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지옥 원글3 우울한 이야기아님.

sos 조회수 : 2,935
작성일 : 2012-01-27 02:40:38

오늘 남편에게 아이들 맡기고 머리하러 갔어요.

퇴근전엔 집에 들어오니 마니 싸우기도 했는데 결국 들어와서 애들 끌어안고 있어주더라구요.

애낳고 미용실 참 오랜만이데요...

어디 갈까하다가.

동네 미용실 5~6군데 있는데.

그냥 무심히 매일 지나쳤는데

굉장히 푸근해 보이는 아주머님 계시는 미용실이 보이더라구요.

40후반??

미용사가 아니라 왠지 따끈한 빵을 구워 파실거 같은 분요. 넉넉한 웃음도 있으시고

목소리도 예쁘시대요.

 

앉아서 머리는 자르는데..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남편 이야기도 나오고...

 

미용사분이 제 기분 풀어주시려고  이런저런 이야기 해주시는데..

제 남편 직업도 모르실테지만

역시나 외도 이야기니

의사 이야기가 엄청 나오더군요.

 

아파트 앞 뒤동에 2년이나 딴 살림 차리고 살았는데도 몰랐다가 뒤늦게 발견하고

둘 사이를 묵인하는 대신 병원 이사장 자리 꿰차신 사모님이나..

이분들은 명함에 이름이 같이 나온대요.

무슨무슨 병원 원장 누구

밑에 이사장 누구... 이런식으로.

 

단골이었는데 아이들 3명 놔두고 홀연히 증발해버린 아줌마 이야기.

남편이 찾아다녔는데 못 찼았대요. 바람나서 가버리신거 같다고....

 

머 이런저런 이야기 듣다가.

문득 그분께서.

자신은 이 나이 되도록 아이가 없으시대요...

그리고 아직 젊지 않느냐고..

 

그말듣고...

생각해보니.

젊더라구요. 아직은...

남편도 나도.

거기다 이쁜 아이들도 있고.

 

왠지 싸움을 하더라도...

젊고 패기있게

밥먹고 씩씩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들대요.

(전 역시나 씩씩한 타입인가 봅니다.)

 

차 한잔 마시면서 마음 추스르고 가라는 그분 말씀에

젖먹이 아기 있는 엄마라 가야된다고 하고

나섰어요

 

집에와서 보니 남편이 아기띠 매고 젖먹이 안고

이유식 미음을 밀크팬에다  만들어서 그릇에 덜어주고 있더군요.

첫애는 옆에 졸졸 따라다니고 있고.

 

남편더러 밥먹자고. 아구찜 먹자고 해서

어색하게 같이 먹고.

배도 깍아 먹고.

해를 품은 달...같이 보고.

 

그러고 각자의 방으로 안녕하고 들어와서.

애들 재우고.

문자 보냈어요.

 

우리 젊으니까 씩씩하게 살자고.

당신도 소중한 인생이니까 내눈치만 보지말고 즐기며 살고

마음에 담아둘 만한거 한 같은거 만들지 말라고.

그런거 쌓아두면 암걸리고 인상 드러워진다고요.

 

둘이 어찌되든, 어머님 오시면 뭐 어찌 되든 하겠지만.

그때 까지는 씩씩하게 밥 잘먹고 맛난거 먹고 사렵니다.

오늘 밥 2공기 먹으니 살거 같대요..

친정 엄마가 명절날 싸주신 배도 참 맛있고.

세상엔 좋은게 많더라구요.

 

미용실 아주머님께는 코스트코 가서 달달한 쿠키한상자 선물해 드려야겠어요.

