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보같은 일

... 조회수 : 1,220
작성일 : 2012-02-04 12:39:20

결혼 15년.

나는 심정적으로 남편과는 멀리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켜켜이 쌓여온 일들이 결혼 생활을 방해하고

심장이 단단하게 굳어져

남편에게 아무말도 풀어내고 싶지가 않다.

이제는 모두가 내 잘못인가 하는 생각에 먹먹하다.

 

남편은 너무 예민하고...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모두 편안하지 않은 어려운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맛있는 것을 해주어도 잘 먹었다 소리 들어보지 못했고

옷을 사다주면 여기가 불편하고 나이에 맞지 않다고 싫은 소리를 하며

말도 안 되는 옷차림으로 나를 불편하게 했다.

한 여름 칠부바지와 샌들에 종아리 반쯤 걸쳐지는 신사양말...

제발 부탁을해도 샌들의 불편함때문이라며 양말을 고집했다.

살을 찌우기 위해 단백질 보충제며 한약이며 소 위까지 구해다 즙으로 해 주었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고... 밥 한공기를 다 못비우니 중간중간 간식은 얼마나 찾아대는지 ...

잠자리 역시 예민해서 내가 아이 갖고 얼마 후  각방생활을 시작했고

아이 키우는 내내 그래왔다.  오롯이 혼자 육아를 하면서 우울감에 너무 힘이 들었지만

남편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

 

살면서 친정에 야박하기 이를데 없고

엄마 병원비 앞에 돈 잘버는 아들있는데 넌 출가외인이라며... 아연실색하게 했던 일.

나몰래 비상금을 만들고... 나는 큰 돈이 되는 걸 몇년째 모른척하며 지켜보았는데

(직장생활하는 남자가 그만한 여유라도 있으면 힘이나겠지 해서)

내가 원하는 작은 일에 내가 돈이 어딨냐며 묵묵부답하던 사람.

 

결혼생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여러번 했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내가 남편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면 모든게 편해진다고 생각하고 누르고 넘어가고 하기를 반복했다.

 

이젠 남편이 바라보면 뭔지모를 불편함이 나를 괴롭힌다.

같이 있는 시간이 괴롭고 미칠지경이다.

남편이라고 맘 편히 기대본 일 없고  위로 받아 본 일 없다.

그런데 부부의 의무라며 다가오는 남편...

(며칠전 아이따라 스키장에 다녀온 후 허리가 좋지 않아 침까지 맞은 걸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자존심이 상해서는 안 좋은 얼굴빛으로 나가버렸다.

 

남편은 생활비 꼬박꼬박 갖다주고

술 담배 안하고... 꼼꼼하고

본인 건강은 끔직하게 관리잘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며... 이제사 내 눈치를 보며 ... 이혼은 못해준다고 ... 정히 하고싶으면 60넘어서 하라고...

 

애 없을 때 ...같이 안 사는 일이 있어도

치열하게 싸우고 노력하고 살았어야 하는데

이렇게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게

얼마나 소모적이고 괴로운 일인지 ...

 

 

 

 

 

 

 

 

 

 

 

 

 

 

 

 

IP : 121.163.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기적인 남편
    '12.2.4 1:09 PM (175.125.xxx.98)

    이네요... 정말..
    장모님 병원비도 하나도 안보태고.. 어떻게 사위노릇도 안하고 저러나요?
    님이 좀 뭐라고 하지 그랬어요? 저런 사람은 자기 변명도 강한 사람이라 대응하기도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님이 강하게 나가셔야 됩니다. 그냥 놔두면 님만 골병들어요..

  • 2. ...
    '12.2.4 1:29 PM (121.163.xxx.184)

    저는 맘에 병이 든 거 맞아요.
    젊어서는 남편이 회사일로 너무 바빠서 문제가 생겨도 제가 참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회복이 어렵네요... 제가 아이에 대함 책임감이 강하고 애 아빠도 아이에겐 좋은아빠라 생활이 유지되는 거 같아요... 근데 저는 매일매일 힘이들어요... 주위에 부부끼리 알콩달콩 사는 모습보면 그것만큼 부러운 일이 없더라구요...든든한 남편에게 의지하고 예쁘게 사는 모습에 눈물이 나요.

  • 3. 에구 토닥토닥
    '12.2.4 1:39 PM (175.125.xxx.98)

    맘이 짠합니다..
    제 아는 지인도 그러다가 병났어요.. 병나고 나니 남편도 아차 싶은게 좀 변하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냉정한 남편이긴 하지만요. 지인도 병나고 나선 그냥 편한대로 별로 남편에게 기대하지 않고 자기하고픈 대로 한다고 하더라구요.

