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아빠 땜에 속상하네요.

친정아빠 조회수 : 1,972
작성일 : 2012-02-02 17:19:00
정년퇴직 하시고 사업하다 잘 안되셔서 돈 날리시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 보시겠다며 말려도 말려도 작은 아파트에 경비를 하고 계시네요.
요즘 처럼 추울때는 새벽에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일이 넘 힘들어 보이셔서
또 밤에 잠도 누워 못주무시고 의자에 앉아서 졸아야 하신다 하고
경비실도 참 추우시다네요.

그래서 그냥 그만 하셔라 생활비 부족하지 않게 도와 드리겠다고 해도
됐다고 싫으시답니다.
2교대 근무라서 하루는 꼬박 나가서 그러고 계시고
하루는 집에서 정신없이 주무신데요.

얼마전부터 팔이 아프셔서 잘 못움직이신다는데 엇그제 원망스러운 눈이 왕창 내리는 바람에
지금도 춥지 않으시느냐 전화 드렸더니 점심 드실때 잠깐 앉은거 말곤 하루종일 눈치우느라고 
쉴틈도 없으시다고 팔이 아파서 걱정이라고 하시네요.ㅠ.ㅠ

이제 그만 하시고 쉬셔라 말씀 드려도 어차피 내후년에 70되면 이나마도 못할거라고 그때까지만 버티시겠다 하시는데
마음이 쓰리고 아픕니다. 엄마 통해서 돈이며 생필품이며 틈틈히 챙겨 부족함 없이 해드려도
저러고 고집을 피우시니 춥고 피오고 눈오고 바람부는 날이면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네요.

평생을 일해오신분이고 앞으로 사시면 몇십년을 더 사실까 싶으신데 저렇게 몸을 아끼지 않으시니
추운날 저는 따뜻한 집에서 전화기만 들고 동동 거리고 그나마도 바빠서 통화 길게 못한다고 뚝 끊으시는데
마음만 저려 옵니다. 오죽하면 눈 많이 오면 일당 주고 알바 사서 보내 드릴까 하는 마음까지 먹겠어요.
해외여행 모시고 가고 싶어도 자리 못비워서 안된다 하시고

열심히 사시는건 좋은데 자식들 마음은 참 편하질 못하네요.

그렇게 힘들게 일하셔봐야 한달 100만원 남짓 받아 오시는데
심지어 아빠랑 짝꿍 아저씨는 눈을 잘 안치우셔서 아빠가 워낙 성실 하시니까 아빠 출근 하시는 날 계속 치우고 계신 모양인데 오늘은 여직 눈이 남았다고 관리실에서 한소리 들으신 모양이에요.
그냥저냥 속상하고 마음이 밖에 날씨 만큼이나 서늘 합니다.




IP : 61.97.xxx.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2 5:21 PM (112.151.xxx.134)

    정말 존경스러운 어르신이네요....

  • 2. 효녀
    '12.2.2 5:24 PM (121.128.xxx.151)

    착한 딸이네요. 아버지를 그리 걱정하시다니...

  • 3. ///
    '12.2.2 5:28 PM (110.13.xxx.156)

    일하는게 좋은 겁니다. 결혼한 딸이 생활비를 전부 책임지겠다 한다고
    알았다 고맙다 하면 더 속상해요

  • 4. 저도
    '12.2.2 5:31 PM (61.97.xxx.8)

    너무 우리에게 의지 하시면 부담 되긴 할꺼에요.
    그래도 연세도 있으신데 넘 힘들게 일하시니 걱정이에요.

    남편도 이제 아버님 일 그만 하시라고 하라고 그정도는 드릴수 있지 않겠냐고 하는데
    아빠는 어떻게 사위 도움을 받느냐며 괜찮으시다고 아직은 괜찮다고 하시네요.

    오죽하면 남동생이랑 제 남편이 눈오면 새벽에 가서 몰래 그 눈 치우고 오면 어떻겠냐고 둘이 의논하고
    아님 알바라도 사서 보내 드리자고 의논하고 그럴까요.
    몸도 아주 건강하시지 않으신데 많이 속상 합니다.

