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연락없이 오는 분들.

두근두근 조회수 : 717
작성일 : 2012-01-27 12:24:17

전, 아주 몹쓸 습관이 한가지 생겼어요.

 

얼마전 아르바이트형식으로 다니던 회사가 경영난으로 먼지처럼 없어지면서 다시 올해 9살된 딸아이랑 하루종일 지내고 있는 아이엄마인데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그때나 지금이나 없어서 , 저는 직장생활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엉거주춤 이렇게 전업으로 살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낳을때에도 혼자 산후조리 하고, 저혼자 미역국 끓여먹으며 지내왔기때문에 그게 또 당연한 걸로 알고 살고 있는데, 이상한건, 저 정말 울고 싶습니다.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ㅠㅠ.

결혼전엔 회사동료도 있었고, 친구도 있었는데 그다지 형편이 넉넉치않은 아이아빠를 만나 타지로 이사를 해서 3년정도 살다보니, 어찌된 셈인지 그만 연락두절되고 결혼하고 아이키우는동안 그만 고립무원에 빠져,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할지 막막해서 빈전화기만 만지작거리다가 만적도 있어요.

맘이 하도 외로워서 그냥 딸아이친구 엄마한테 했더니, 뭔가 마침 바빠하는 기색이 보이기도 하고, 또 직접 밥도 차려주고 얘기도 해봤지만, 의례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가서 더 진전도 없고..

 

그렇게 맘이 허망하게 9년을 바쁘고 고달프고 외롭게 눈물을 참으면서 아이를 키웠는데요.

그때에는 반지하에서 살았어요. 그때 아이랑 같이 있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니까 직장생활을 못하시는 거동불편하신 윗층 할머니들만 내려오셨어요. 그리고 제가 해드릴수 있는건 식사대접해드리고, 이야기 들어드리고..

그래도 참 좋더라구요. 그런데 그 할머니들을 알음알음식으로 아시는 아줌마들도 우리집을 늘 기웃대며 오셨어요.

늘 반지하 창문을 내려보고 계시고 아무때나 초인종 누르시고 한번 오시면 안가시고.

그러길 4년을 반지하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다가, 좀 외진 곳에 신축으로 빌라가 지어진다길래 이사를 가서 살고 있는데요.

여기도 아줌마들이 아무때나 방문을 하셔서 사람 놀래키셨습니다.

친언니도, 제게 방문할땐 언제가 좋겠느냐고 전화를 하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데 말도 없이 아무때나 오시는 그분들 때문에..지금은 안된다고 하셔도 극구 밖에서 샤워 다끝날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시고. 어쩌다가 그냥 내보내면 길가에서 우연히 만나면 콧방퀴 끼시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또 계단을 쿵쿵 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마구 방맹이질을 합니다.

저는 인간관계가 그리 넓지 않아서 친구가 그리 없어요. 누굴까, 저 소리는 누굴까.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점점 가까와올수록 제 가슴도 같이 쿵쿵 뜁니다.

정작 문을 열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예고없는 얼굴을 알지못하는 그 누군가의 방문이 초인종을 시끄럽게 울릴것이고, 그 소리는 곧 온집안에 퍼질것이고 절 호출할것입니다.

전 그런 방문이 너무 무례한것 같아요..

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보면, 문앞에서 tv 수신료를 받겠다고 아무때나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나오잖아요.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급작스런 노크소리에 놀라 기척없이 서있고요.

제가 죄지은것도 아닌데. 왜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제발 전화좀 하고 오시든지..

어떤땐 말이죠,

그 끝없는 계단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너무 듣기싫어서 먼저 문을 활짝 연적도 있어요.

그동안 반지하에 살면서 사람들에게 너무 노출된건가요?

IP : 110.35.xxx.15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375 강북 고기집 질문했던 사람이에요. 대도식당 후기. 5 어제 2012/03/26 2,778
    86374 남편한테 이런 말 들으면 어떨것 같으세요? 43 처음듣는말 2012/03/26 12,015
    86373 바이러스 무료삭제하는곳 좀 알려주셔요. 1 바이러스 2012/03/26 636
    86372 목감기가 두달째 나아지지가 않아요...ㅠㅠ 12 익명 2012/03/26 2,183
    86371 고철남홍삼 봄맞이 공구중이네요..^^ 봄을 2012/03/26 537
    86370 눈에 실핏줄이 터져 빨개요 5 구름빵 2012/03/26 3,089
    86369 생리 직전이나 생리중에 커피마시면 배아픈 분 계신가요? 2 커피 2012/03/26 2,927
    86368 빕스 15주년기념 셀러드바 10,000원이랍니다~~ 오늘만이네요.. 11 포도열매 2012/03/26 2,031
    86367 루이비통 스피디 가격 2 123 2012/03/26 2,116
    86366 무언가 빠진 야권연대여! 엠비심판? 야권 2012/03/26 424
    86365 아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오더니 기분이 영~ 13 우리남편 어.. 2012/03/26 3,295
    86364 쥬스원액기로 즙내서 먹으면 영양이 어느? 4 브로콜리 2012/03/26 869
    86363 3월 26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3/26 369
    86362 거리에 있는 인형뽑기 기계에서 자꾸 뭐를 뽑아옵니다 2 초6 남아 2012/03/26 1,018
    86361 무료문자 전부 소진하는 방법 없을까요? ........ 2012/03/26 679
    86360 짜증심하고 까탈스러운 딸 어디까지 맞춰주나요?힘들고 화나요 10 육아 2012/03/26 2,429
    86359 언터쳐블 11 1%의 우정.. 2012/03/26 1,546
    86358 이런경험 있으신가요??? 4 유치원 2012/03/26 793
    86357 최근 땡기는 주방용품들. 27 2012/03/26 8,155
    86356 일산 저현고에 대해 알고 싶어요 ??? 2 ........ 2012/03/26 1,309
    86355 검색이 안돼요 도와 주셔요 바움 2012/03/26 623
    86354 새벽에 소변때문에 잠을 깨요-병원가야 하나요? 5 증상의 원인.. 2012/03/26 2,732
    86353 공공기관과 아닌 것을 구별하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3 초3 어렵다.. 2012/03/26 595
    86352 아이 친구 문제로 제가 너무 괴로워요 2 괴로워 2012/03/26 1,050
    86351 사춘기 아들이 자꾸 교복바지 통을 줄이려고 해요 12 ... 2012/03/26 4,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