    님도 속앓이만 하지 말고 남편에게 좀 푸세요.. 받아주던 안받아주던 일단 풀면 거기서부터 시작이거든요.
    자기 카타르시스는 있어요. 그리고 외부행사도 많이 참여하고..남편에게 의지하고 알콩달콩사는게 보통 아내들의 로망인데.. 남편이 그걸 모르네요.. ㅠㅠ

    앞서 지인도 남편이 교회 열심히 나가면서 좀 변했다고 하더라구요. 교회에서 그래도 부부간에 의있게 살라고 하지 반대로 가르치진 않잔아요..ㅠㅠ 종교생활도 좋을 듯해요.. 힘내세요.

  • 4. ...
    '12.2.4 1:50 PM (121.163.xxx.184)

    저 아프면 안 되는데... 제가 마냥 순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하고 싶은 거 다하지는 못해도 나름 저지르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풀기도 하는데 돌아오면 또 허전해지더라구요...제 맘을 이해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 5. ,,,
    '12.2.4 2:24 PM (118.220.xxx.234)

    남자들은 꼬집어서 말해주지않으면 미루어 짐작하지도 않아요
    자기편하면되고 불편한건 싫어하고 저도결혼23년찬데 나름
    책임감이 강해서 아이키우는거 집안일 혼자 도맡아 하면서
    많이 외로웠고 힘들었었는데 갱년기 오면서 제가너무 바보처럼
    살아왔던게 후회되면서 맘을 못잡겠더라고요
    말을 안해도 남편이 알아주겟지 하며 살아온 제잘못이더 크더라고요
    조금씩 이라도 표현을 하세요 나중엔 속이 썩어 문드러집니다

  • 6. ...
    '12.2.4 3:22 PM (121.163.xxx.184)

    저도 제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요...예민한 사람이 자기 몸 하나도 힘들 텐데 하며 이해해주는 척(맘은 그러지도 못하면서)하고 일일이 따지고 싸워봐야 타고난 성향이 고쳐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회피했던거 같아요.
    아이가 커 독립할 때가 되면 정말 내 삶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봐 걱정이 커요... 이제사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봐요... 직장을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녹녹치도 않고 본인도 나이들어가니 외롭고 쓸쓸한거죠...그래도 자기만의 고집과 생각은 달라지지 않아서 잠깐 측은지심이 생겼다가도 이내 미워죽을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662 11월 만기 지난 코스코 회원카드... 7 코스트코 회.. 2012/02/08 1,656
68661 쥐색 모직바지에 어울리는 상의는 뭘까요? 9 고민고민 2012/02/08 4,975
68660 노트북 4GB와6GB 차이 많이 나나요? 3 로리 2012/02/08 1,009
68659 치과보험들 드셨나요? 5 노구 2012/02/08 1,936
68658 2011년의 화두는? '정치'. 2012년에도 계속 될까요? 1 납치된공주 2012/02/08 891
68657 불면증과...남과다른 하루의 싸이클.... 5 하루종일 빙.. 2012/02/08 1,840
68656 목동 앞단지 중학수학 진도 뺄수 있는 곳있을까요? 아이맘 2012/02/08 830
68655 중학교 배정이..가까운곳이 안되네요. 3 아. 정말 2012/02/08 1,454
68654 발렌타인데이 초코렛. 2 착한초코렛 2012/02/08 918
68653 저는 자기 사업하는 여자분들이 참 부러워요. 82에 그런분 계신.. 10 후훗 2012/02/08 5,149
68652 아이학교서 없던 가디건 갑자기 생겨 공구한다는데요 5 중2맘 2012/02/08 1,406
68651 완전 악건성인 대학신입생 딸, 어느 화장품이 좋을까요? 2 화장품 2012/02/08 1,212
68650 내가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3 사랑이여 2012/02/08 1,055
68649 RPC 치즈케익 플레인 2 맛이어때요?.. 2012/02/08 1,150
68648 남편이 생일선물 사준다는데 뭐 사달라고 할까요? 7 생일선물 2012/02/08 1,507
68647 가방을 하나 반품하려고 하는데요.. 배송받은 그대로 보내라는데... 16 스끼다시내인.. 2012/02/08 2,124
68646 잔머리때문에 펌해도 지저분하게 보이는 사람은 뭘해야 할까요!? 2 멍뭉 2012/02/08 1,353
68645 예비 여중생 교복외 준비물 7 알려주세요 2012/02/08 2,024
68644 3월~8월까지 집 구하신다는 분께... 2012/02/08 978
68643 아!뱀고기 악어고기!!곧 동남아 여행 가는데 2 ... 2012/02/08 837
68642 혹시 확장한 베란다를 샷시 설치해서 베란다를 다시 만드신 분 계.. 3 삐리리 2012/02/08 4,298
68641 우메보시 먹고싶어요 ㅠㅠ 4 우메 2012/02/08 1,647
68640 저축은행적금 VS 새마을금고적금 궁금해요! 2012/02/08 1,045
68639 어느 명문대 나온 선생님.. 7 ㅇㅇ 2012/02/08 2,258
68638 구로역~신도림역 아파트에 살면 중학교 배정은 어디로 받나요? 2 2012/02/08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