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그러시지 말라고 해도 명절이며 무슨 날이면 꼭 시댁에 뭘 보내요.
손수 지은 이불도 보내고(워낙 양재쪽에 재주가 있으셔서)
명절이면 과일박스에 강정에, 직접 말린 생선들. (바닷가쪽 지방이라)
근데, 그거 고맙다고 한 전화에 대고 꼭 제 흉을 보세요.
그렇다고 답례로 뭘 보내지도 않으면서, 답례가 고작 딸 흉이라니. 참...
어찌나 알뜰한지 옷 한벌 안 사입고 머리 한번 제대로 안한다.. 뭐 이런 식.
뚱하니 원래 말이 없나 보다, 어릴때도 그랬냐? 뭐 이런 식.
그럼 친정엄마는 그래도 시댁갈땐 갖춰 입고 신경써라
노파심에 잔소리 하게 되죠.
시댁만 가면 말수 적어지는거야 시댁 분위기를 대충 아시니 왜 입닫고 사는지 알아서 별 말 안하구요.
그래도 그 속 좋지 않겠죠.
아니 제가 엄청 기우는 집에 시집온 것도 아니고,
개룡남하고 결혼해서 여지껏 시댁 생활비대고 사는데
그렇다고 친정이 엄청 잘 사냐.. 것도 아니고
울 엄마도 조금씩 일하며 모은 거, 자식들 준 용돈 생활비 모아모아
당신 먹을거, 쓸거 아껴서 사돈이라고 인사치례하시는 거거든요.
그냥 그래도 늘 좋은 마음인거 알고(이건 시어머니도 인정했음,
다른 사돈 겪어봐도 니 친정엄마처럼 따뜻하고 부지런한 분 없더라)
그러면 그런 인사엔 그냥 좋은 말로 서로 좋게 끝내면 될일이지
시어머니 자리가 무슨 벼슬이라고
딸 준집이라고 꼭 이상한 소리 한마디씩 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안되요.
확 대놓고 말해버릴까요?
부동산 꼭지때 버블세븐에 집사느라 아직도 빚갚느라 허덕대고,
그 와중에 시부모 생활비까지 꼬박꼬박 대고 있고,
그 와중에 집얻을 때 빌린 친정 엄마 돈은 아직 반도 못갚았는데
그러니 내가 무슨 정신에 옷을 사입냐.
이 와중에 옷차려 입고 사치하고 다니면 그게 이상한거 아니냐.
오는 자리가 다 기름냄새 절게 일하는 자린데
그때 입성이 무슨 문제냐.
생각하니 야밤에 속에 뜨거운 뭔가가 올라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