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들의 고충..^^;;

roori 조회수 : 861
작성일 : 2012-02-01 16:35:30

대학 졸업하고 8년을 회사생활하다 지쳐 프리랜서(를 가장한 백수^^;;)를 주장하고

잠시 휴식을 갖기로 한 33살 싱글 처자입니다..

 

회사생활 바쁘다는 핑계로

딸 하나뿐인 엄마를 너무 힘들고 외롭게 했구나 하는 마음에

"내가 집안 살림 50%를 하겠음!"이라는 객기어린 선포를 해버렸지요..ㅠㅠ

 

이때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는데..

한달간 겪어보며 엄마들의 고충이 어떤지 조금 알게되었습니다~(라고 하면 돌맞을듯..ㅎㅎ)

 

하아.. 집안일은 그 말로만 듣던 뼈빠지게 해도 티안나는 그런 일이더라구요

 

일단 아침에 밥을 먹으면 네식구임에도 개수대가 반쯤 찹니다.

게다가 저희 집은 아침식사 후 꼭 요거트를 먹는데 만들어진 그릇을 다시 컵에 담고

그 컵에 과일 갈면 또 그 설겆이.. 스픈 하나씩에.. 혹시 아침에 과일을 먹으면.. 개수대는 일단 넘치죠

도시락을 싸야하는 날이 가끔 있는데 그럼 식구들 식사하는 동안 옆에서 먹는둥 마는둥 도시락싸고

밥먹고 나면 바로 요거트랑 커피준비.. 다들 먹고 나서면 설겆이 시작

몇시간 지나 점심때가 되면 엄마랑 저만 먹으니까 간단하게 밥먹고 설겆이.

또 저녁준비하면 시간가고 바닥이 더러워 청소하다보면 후딱 한시간

이주일에 한번쯤 냉장고 청소하고 김치냉장고 정리하면 두어시간

저녁 식사는 간단히 하니까 정리하고 낼 먹을 음식거리 준비

 

한두시간 준비해도 먹는건 길어야 30분. 짧으면 10분도 안되어 한가득 설겆이가 되어 나오면 한숨나오구요

열심히 이거저거 봐가며 했는데 "이거 누나가 한거?" 하면서 실실 쪼개는 동생눔. 주먹 날라가욧.!!

 

제가 손이 느린편도 아닌데 여기에 거실에 각방 청소하고 컴퓨터 조금 하다보면 하루가 갈때가 있어요..ㅠㅠ

 

게다가 마트가면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요..

무쌈 해먹으려고 파프리카 실한놈 하나 잡으니 4천원..

과일도 비싸고 야채도 비싸고 그렇다고 안먹을 수 없으니 사긴 하는데

어떨땐 필요한걸 사는게 아니라 싼걸 찾게될땐 좀 어이없구요..

 

요거트를 하루에 한번씩 꼭 먹는데 만들어 먹긴 하지만

우유도 보통 900미리 한통에 1800원에서 2000원. 일주일에 5통쯤 소비하니 거기에 불가리스까지

집근처 마트는 좀 더 비싸고 그렇다고 싼우유 사려니 기름값이 더 들고..

마트 한번 가면 대충 장봐도 10만원 거뜬. 코스트코는 20-30만원 들어도 필요한걸 다산것도 아니구요..

 

이불 한번 털려니 팔아프고 2층에서 옥상까지 겨우 한층인데 낑낑거리며 오르내리기 힘들고

빨래는 왜케많은지! 수건은 빨아도 빨아도 끝이 없고

양말 속옷은 좀 뒤집어놓지 말고 바로놓지 백번 말해도 안고치고

가루세제 안좋다해서 액체세제 쓰는데 그 가격도 꽤 비싸고..

널어서 개기까지.. 어후..

 

욕실청소 해도 끝도 없고 잠시 방심하면 곰팡이 대박..

샴푸린스 등 용품 위치 정해놓고 백번 알려줘도 들어갔다 나오면 도루묵..

변기 청소는 남의나라 일인듯 사는 동생눔 욕하면 헤벌쭉 웃고말고,.

