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존경심 팍팍!!

남편 조회수 : 1,358
작성일 : 2012-02-01 12:20:40

몇 일 전 저녁에 남편이 저보고 집앞 음식점으로 나오라 해서 나갔더니 몇년 전 가르친 제자와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예요.

그 제자는 고1때 가족들이 모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고3때 남편이 담임을 했었는데 어느 날 저에게 혼자 있는 그아이가 힘내라고 뭘 먹이고 싶다며 집에 데려올테니 삼계탕 끓여 줄 수 있냐고 해서 제가 없는 솜씨지만 밥을 한끼 먹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이번에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로 인턴 근무를 가게 됐다고 남편을 찾아왔나봐요.

저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와하며 전에 끓여준 삼계탕 잘 먹었다는 말부터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직 의대 졸업한 것도 아닌데도 자기가 밥값을 다 내더라고요.

졸업 안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다면서요.

그리고 음식점에서 나와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호프집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씩 하며 얘길 하는데 남편이 학교에서 애들에게 얼마나 허물없이 하는지 말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원래 남편이 권위적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이기는 해요.

그리고 호프집에서 나와 헤어지는데 그 학생이 헤어지기가 그렇게 싫은지 몇번이나 안고, 손잡고 하니 남편이 볼에다 뽀뽀까지 해줬어요.

그리고 저희는 집으로 걸어가는데 그 학생은 가지를 않고 계속 손을 흔들고 있더군요. 우리가 빨리 가라고 해도요.

그걸 보니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막 솟아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학생이 하찮은 삼계탕이지만 그걸 몇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걸 보면서 정말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지, 내 행동이나 말이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네요.

IP : 61.81.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 12:23 PM (116.124.xxx.131)

    아.....좋은글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복이 많으시네요...

  • 2. 참 좋은 글
    '12.2.1 12:23 PM (121.161.xxx.85)

    이런 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다들 행복하시길...^^

  • 3. truth2012
    '12.2.1 1:21 PM (152.149.xxx.115)

    학교에 남교사들이 많아야 제자들이 훌륭히 클수 있어요, 지금과 같은 여성 교사 깍쟁이 촌지 천국 여교사 세상

    에서는 원글같은 경우는 가뭄에 콩나는 얘기뿐이죠

  • 4. imissu
    '12.2.1 2:54 PM (175.210.xxx.177)

    저희 아주버님도 중학교 교사신데...농구부가 있는 학교라 돈없는 농구부 학생들을 꾸준히 후원하셨더라구요.
    농구화나 기타 부모님이 챙겨줘야할 부분을 몰래 챙겨주시고 하셨나봐요.
    이번에 그 학생이 프로에 가게 되었다고 아주버님 찾아왔다고 하시는데....아주버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입단한다고요.^^;;

    저도 얘기 듣는데...뭉클하더군요.

    남편분이시라니 더욱 그럴꺼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2998 캡슐커피용 커피시럽 어떤것이 좋을까요? 1 Supero.. 2012/05/25 1,681
112997 대한항공 플래티늄 카드 신청하라고 날라왔는데 있으신분들 어때요?.. 1 혜택이 좋은.. 2012/05/25 1,387
112996 그나저나 적도의 남자 보신 분은 안계신가봐요. 17 웃음조각*^.. 2012/05/25 2,707
112995 고기 등급 1++ 어떻게 읽어요? 13 저기 2012/05/25 2,959
112994 아기들 땀띠 예방팁 하나 던지고 자게 복습하러 갑니다. 6 나거티브 2012/05/24 3,389
112993 저녁에 해놓고 다음날 점심에 먹을 수 있는 도시락 5 도시락 2012/05/24 1,905
112992 옥탑방 스토리 좋아하시는분들 9 옥탑방 2012/05/24 2,447
112991 저하와 부용 19 옥탑방 2012/05/24 5,249
112990 울 남편은 옥탑방에 꽂혀서 7 2012/05/24 2,637
112989 봉구 정말 연기 잘하지 않나요? 14 2012/05/24 2,954
112988 두바이 4 2012/05/24 1,510
112987 저하는요.... 10 옥세자.. 2012/05/24 2,464
112986 혼수 3 환생이어요 2012/05/24 1,232
112985 정말 종아리....가 너무 심각하게 부어요. 2 미쳤니너 2012/05/24 2,779
112984 아~~더킹 63 더킹짱 2012/05/24 6,084
112983 남대문안경집 교환될까요? 1 ㅠㅠ 2012/05/24 1,386
112982 이 나이에 울기까지....불쌍한 저하 15 각세자 2012/05/24 3,607
112981 와 정말 오랜만에 펑펑 울었네요..ㅠㅠㅠ 14 옥탑방 2012/05/24 3,376
112980 옥탑 아듀~ 3 새옹 2012/05/24 1,282
112979 옥탑방왕세자 마지막회.......... 12 ㅜㅜ 2012/05/24 4,061
112978 덥지 않은 브라탑 없을까요? 8 절벽 2012/05/24 11,154
112977 옥탑방 내용 대박이네요 -.- 완전 만화.. 36 .. 2012/05/24 12,783
112976 동생이 첫월급 받았다고 봉투를 내밀어요 3 누나 2012/05/24 1,734
112975 자사고 아니면 경기고등학교, 어떤가요?? 7 중3맘 2012/05/24 3,778
112974 오늘 최요비에 나왓던 보라색 냄비 어디것인가요??(이뿌던데) 4 ... 2012/05/24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