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빠한테 괜시리 좀 미안하고 그러네요..

조회수 : 1,553
작성일 : 2012-02-02 18:02:56

결혼하고 분가해서 살고 있는 오빠한테,

부모님 심부름으로 뭘 전해주려고 만났는데 그냥 기분이 좀 그러네요.

 

일이 영업직이다보니, 많이 힘든가 봅니다.

번듯한 직장이긴 하지만, 벌이도 힘든 것 같고..

그렇다고 어디에 생활고.. 란 표현을 쓸 처지는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좀 괄괄한 저와 달리 오빠는 꽤 유순했거든요.

남한테 아쉬운 소리도 못하고, 능글능글도 못하고 그래서, 일이 많이 힘든가봐요.

벌써 10년 넘었는데, 승진도 크게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다니던 지점이 폐쇄되서 다른 곳으로 전출도 가고 별별 일이 많네요.

 

지난 설에, 언니가 엄마에게 설 용돈을 약간 아쉬운(?) 정도로 줬더라구요.

돌배기 조카에게 제가 준 세뱃돈..과 같은...

물론, 상황이 다르고 그래서 그런 걸 타박할 사람도 아무도 없지만,

엄마가 혹시나 마음 한구석 섭섭하실까봐,

오빠네 보너스 하나도 안나왔다더라.. 오빠 좀 힘든가봐.. 그래놓고 보니,

부모에게 야박할 사람이 아닌 오빠란걸 알기에, 맘 한구석이 좀 그렇네요.

 

추워죽겠는데, 오빠 만나러 한참 걸어나가야해서 툴툴툴하고 가면서,

지난 번 보너스 탄 것도 있고해서, 50만원 찾아서 들고 나가다가,

다시 50만원 더 찾아서 봉투에 넣어주고 왔네요.

 

결혼하고 애기키우고 사느라, 힘들긴 하겠지만, 가끔 부모님 용돈 몇 만원이라도 쥐어드리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걍 아마 또 언니에게 갖다줄 것 같긴 합니다.

지난 번 생일에도 슬쩍 현금으로 줬는데, 언니한테 고맙다고 연락이;;;

에휴 이 추운날에 회의하러 간다고 나온 걸 보니까 맘이 그냥 그렇네요.

 

단순히 차이라면, 제가 태어났을때 우리집의 형편이 조금 나아져서,

저 어릴 적은 유치원도 다니고 엄마가 꽤나 신경써주신 거..

그리고, 오빠 졸업할때는 IMF 였고, 제가 졸업할때는 경기 최대 호황이었던 2003년이었다는거..

 

뭔가 제가 좋은 운을 다 가져간 것 같아서 씁쓰르하게 미안할때가 있네요..

그냥 맘이 좀 싸하여 주절주절 합니다..

 

IP : 210.94.xxx.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빠가
    '12.2.2 6:08 PM (211.210.xxx.62)

    오빠가 동생복이 있네요.

  • 2. 원글이
    '12.2.2 6:10 PM (210.94.xxx.89)

    좋은 말씀 감사하지만.. 그건 사실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라는..
    제가 복이 많은..

    82에서 딸이라고 차별 받았다는 거 볼때마다, 남 세상같아요.
    저는 반대로.. 모든 걸 제 위주로 살았거든요.. 오빠가 차별 받았다고
    비뚫어져도 할 말 없을텐데..
    태생이 순둥이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하도 주입을..
    부모 없으면 니가 부모.. 해서 그랬는지 동생이라면 끔뻑해요..

  • 3. 오빠가
    '12.2.2 6:14 PM (112.169.xxx.238)

    잘 되길 바라네요. 남자들 세계도 상상이상이라...
    순딩이들은 많이 치일겁니다. 님같은 동생분이라 다행이구요.

  • 4. 착한누이
    '12.2.2 10:04 PM (61.43.xxx.135)

    원글님 이쁘시네요.
    저도 오빠생각납니다.

    차라리 성질있고 독한오빠라면 덜 짠하기라도 할텐데
    말이예요..그쵸?ㅠ.ㅠ
    오빠분도 아마 동생생각을 하고계실거예요.
    마음고운 누이동생 덕분이라도
    직장이 번듯하니 기회도 있을거고
    승진도 하실겁니다.

    너무 마음아파하지 마시고
    때때로 힘이되는 문자라도 한번씩 보내드리세요~

    장남에..한집안의 가장에..월급쟁이신세 오래비를 둔
    모든 누이님들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2843 카카오스토리 스토리 친구 공개 좀 하지.... 3 ... 2012/05/24 3,254
112842 급질문!! 싱거운 깍두기 1 깍두기 2012/05/24 1,718
112841 이태리로마혹은독일에서 일리머신살수있는곳알려주세요 4 2012/05/24 908
112840 pmp 추천해주세요 1 pmp 2012/05/24 845
112839 어디로 이사해야할까요 2 갈팡질팡 2012/05/24 1,171
112838 아까 약국 잘못으로 약 두배로 먹었다는 후기예요 11 가만 안둘력.. 2012/05/24 3,210
112837 자존심을 지킬줄 아는 지상파 수목 드라마.... 4 나무 2012/05/24 1,919
112836 십리가몇키로인가요 3 zzz 2012/05/24 4,481
112835 화장품을 충동구매했어요ㅠㅠ 4 cccccc.. 2012/05/24 1,742
112834 보안카드 외워 쓰는분도계실까요 3 심심 2012/05/24 1,423
112833 6월말에 이사를앞두고 있는데 장마가·‥ 장마 2012/05/24 732
112832 셀프염색 망쳤어요 어쩌나요 ㅜㅡㅜ 1 ㅡㅡ 2012/05/24 2,220
112831 영어하나만 알려주세요 como 2012/05/24 687
112830 옥세자 조선에 돌아가는 순서, 올때랑 갈때가 왜??? 12 무어냐 2012/05/24 2,880
112829 어지럼증이요..어느 병원을 가야 할까요? 7 울렁울렁 2012/05/24 2,082
112828 이 가방 디자인 어떠세요? 5 lily 2012/05/24 1,248
112827 어제 담근 열무김치 수습해야해요.. 2 mine 2012/05/24 1,022
112826 요가 이틀하고 몸 여기저기 아픈데 오늘도 가야할지 쉬워야 할지.. 9 요가 2012/05/24 2,318
112825 봉주13회 녹음 다음날, MBC노조 5인서늘한 간담회 제10화 3 사월의눈동자.. 2012/05/24 1,394
112824 선물받고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14 .. 2012/05/24 3,681
112823 예전 직장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사람들이 꿈에서도 잘 나와요 2 낱말풀이 2012/05/24 2,526
112822 남편이 직장을 그만둔다고 하는데요 16 말려야할까요.. 2012/05/24 4,448
112821 봉주 13회 너무 잼나요. ㅋㅋㅋ 8 ㅋㅋㅋ 2012/05/24 1,690
112820 도시락 준비해서 소풍가기 좋네요.. 샤샤잉 2012/05/24 1,089
112819 43살에 하이힐 9cm는 안 되겠죠? 14 >.< 2012/05/24 3,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