비누에 머리카락 붙여진거 보기 싫데도 안고치구요..

 

------------------------------------------------------------

 

사실 제가 겪은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죠? 엄마들에 비하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회사일을 핑계로 바쁘다고 하숙집처럼 집에 아무 관심없이 살아오던 8년동안

아니 그 이전부터 훨씬 오랫동안..

엄마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속으로 하루에도 백번 뒤집어 지는 일을 겪고 힘드셨을텐데..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하지만! 망각의 동물인 저는 미안함과 감사함은 잠시 잊고..ㅎㅎ

매번 당당히!! 생색내고. 자랑하고. 또 짜증도 냅니다.

요즘은 82에서 본 각종 팁을 자랑하며 "에이.. 엄마는 살림이 몇년인데 것도몰라..ㅋㅋ"라며

얄미운 썩소를 날리곤 하죠.. 그러다 가끔 얻어맞기도..ㅎㅎ

 

아무튼 이세상의 엄마들은 너무 고충이 많아요!

엄마를 사랑합시다..!!!! (왠 계몽운동도 아니고..^^;;;) 

IP : 182.210.xxx.3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림
    '12.2.1 4:40 PM (112.165.xxx.203)

    이란 뜻이 사람을 살리다,랍니다.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없죠??
    그래도 아가씨가 기특하네요.
    엄마의 고충도 알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847 오늘의 특가로 나온 주물냄비요.. 3 옆에 2012/03/01 1,696
77846 원글 펑 합니다. 3 ... 2012/03/01 733
77845 저 집 잘팔았다고 말해주세요 ㅠㅠ 4 후회 2012/03/01 2,900
77844 박원순 시장님에 대한 평가 ㅎㅎㅎ 6 여기 보니 2012/03/01 1,427
77843 다음에 연락하자는 문자에는 4 blo 2012/03/01 1,579
77842 경원아 추하거든.... 13 분당 아줌마.. 2012/03/01 2,737
77841 나경원 남편의 기소청탁에서 분명한 점 9 흠흠 2012/03/01 1,686
77840 아이 진로가 고민입니다 2 중3 엄마 2012/03/01 1,219
77839 전세권 설정에 대해 잘 아시는 분 설명 부탁드립니다.ㅠㅠ 2 부동산거래 2012/03/01 893
77838 경남 진주 평거.신안동이나 주약동 중 더 괜찮은 7 살기 좋은 .. 2012/03/01 1,832
77837 피아노 방에서 거실로 사람 안부르고 옮길수 있나요? 14 ^^ 2012/03/01 6,420
77836 남편이 잃어버린 멘탈 찾아오라고 한대 때리네요~~ㅜㅜ 4 멘탈 2012/03/01 1,975
77835 [서울신문] 나경원 “나꼼수 공격, 성추행 다름없어” 17 .. 2012/03/01 2,293
77834 김치볶음밥의 정석 2 웃겨서 퍼온.. 2012/03/01 3,098
77833 월세방 1 사랑 2012/03/01 850
77832 오늘저녁 8시 한홍구 교수님 망치부인 집에서 강연하십니다. 4 박정희에 대.. 2012/03/01 893
77831 82 포인트는 어떻게 올라가나요? 1 초록 2012/03/01 819
77830 나경원 관련 팩트 확인 등 13 래리네 2012/03/01 2,188
77829 도난사건 4 학원강사 2012/03/01 1,261
77828 초등 새학년 새교실 몇학년부터 혼자 찾아가나요.? 10 .. 2012/03/01 1,785
77827 저두 드디어 연아커피 마셔보았네요ㅎㅎ 7 커퓌좋아 2012/03/01 2,559
77826 퍼머값 5 .. 2012/03/01 1,764
77825 나여사는 왜 전화한적이 없냐는 질문에 대답을 안 했을까? - 소.. 2 머리좋은나여.. 2012/03/01 1,267
77824 근데 박은정 검사 5 샛길 2012/03/01 1,767
77823 김승진-박혜성은 그냥 마이너틱한 라이벌이었죠 5 ... 2012/03/01 1,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