꼼수 영향력 확대에 선을 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나꼼수에서 김어준의 권력의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즈에서 고성국과 공방을 버릴 때 여실히 드러납니다. 야권이 총선과 대선승리를 생각처럼 쉽게 이룰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고성국 비판에 김어준은 일정부분 동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이 몇차례 나옵니다.

나꼼수의 영향력이 조중동을 넘어선다하여 나꼼수를 정론으로 격상(?)시켜 편파성과 B급정서를 파괴하려는 조중동과 수구진영에 대한 방어논리로도 ‘싫으면 듣지마’를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김어준은 편파성과 B급정서를 유지한 채 골방에 머물지 않고 큰물에서 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주요 정치이벤트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나요?

가카헌정방송으로만 머문다면 싫으면 듣지마가 통합니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이란 목표가 있는한 이런 대꾸는 안됩니다. 선거의 싸움은 변함없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그들을 투표소로 얼마나 이끄냐도 중요한 관건이지만 더욱 중요한 대상인 침묵하는 다수 또는 부동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들은 굳건한 정치적 신념이 없고 정치를 이미지로 수용해 쉽게 정치적 선택을 바꿉니다. 이들이 나꼼수를 알음알음 전해 들어 나꼼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나꼼수의 B급정서에 딴지를 건다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등한시하고 싫으면 듣지마로 쉽게 내쳐 버리면 그들 마음에 잠시 일었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잃고 다시 냉소주의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이렇게 소통을 거부하다보면 선거에서 부동층을 잡지 못해 실패할 수 있습니다. 소통하며 이해시키십시오. 나꼼수 멤버들이 앞장서 목숨걸고 힘들게 싸워 왔던 것에 나꼼수팬으로서 감동했다면 그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 가열찬 응원도 필요하지만 ‘침묵하는 다수’를 향한 소통의 노력도 꼭 필요합니다. 침묵하는 다수는 말하지 않을 뿐이지 언제나 당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첫 번째 키워드인 ‘자기성찰’은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환기시키는 기회정도로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김어준의 ‘잠정적 권력의지’에 부응하고자 한다면 나꼼수의 영향력에 해가 되는 소통단절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습관화된 ‘틀리다’의 인식을 ‘다르다’로 변환시키는 자각을 나꼼수팬분들께 기대해 봅니다.

IP : 168.126.xxx.21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2.2.4 8:10 PM (123.109.xxx.183)

    진중권이 만든 나꼼수빠.
    진중권 생각에 동의하면 진중권빠임???
    왜 나꼼수에 지지를 표하면 나꼼수빠가 되나?
    생각에 대한 다양성좀 인정해주길.

  • 2. ㅇㅇㅇ
    '12.2.4 8:11 PM (123.109.xxx.183)

    비판은 좋으나, 비하하는 ~~빠 라는 단어좀 안썼으면 좋겠네요.
    서로 비하하고 그러면 기분좋나요?

  • 3. 썩다른상담소
    '12.2.4 8:22 PM (168.126.xxx.218)

    ㅇㅇㅇ / 빠라는 용어를 쓴 이유는 절대적 추종이라는 개념이 필요해 사용한 것입니다. 나꼼수빠를 비하하려했다면 나꼼수빠'분'들이라고 제가 존칭해서 쓰지 않았겠지요.

  • 4. 썩다른상담소
    '12.2.4 8:25 PM (168.126.xxx.218)

    .... / 싫으면 듣지마가 나꼼수의 정체성이라...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쾌하고 발랄하게 까발린다는 것이면 몰라도. 나꼼수의 영역확대를 스스로 제한하는 정체성이 필요할까요?

  • 5. ...
    '12.2.4 8:30 PM (220.77.xxx.34)

    에구.댓글 지우러 왔는데.좋은 글 쓰셨어요.
    그냥 제 생각이 님과 좀 달라서...
    나꼼수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는게 과연 좋은일인가.제 생각엔 아니거든요.
    총수가 자신의 권력의지를 위해 나꼼수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시키지 말았으면 하는게 제 바램이지만
    그건 그냥 제 생각이고 팬으로서는 그냥 지켜봅니다.

  • 6. ...
    '12.2.4 8:34 PM (220.77.xxx.34)

    전에 모까페 갔다가 닥치고 지지.나꼼수는 무조건 옳아..이런 분들 많으셔서 깜놀했어요.
    그런 분들이 이 글 좀 읽으시면 좋겠네요.

  • 7. 흠,,,
    '12.2.4 8:39 PM (14.63.xxx.105)

    나꼼수빠의 한 사람으로서...
    아주 설득력 있는 글이라고 생각함..!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음.

  • 8. 음..
    '12.2.4 8:41 PM (220.86.xxx.224)

    원글님의 글에 아~~라는 생각도 들지만..
    뭐랄까 저도 요즘 김어준씨 강연 동영상도 보고 인터뷰도 보면서
    이 사람은 정말 일관되게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해 왔다는거죠.
    남들이 듣기 좋은 말을 하는것이 아니고 남들이 해줬으면 하는 말을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지가 하고싶은말 하고 살아온 사람이지 싶어요.
    경험을 토대로해서....

