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존경심 팍팍!!

남편 조회수 : 1,363
작성일 : 2012-02-01 12:20:40

몇 일 전 저녁에 남편이 저보고 집앞 음식점으로 나오라 해서 나갔더니 몇년 전 가르친 제자와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예요.

그 제자는 고1때 가족들이 모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고3때 남편이 담임을 했었는데 어느 날 저에게 혼자 있는 그아이가 힘내라고 뭘 먹이고 싶다며 집에 데려올테니 삼계탕 끓여 줄 수 있냐고 해서 제가 없는 솜씨지만 밥을 한끼 먹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이번에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로 인턴 근무를 가게 됐다고 남편을 찾아왔나봐요.

저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와하며 전에 끓여준 삼계탕 잘 먹었다는 말부터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직 의대 졸업한 것도 아닌데도 자기가 밥값을 다 내더라고요.

졸업 안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다면서요.

그리고 음식점에서 나와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호프집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씩 하며 얘길 하는데 남편이 학교에서 애들에게 얼마나 허물없이 하는지 말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원래 남편이 권위적이지 않고 다정한 성격이기는 해요.

그리고 호프집에서 나와 헤어지는데 그 학생이 헤어지기가 그렇게 싫은지 몇번이나 안고, 손잡고 하니 남편이 볼에다 뽀뽀까지 해줬어요.

그리고 저희는 집으로 걸어가는데 그 학생은 가지를 않고 계속 손을 흔들고 있더군요. 우리가 빨리 가라고 해도요.

그걸 보니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막 솟아오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학생이 하찮은 삼계탕이지만 그걸 몇년이 지나도 기억하는 걸 보면서 정말 남에게 베풀고 살아야지, 내 행동이나 말이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네요.

IP : 61.81.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 12:23 PM (116.124.xxx.131)

    아.....좋은글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복이 많으시네요...

  • 2. 참 좋은 글
    '12.2.1 12:23 PM (121.161.xxx.85)

    이런 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콧등이 시큰해집니다.
    다들 행복하시길...^^

  • 3. truth2012
    '12.2.1 1:21 PM (152.149.xxx.115)

    학교에 남교사들이 많아야 제자들이 훌륭히 클수 있어요, 지금과 같은 여성 교사 깍쟁이 촌지 천국 여교사 세상

    에서는 원글같은 경우는 가뭄에 콩나는 얘기뿐이죠

  • 4. imissu
    '12.2.1 2:54 PM (175.210.xxx.177)

    저희 아주버님도 중학교 교사신데...농구부가 있는 학교라 돈없는 농구부 학생들을 꾸준히 후원하셨더라구요.
    농구화나 기타 부모님이 챙겨줘야할 부분을 몰래 챙겨주시고 하셨나봐요.
    이번에 그 학생이 프로에 가게 되었다고 아주버님 찾아왔다고 하시는데....아주버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입단한다고요.^^;;

    저도 얘기 듣는데...뭉클하더군요.

    남편분이시라니 더욱 그럴꺼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3920 포인트 많이 쌓이는 신용카드 뭐 있나요? 3 음... 2012/05/28 1,214
113919 김치냉장고 뚜껑형?, 스탠드형? 18 영우맘 2012/05/28 4,224
113918 칸켄이나 레고브릭백팩......류의 백팩 뭐가 있을까요?(참고로.. 3 올리비아허세.. 2012/05/28 1,871
113917 오늘 운전하다 창문 내릴 뻔 했어요. 17 진짜 2012/05/28 12,117
113916 여행 어떨까요/ 4 공쥬 2012/05/28 982
113915 헤어린스 혹시 행사하는 곳 있을까요? 2 린스 2012/05/28 950
113914 콩쿨의상... 2 은새엄마 2012/05/28 1,134
113913 종아리만 붓는 특이체질. 2 써머 2012/05/28 962
113912 마트에서 카트에 허리를 받혔습니다. 너무 속상하네요. 28 나쁜사람같으.. 2012/05/28 11,038
113911 어제 시댁다녀왔는데 닭이 병아리 낳았는데?검정색이에요.신기. 2 얼음동동감주.. 2012/05/28 1,743
113910 아이디가 없어졌어요 1 뭐지 2012/05/28 716
113909 어제 담근 열무김치 냉장고에 넣어도 되나요? 2 열무가~ 2012/05/28 1,156
113908 한글 프로그램을 깔았는데 창이 열리지가 않아요. ? 2012/05/28 893
113907 약수역근처로 이사했어요~ 맛집, 슈퍼, 하여간 좋은가게~알려주세.. 3 약수댁 2012/05/28 3,763
113906 강아지가 산책을 그리 좋아하나요? 5 초보 2012/05/28 1,703
113905 결혼때 한복 언제까지 갖고 계시나요? 3 msh 2012/05/28 2,035
113904 직장 후배의 똑부러지는 사고... 113 선배 2012/05/28 19,206
113903 별거중인데 전 합치길 원하는 상황..여러 질문드려요 17 인생별거있나.. 2012/05/28 4,943
113902 발바닥에 수포같은게 났어요 ㅠㅠ 4 발바닥 2012/05/28 4,003
113901 신발 집에서 발 볼 늘릴 수 없을까요? --- 2012/05/28 723
113900 망원,합정,홍대쪽 무릎잘보는 정형외과 추천해주세요 3 ㅇㅇ 2012/05/28 3,637
113899 3년묵은 고추가루요 4 난감 2012/05/28 2,775
113898 카톡설치 문의요.... ???? 2012/05/28 583
113897 발꼬랑내 나는 떡국떡은 상함건가요? 1 ... 2012/05/28 878
113896 콘크리트벽에 못을 박아야하는데 관리사무실에 요청해도 되나요? 6 .... 2012/05/28 3,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