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존경심 팍팍!!

남편 조회수 : 1,247
작성일 : 2012-02-01 12:20:40

몇 일 전 저녁에 남편이 저보고 집앞 음식점으로 나오라 해서 나갔더니 몇년 전 가르친 제자와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예요.

그 제자는 고1때 가족들이 모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고3때 남편이 담임을 했었는데 어느 날 저에게 혼자 있는 그아이가 힘내라고 뭘 먹이고 싶다며 집에 데려올테니 삼계탕 끓여 줄 수 있냐고 해서 제가 없는 솜씨지만 밥을 한끼 먹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이번에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로 인턴 근무를 가게 됐다고 남편을 찾아왔나봐요.

저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와하며 전에 끓여준 삼계탕 잘 먹었다는 말부터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직 의대 졸업한 것도 아닌데도 자기가 밥값을 다 내더라고요.

졸업 안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다면서요.

그리고 음식점에서 나와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호프집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씩 하며 얘길 하는데 남편이 학교에서 애들에게 얼마나 허물없이 하는지 말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원래 남편이 권위적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이기는 해요.

그리고 호프집에서 나와 헤어지는데 그 학생이 헤어지기가 그렇게 싫은지 몇번이나 안고, 손잡고 하니 남편이 볼에다 뽀뽀까지 해줬어요.

그리고 저희는 집으로 걸어가는데 그 학생은 가지를 않고 계속 손을 흔들고 있더군요. 우리가 빨리 가라고 해도요.

그걸 보니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막 솟아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학생이 하찮은 삼계탕이지만 그걸 몇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걸 보면서 정말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지, 내 행동이나 말이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네요.

IP : 61.81.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 12:23 PM (116.124.xxx.131)

    아.....좋은글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복이 많으시네요...

  • 2. 참 좋은 글
    '12.2.1 12:23 PM (121.161.xxx.85)

    이런 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다들 행복하시길...^^

  • 3. truth2012
    '12.2.1 1:21 PM (152.149.xxx.115)

    학교에 남교사들이 많아야 제자들이 훌륭히 클수 있어요, 지금과 같은 여성 교사 깍쟁이 촌지 천국 여교사 세상

    에서는 원글같은 경우는 가뭄에 콩나는 얘기뿐이죠

  • 4. imissu
    '12.2.1 2:54 PM (175.210.xxx.177)

    저희 아주버님도 중학교 교사신데...농구부가 있는 학교라 돈없는 농구부 학생들을 꾸준히 후원하셨더라구요.
    농구화나 기타 부모님이 챙겨줘야할 부분을 몰래 챙겨주시고 하셨나봐요.
    이번에 그 학생이 프로에 가게 되었다고 아주버님 찾아왔다고 하시는데....아주버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입단한다고요.^^;;

    저도 얘기 듣는데...뭉클하더군요.

    남편분이시라니 더욱 그럴꺼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413 ‘콘크리트 어항’ 청계천 잘못된 복원 손질한다 7 세우실 2012/02/27 927
76412 남자아이가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데 어떤병원을.. 4 남아엄마 2012/02/27 5,437
76411 도미노 슈퍼슈프림피자 맛있나요?? 7 ... 2012/02/27 2,254
76410 마음 다스리는 책 추천해주세요 3 도서 2012/02/27 1,210
76409 미쿡 랴도 듣는데 한쿡 국민들 정말 웃기고 황당함.. 33 jk 2012/02/27 4,435
76408 (우문) 15년된 신도시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가을바람 2012/02/27 968
76407 아이들 컴퓨터나 TV어느정도 허용해주세요? 중독 2012/02/27 462
76406 동대문시장에 보세 옷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급질) 8 2012/02/27 2,472
76405 개콘도 좋지만 1 하오챠오 2012/02/27 669
76404 위축성 위염에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 2 ^^ 2012/02/27 8,551
76403 생일선물..200만원 카드쓰기 5 생일.. 2012/02/27 1,825
76402 책을 왜 읽으시나요? 32 여러분은 2012/02/27 3,475
76401 혹시 방송관계자분들 안계십니까? 4 dddd 2012/02/27 1,253
76400 아이 쇼파좀 골라주세요~ 뽀연 2012/02/27 663
76399 어른들 나이 들면서, 본위위주로 생각하게 되나요? 2 엄마TT 2012/02/27 979
76398 복합기 좀 추천해주세요 4 요랑 2012/02/27 870
76397 독일 베를린 사시는 분 계신가요? ... 2012/02/27 620
76396 장농면허 도로연수 받아야 되는데... 2 겁쟁이 2012/02/27 1,541
76395 분당인데 운전연수 도와주실 선생님 소개해주세요 3 20년된장롱.. 2012/02/27 886
76394 일본산 카레나 소스류 좋아하시던 분 계시죠? 7 이런 2012/02/27 1,695
76393 저희 아이 심심해서 책을 읽는걸까요? 11 외동아이 2012/02/27 1,802
76392 채선당임산부 한사람 때문에... 11 임산부 2012/02/27 3,310
76391 한번 읽으면 정신없이 읽게되는 소설책 뭐 있을까요? 11 ww 2012/02/27 3,298
76390 ebs성공시대 그럼 누가 진행하나요? 3 라디오 2012/02/27 611
76389 그룹과외시 한명이 한동안 쉰다면 그동안 교육비계산은?? 4 ... 2012/02/27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