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얼마전 한 여자를 만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밥 한번 먹었다고 하지만 그런 것만은 아닐 거라는 직감은 있습니다.
여러번 공공 장소에서 2시간 정도 시간 보내다 그날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낸 자리였기 때문에
..평소 남편이 자기는 절대 다른 여자에게 관심 가지 않는다 라고 저를 세뇌했기 때문에,,,
단 한번도 바보처럼 내 남편도 다른 여자에게 눈길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도 해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 전에도 남편은 이혼하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전 당연히 그 소리가 화가 나서 하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지금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언젠가 쓴 글처럼 이제 먹고 살만하니 제가 싫어지고 인생이 허무한가 보네요..
이 남편도 사자 직업입니다. 그래서 돈은 쓸만큼 줍니다. 그런데 그건 최근 일입니다.
결혼해서 처음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연년생 아이를 키우면서도 도우미 쓰지 않고 제가 다 키웠네요..
그러다 보니 그게 힘들어서인지 남편과 육아 문제로 많이 다투기도 했구요..
몇년전 들었던 선배 얙기가 생각납니다.
무조건 돈을 들여서라도 사람을 쓰고 남편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말..
이 남편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니 무조건 집에서 쉬게 하라는 말..
저도 그땐 이 충고를 흘려 들었네요..
하지만 그땐 도우미 쓸 정도의 형편도 안 됐구요..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결혼한지 13년인데 항상 제 손으로 미여국 끓여 먹었습니다.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지않더군요..
아침에 남편에게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얘기하니
설마 자기가 미역국 끓이길 기대한건 아니지 ..하며 되묻더군요..
네 기대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 남자 생일 케잌도 결혼기념일 케잌도 뭐 하나도 사들고 올 사람이 아니니깐요..
집에는 그 여자에게 사준 크리스마스 케잌 영수증이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13년을 옆에서 살아준 아내보다 돈주면 들어주는 다른 여자가 더 좋은지 ...
인생이 뭔지 허무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지 않았어도 되는데 싶습니다. ..
방학이라 집에 있는 애들 밥도 차려주고 싶지 않네요...
오늘은 저도 진지하게 이혼을 생각해 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