  • 5. 그냥
    '12.2.2 5:32 PM (61.97.xxx.8)

    내일은 사골이라도 사서 친정에 좀 보내 드리고 아빠 도시락 반찬 하실때 쓰실 고기랑 사서 주문해서
    배달 시켜 드려야 겠어요. 드시기라도 잘하셔야 힘내시죠.
    새벽에 이렇게 추운데 출퇴근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실까봐 너무 걱정 되네요.

  • 6. ...
    '12.2.2 5:35 PM (118.222.xxx.175)

    정말 모범되게 사시는 아버님이시라서인지
    가끔 보게 되는 82의 이기적인 자식들하곤 다르네요
    고생은 하시지만
    모범이 되는 부모자식간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흐뭇합니다

  • 7. ㅇㅡㅁ
    '12.2.2 6:44 PM (221.143.xxx.91)

    마음이 아프기도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님 아버님 대쪽 같으시고 자존심 강하신 분이시군요.
    따님 입장에서보면 얼마나 마음 쓰이고 속상하실지도 보이고, 가장으로서 보여주시는 멋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부디 하시는 동안 건강하게 일 하실 수있도록 많이 도와 주셔요.

  • 8. ..
    '12.2.2 8:55 PM (175.211.xxx.113)

    저는 노인들 무슨 일이라도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희 시부는 60세에 조기퇴직후 근 20년동안 집에서 인터넷 바둑에 중독되서
    우위도식하고 사세요
    워낙 불규칙한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중풍이 와서 2번이나 쓰러졌음에도
    여전합니다 시어머니가 평생 하늘같이 섬겨준 결과물이네요
    그런데 문제는 두 40대 아들들도 비슷한 성향으로 되어간다는 사실..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792 1박 휴식 여행지 좀 부탁해요. 2 삶에 지쳐요.. 2012/02/09 1,193
67791 막강82님들 정보력으로... 어디를 가야할런지... 5 도와주세요... 2012/02/09 1,002
67790 숙대는 쑥대밭에서 뭐 했을까요? 8 사랑이여 2012/02/09 1,874
67789 절약글 보면 펭귄키우라고 하시잖아요. 15 단호박좋아 2012/02/09 4,211
67788 열어본페이지목록 삭제시에?? 인터넷 2012/02/09 697
67787 드라마 안보시는 분들 주로 뭐하세요? 13 궁금해요 2012/02/09 2,692
67786 선거때 헛소리하는 인간들 화나지 않아요? 1 sukrat.. 2012/02/09 341
67785 식기세척기 사려는데 정보 어디서 찾나요? 6 정보궁금 2012/02/09 791
67784 복부비만에 담즙산이 좋다고 해서 먹을라는데요 1 미나리 2012/02/09 1,348
67783 '대통령 찬양' 댓글 알바들 딱 걸렸다 (러시아 얘기) 세우실 2012/02/09 409
67782 일산 SK엠시티 사시는 분 계실까요 3 이사 2012/02/09 2,662
67781 1000 플 고지가 보입니다. 3 절벽부대원들.. 2012/02/09 601
67780 키 크고 마르면 어느 브랜드 교복을 입어야 할까요? 6 예비중 2012/02/09 1,038
67779 말투좀 봐주세요 23 친절 2012/02/09 3,274
67778 요즘 고무제품 종류가 너무 약한 것 같지 않으세요? 왜? 2012/02/09 381
67777 아기때는 그냥 그런데 커가면서 이쁜애도 있겠지요? 8 역변현상 2012/02/09 1,759
67776 하이패스 단말기요 1 까칠한김대리.. 2012/02/09 474
67775 두아이맘인데 봄부터 일할것 같아요 ㅡㅡ 1 손님 2012/02/09 931
67774 공동구매 교복, 질이 많이 안좋은가요? 8 중등교복 2012/02/09 1,967
67773 향수 시향하고 살수있는곳 어디있을까요? 1 아지아지 2012/02/09 754
67772 친구가 한번도 안쓴 새 제품 준다면 어떠세요? 33 서운 2012/02/09 11,973
67771 아기때는 그래도 귀여웠는데 8살되면서 얼굴이 영~미워졌더라구요... 11 역변현상 2012/02/09 2,772
67770 입이 화근 손꾸락이 화근.. .. 2012/02/09 469
67769 타운젠트 신사복-40대가 입기에 어떤가요? 3 문의 2012/02/09 797
67768 음식에 콜라 들어가는거요..오래된 김빠진 콜라 넣어도 되나요??.. 1 콜라 2012/02/09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