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빠한테 괜시리 좀 미안하고 그러네요..

조회수 : 1,484
작성일 : 2012-02-02 18:02:56

결혼하고 분가해서 살고 있는 오빠한테,

부모님 심부름으로 뭘 전해주려고 만났는데 그냥 기분이 좀 그러네요.

 

일이 영업직이다보니, 많이 힘든가 봅니다.

번듯한 직장이긴 하지만, 벌이도 힘든 것 같고..

그렇다고 어디에 생활고.. 란 표현을 쓸 처지는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좀 괄괄한 저와 달리 오빠는 꽤 유순했거든요.

남한테 아쉬운 소리도 못하고, 능글능글도 못하고 그래서, 일이 많이 힘든가봐요.

벌써 10년 넘었는데, 승진도 크게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다니던 지점이 폐쇄되서 다른 곳으로 전출도 가고 별별 일이 많네요.

 

지난 설에, 언니가 엄마에게 설 용돈을 약간 아쉬운(?) 정도로 줬더라구요.

돌배기 조카에게 제가 준 세뱃돈..과 같은...

물론, 상황이 다르고 그래서 그런 걸 타박할 사람도 아무도 없지만,

엄마가 혹시나 마음 한구석 섭섭하실까봐,

오빠네 보너스 하나도 안나왔다더라.. 오빠 좀 힘든가봐.. 그래놓고 보니,

부모에게 야박할 사람이 아닌 오빠란걸 알기에, 맘 한구석이 좀 그렇네요.

 

추워죽겠는데, 오빠 만나러 한참 걸어나가야해서 툴툴툴하고 가면서,

지난 번 보너스 탄 것도 있고해서, 50만원 찾아서 들고 나가다가,

다시 50만원 더 찾아서 봉투에 넣어주고 왔네요.

 

결혼하고 애기키우고 사느라, 힘들긴 하겠지만, 가끔 부모님 용돈 몇 만원이라도 쥐어드리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걍 아마 또 언니에게 갖다줄 것 같긴 합니다.

지난 번 생일에도 슬쩍 현금으로 줬는데, 언니한테 고맙다고 연락이;;;

에휴 이 추운날에 회의하러 간다고 나온 걸 보니까 맘이 그냥 그렇네요.

 

단순히 차이라면, 제가 태어났을때 우리집의 형편이 조금 나아져서,

저 어릴 적은 유치원도 다니고 엄마가 꽤나 신경써주신 거..

그리고, 오빠 졸업할때는 IMF 였고, 제가 졸업할때는 경기 최대 호황이었던 2003년이었다는거..

 

뭔가 제가 좋은 운을 다 가져간 것 같아서 씁쓰르하게 미안할때가 있네요..

그냥 맘이 좀 싸하여 주절주절 합니다..

 

IP : 210.94.xxx.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빠가
    '12.2.2 6:08 PM (211.210.xxx.62)

    오빠가 동생복이 있네요.

  • 2. 원글이
    '12.2.2 6:10 PM (210.94.xxx.89)

    좋은 말씀 감사하지만.. 그건 사실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라는..
    제가 복이 많은..

    82에서 딸이라고 차별 받았다는 거 볼때마다, 남 세상같아요.
    저는 반대로.. 모든 걸 제 위주로 살았거든요.. 오빠가 차별 받았다고
    비뚫어져도 할 말 없을텐데..
    태생이 순둥이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하도 주입을..
    부모 없으면 니가 부모.. 해서 그랬는지 동생이라면 끔뻑해요..

  • 3. 오빠가
    '12.2.2 6:14 PM (112.169.xxx.238)

    잘 되길 바라네요. 남자들 세계도 상상이상이라...
    순딩이들은 많이 치일겁니다. 님같은 동생분이라 다행이구요.

  • 4. 착한누이
    '12.2.2 10:04 PM (61.43.xxx.135)

    원글님 이쁘시네요.
    저도 오빠생각납니다.

    차라리 성질있고 독한오빠라면 덜 짠하기라도 할텐데
    말이예요..그쵸?ㅠ.ㅠ
    오빠분도 아마 동생생각을 하고계실거예요.
    마음고운 누이동생 덕분이라도
    직장이 번듯하니 기회도 있을거고
    승진도 하실겁니다.

    너무 마음아파하지 마시고
    때때로 힘이되는 문자라도 한번씩 보내드리세요~

    장남에..한집안의 가장에..월급쟁이신세 오래비를 둔
    모든 누이님들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343 수술 잘 해주신 교수님 선물 하나만 추천 해 주세요~ 8 나비 2012/03/24 2,205
87342 방금 뉴스를 보니 세계은행총재에 한국인출신인 김용 다트머스대총장.. 20 오바마 김용.. 2012/03/24 3,425
87341 제가 잘못한건지 봐주세요(시댁관련) 15 소요산 2012/03/24 4,220
87340 식당하는분 계세요? 일인당 3만원하는 한정식집 정도면 11 한정식 2012/03/24 3,250
87339 안쓰는 전선,USB들 그냥 쓰레기 봉투에 넣으면 되나요? 1 ㅇㅇ 2012/03/24 1,635
87338 특수한 상황이면 학교에서 부탁도 4 들어주나요?.. 2012/03/24 1,512
87337 아주 오래전영화인데요, '꽃지' 라는 영화 아시는분,,?? 4 @@ 2012/03/24 1,605
87336 미나리 뿌리채 있는거 어디 가야 살 수 있나요? 3 도와주세요 2012/03/24 1,675
87335 쑥 캘 수 있을지 6 궁금이 2012/03/24 1,996
87334 같은반 엄마가 넘 불편해 하네요. 17 도움이 필요.. 2012/03/24 13,722
87333 아침에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딸 글 올리신분.. 3 어디 2012/03/24 2,316
87332 한라봉이 너무 맛이 없는데 버리는 수밖에 없을까요 13 슬프다 2012/03/24 3,267
87331 일본 북해도 여행..날씨 문의합니다.. 5 숙이네 2012/03/24 9,825
87330 곰솥 큰 거 15리터나 20리터짜리 1 가격 2012/03/24 1,961
87329 명동 타지 가려고 하는데요 2 된다!! 2012/03/24 1,550
87328 영화감독 돈많이 버나요...? 9 ... 2012/03/24 8,758
87327 역시 이정희는 .... 11 .. 2012/03/24 2,860
87326 남자아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면.... 15 어렵다 2012/03/24 2,864
87325 양도세 신고대행 수수료 얼마세요? 8 긴급 2012/03/24 15,145
87324 국내산 레몬...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요 8 레몬티 2012/03/24 2,769
87323 내일 내 생일인데 9 싫어라 2012/03/24 1,695
87322 뉴스타파 9회 1 밝은태양 2012/03/24 1,591
87321 임태경씨 공식 팬까페 아시는 분 계신가요? 4 팬 될래요... 2012/03/24 2,723
87320 친환경 실내용 페인트 좀 추천해 주세요. 4 민트커피 2012/03/24 2,486
87319 영어 고수님들 영작 도와주세요!! 3 수진엄마 2012/03/24 1,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