    그런 사람에게 일일이 대중의 구미에 맞춰서 말을 좀 책임감있게
    영향력이 크니까 거기에 맞도록 하라고 한다면..
    그건 김어준에게 김어준이 되지 말고 김아루개라 되라는 소리와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니가 영향력이 크니까...
    사람들 달래가면서 해라...그런식의 김어준이라면...전 나꼼수 안들을꺼같아요.

    일관된 김어준..이 말하기때문에 듣는겁니다.

  • 9. ^^
    '12.2.4 8:51 PM (110.14.xxx.60)

    이 글에 지지와 찬사를 보냅니다.
    여러가지 말들이 머릿속에 떠돌지만 덧붙이기 보단 차라리 원글님의 글을 한 번 더 읽어 보는 게 낫겠어요.
    최근에 떠도는 글들과 말 중에 가장 섹시한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10. 썩다른상담소
    '12.2.4 8:52 PM (168.126.xxx.218)

    음.. // 자기성찰을 잘 하는 사람들을 두가지로 나뉠 수 있을텐데 하나는 깨달음을 통해 주변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의 주관대로 자유주의자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늘 주변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자신을 바꾸어 가는 사람입니다. 김어준은 전자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래서 주변은 그를 절대로 추종하거나 절대로 그를 싫어하는 것으로 극단으로 나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11. 바람개비
    '12.2.4 9:04 PM (218.209.xxx.18)

    남들이 보고 있으니까 우리가 참자는 것은 불편해요..
    그럼에도 나꼼수를 응원합니다.

  • 12. 썩다른상담소
    '12.2.4 9:13 PM (168.126.xxx.218)

    근데 // 글을 일부 문장으로 한정해 해석할 때와 전체 맥락에서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할 때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나꼼수팬들에 한정하는 것으로 서두를 썼지만 전체 맥락은 모든 누리꾼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자기성찰은 82쿡 모든 분들께, 권력의지는 반MB,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분들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751 정혜신씨 재혼을 왜 미워하세요, 저는 그 남자가 이해됩니다 125 정신과의사 2012/02/12 30,317
68750 반일가사도우미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의견 구합니다. 20 잘몰라서 2012/02/12 4,930
68749 오피스텔 임차 관련 문의 prisca.. 2012/02/12 658
68748 아사다마오 23 진정한 승자.. 2012/02/12 4,072
68747 나이차이 많이나는 훈훈한 남매 댄스 영상 2 HAN92 2012/02/12 971
68746 결혼하신 분들 입장에서 조언을... 17 well 2012/02/12 4,161
68745 부엌 싱크대에 수세미 어디에 두세요? 7 아하 2012/02/12 2,635
68744 세라믹으로 치아 때우는 거 영 아닌가요..; --- 2012/02/12 1,165
68743 이 아이템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착각에 자꾸 빠져요 ; 9 물욕 2012/02/12 3,305
68742 혹시 개인회생이나 파산에 대해 잘 아는 법무사님 계시나요? 3 시크릿매직 2012/02/12 1,733
68741 급식과 방사능 문제에 대해 2012/02/12 794
68740 오랜 친구라도 불편한 친구가 있네요 3 ... 2012/02/12 4,285
68739 시어머니가 카드를 만들어달라시네요... 9 ㅎㅎㅎ 2012/02/12 3,992
68738 82쿡에서의 서민이란 10 검은고양이 2012/02/12 2,918
68737 자녀 사망 목사부부 "7일 단식도,, 체벌도,,&quo.. 3 호박덩쿨 2012/02/12 2,797
68736 반도네온이란 악기로 연주하는 탱고 참 좋네요. 3 흥겨움 2012/02/12 1,175
68735 구어체 영어 문장 해석 하나만 부탁해요. 6 최선을다하자.. 2012/02/12 1,142
68734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한테 너무 심하게 빠졌나봐요 9 irom 2012/02/12 2,444
68733 현관 센서에 문제있을 경우 어떻게 하나요? 3 현관 2012/02/12 1,210
68732 배에 차는 가스..좀 제거 되는 약 같은건 없을까요 15 ㅜㅜ 2012/02/12 33,052
68731 약먹는 시간 알려주는 타이머? 아님 휙~~돌려서 시간 알려주는.. 4 ** 2012/02/12 1,299
68730 요즘 이 남자 참 멋진 것 같아요 너무 훈훈하고 좋네요 31 재탕해서 죄.. 2012/02/12 12,089
68729 아침메뉴 쌀국수 이상한가요? 10 .. 2012/02/12 1,836
68728 조영남이가 참 주책이여도 대단한게 화가로서의 재능도 상당해 43 ... 2012/02/12 8,681
68727 집착이 너무 심해요 2 2012/02/12 2,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