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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보같은 일

... 조회수 : 1,179
작성일 : 2012-02-04 12:39:20

결혼 15년.

나는 심정적으로 남편과는 멀리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켜켜이 쌓여온 일들이 결혼 생활을 방해하고

심장이 단단하게 굳어져

남편에게 아무말도 풀어내고 싶지가 않다.

이제는 모두가 내 잘못인가 하는 생각에 먹먹하다.

 

남편은 너무 예민하고...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모두 편안하지 않은 어려운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맛있는 것을 해주어도 잘 먹었다 소리 들어보지 못했고

옷을 사다주면 여기가 불편하고 나이에 맞지 않다고 싫은 소리를 하며

말도 안 되는 옷차림으로 나를 불편하게 했다.

한 여름 칠부바지와 샌들에 종아리 반쯤 걸쳐지는 신사양말...

제발 부탁을해도 샌들의 불편함때문이라며 양말을 고집했다.

살을 찌우기 위해 단백질 보충제며 한약이며 소 위까지 구해다 즙으로 해 주었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고... 밥 한공기를 다 못비우니 중간중간 간식은 얼마나 찾아대는지 ...

잠자리 역시 예민해서 내가 아이 갖고 얼마 후  각방생활을 시작했고

아이 키우는 내내 그래왔다.  오롯이 혼자 육아를 하면서 우울감에 너무 힘이 들었지만

남편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

 

살면서 친정에 야박하기 이를데 없고

엄마 병원비 앞에 돈 잘버는 아들있는데 넌 출가외인이라며... 아연실색하게 했던 일.

나몰래 비상금을 만들고... 나는 큰 돈이 되는 걸 몇년째 모른척하며 지켜보았는데

(직장생활하는 남자가 그만한 여유라도 있으면 힘이나겠지 해서)

내가 원하는 작은 일에 내가 돈이 어딨냐며 묵묵부답하던 사람.

 

결혼생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여러번 했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내가 남편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면 모든게 편해진다고 생각하고 누르고 넘어가고 하기를 반복했다.

 

이젠 남편이 바라보면 뭔지모를 불편함이 나를 괴롭힌다.

같이 있는 시간이 괴롭고 미칠지경이다.

남편이라고 맘 편히 기대본 일 없고  위로 받아 본 일 없다.

그런데 부부의 의무라며 다가오는 남편...

(며칠전 아이따라 스키장에 다녀온 후 허리가 좋지 않아 침까지 맞은 걸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자존심이 상해서는 안 좋은 얼굴빛으로 나가버렸다.

 

남편은 생활비 꼬박꼬박 갖다주고

술 담배 안하고... 꼼꼼하고

본인 건강은 끔직하게 관리잘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며... 이제사 내 눈치를 보며 ... 이혼은 못해준다고 ... 정히 하고싶으면 60넘어서 하라고...

 

애 없을 때 ...같이 안 사는 일이 있어도

치열하게 싸우고 노력하고 살았어야 하는데

이렇게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게

얼마나 소모적이고 괴로운 일인지 ...

 

 

 

 

 

 

 

 

 

 

 

 

 

 

 

 

IP : 121.163.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기적인 남편
    '12.2.4 1:09 PM (175.125.xxx.98)

    이네요... 정말..
    장모님 병원비도 하나도 안보태고.. 어떻게 사위노릇도 안하고 저러나요?
    님이 좀 뭐라고 하지 그랬어요? 저런 사람은 자기 변명도 강한 사람이라 대응하기도 힘들겠지만
    그럴수록 님이 강하게 나가셔야 됩니다. 그냥 놔두면 님만 골병들어요..

  • 2. ...
    '12.2.4 1:29 PM (121.163.xxx.184)

    저는 맘에 병이 든 거 맞아요.
    젊어서는 남편이 회사일로 너무 바빠서 문제가 생겨도 제가 참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회복이 어렵네요... 제가 아이에 대함 책임감이 강하고 애 아빠도 아이에겐 좋은아빠라 생활이 유지되는 거 같아요... 근데 저는 매일매일 힘이들어요... 주위에 부부끼리 알콩달콩 사는 모습보면 그것만큼 부러운 일이 없더라구요...든든한 남편에게 의지하고 예쁘게 사는 모습에 눈물이 나요.

  • 3. 에구 토닥토닥
    '12.2.4 1:39 PM (175.125.xxx.98)

    맘이 짠합니다..
    제 아는 지인도 그러다가 병났어요.. 병나고 나니 남편도 아차 싶은게 좀 변하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냉정한 남편이긴 하지만요. 지인도 병나고 나선 그냥 편한대로 별로 남편에게 기대하지 않고 자기하고픈 대로 한다고 하더라구요.

    님도 속앓이만 하지 말고 남편에게 좀 푸세요.. 받아주던 안받아주던 일단 풀면 거기서부터 시작이거든요.
    자기 카타르시스는 있어요. 그리고 외부행사도 많이 참여하고..남편에게 의지하고 알콩달콩사는게 보통 아내들의 로망인데.. 남편이 그걸 모르네요.. ㅠㅠ

    앞서 지인도 남편이 교회 열심히 나가면서 좀 변했다고 하더라구요. 교회에서 그래도 부부간에 의있게 살라고 하지 반대로 가르치진 않잔아요..ㅠㅠ 종교생활도 좋을 듯해요.. 힘내세요.

  • 4. ...
    '12.2.4 1:50 PM (121.163.xxx.184)

    저 아프면 안 되는데... 제가 마냥 순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하고 싶은 거 다하지는 못해도 나름 저지르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풀기도 하는데 돌아오면 또 허전해지더라구요...제 맘을 이해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 5. ,,,
    '12.2.4 2:24 PM (118.220.xxx.234)

    남자들은 꼬집어서 말해주지않으면 미루어 짐작하지도 않아요
    자기편하면되고 불편한건 싫어하고 저도결혼23년찬데 나름
    책임감이 강해서 아이키우는거 집안일 혼자 도맡아 하면서
    많이 외로웠고 힘들었었는데 갱년기 오면서 제가너무 바보처럼
    살아왔던게 후회되면서 맘을 못잡겠더라고요
    말을 안해도 남편이 알아주겟지 하며 살아온 제잘못이더 크더라고요
    조금씩 이라도 표현을 하세요 나중엔 속이 썩어 문드러집니다

  • 6. ...
    '12.2.4 3:22 PM (121.163.xxx.184)

    저도 제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요...예민한 사람이 자기 몸 하나도 힘들 텐데 하며 이해해주는 척(맘은 그러지도 못하면서)하고 일일이 따지고 싸워봐야 타고난 성향이 고쳐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회피했던거 같아요.
    아이가 커 독립할 때가 되면 정말 내 삶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봐 걱정이 커요... 이제사 남편은 제 눈치를 많이 봐요... 직장을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녹녹치도 않고 본인도 나이들어가니 외롭고 쓸쓸한거죠...그래도 자기만의 고집과 생각은 달라지지 않아서 잠깐 측은지심이 생겼다가도 이내 미워죽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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