 

여하튼, 정신 차렸으니 걱정 많이 안하셔도 되요.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쿠키 한상자씩 쏘고 싶지만

저는 경제권 없는 가난한 부인인지라 ㅠㅠ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IP : 222.114.xxx.5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7 2:43 AM (175.214.xxx.47)

    팟팅입니다.
    이런 정신입니다.
    이렇게 덤덤한듯, 당당하지만 내 가정이니 지키고 싶다는걸 어필하시면서 가면 됩니다.
    울지도 말고, 우울해서 땅파지도 말고, 그저 덤덤하게 현실을 일단 받아들이시고
    가장 좋은게 뭔지, 가장 좋게 흘러가게 만드는데 힘쓰시면 됩니다.

  • 2. ,,,,,,
    '12.1.27 2:45 AM (58.239.xxx.82)

    그래요 더한 가치를 따라 가세요,,,뭔가 뭉클하면서 맘이 그러네요

  • 3. ..
    '12.1.27 2:46 AM (58.143.xxx.67)

    활기차게 기운차게 일어서는 모습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머리하고 돌아와서 가정적 신랑이랑 긍정적인 멘트도 날리고~
    잘하셨어요
    아이들 끌어안고
    아자아자 앞으로 가는겁니다..홧팅!!

  • 4. 다 좋은데
    '12.1.27 2:51 AM (188.22.xxx.91)

    내 눈치만 보지말고 즐기고 살라는 대목이 걸리네요
    남편이 면죄부인줄 알고 대놓고 즐기면 어쩌라구요
    일단 경제권 받아오세요
    장기전이거든요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생각하세요

  • 5. ..
    '12.1.27 3:13 AM (115.136.xxx.195)

    많이 신경이 쓰였는데..
    씩씩한 모습 보니까 좋습니다.
    당장을 힘들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될꺼라 생각하고 이 지옥을 잘 극복했음 좋겠어요.

    살다보니까 병이나 님이 겪는 그런 사건사고 이런게
    정말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고처럼 오더라구요.
    저같은 경우엔 병이 들었는데요.
    한참 심할때는 기가막히고, 환장하겠고 그런데
    그 시간 견디고 나니까 지난일은 왜 그렇게 꿈결같은지..

    살다보면 별일 다 겪습니다. 불현듯 찾아오는 그 사건사고를
    어떻게 대처하고 잘 견디어 내느냐에 따라 내인생이 달렸다는
    생각을 해요.

    잘했어요. 힘들어도 눈물나도 꾹 참고 그렇게 씩씩하게
    잘 견디어내기 바래요.
    세상 죽고사는 문제이상 큰것은 없어요. 하루아침에 죽는사람도 있는데
    그런것 생각하면서 마음 다잡기 바랍니다.

    끼니 거리지 말고 꼭 챙기고,
    눈에서 눈물나도 억지로라도 웃고
    마음 단단히 먹고, 님 인생, 아이들 잘 지켜내기 바랍니다.
    잘했어요.. 잘했어요...

  • 6. 잘하셨어요
    '12.1.27 3:50 AM (121.151.xxx.146)

    저는 남편이 힘들게 할때마다
    나에게 남자가 뭔데 남자에게 이리 힘들어하냐
    그냥 남자는 없어도 돼
    내인생이 그리 중요한것이 아니야하구요

    저도 남편이 있는것 없는것 다 부렷지만
    이젠 그런것조차 별거없다는생각을하네요
    하든지 말든지
    그냥 저는 제인생살려구요

    그런마음으로 문자를 한것이지요
    그렇담 이젠 남편이 어찌 나오든 씩씩하게 님길 가시면 됩니다
    이젠 경제적인활동도 하시고
    애들이랑더 열심히 키우고
    그러다보면 그인간이 어찌살든 신경쓰지않게 되더군요
    이혼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중에 언제든할수잇는것이구요

    그러나 내인생에서 한부분 한부분은 없어지면
    다시 찾아올수없는것이니까
    그런부분들 다 놓치지않고 최선을 다해서 살면
    그결과는 나오더라구요

    원글님 화이팅하시고
    이젠 그런 쓸모없는 남편땜에 울지마세요

  • 7. ..
    '12.1.27 8:20 AM (175.112.xxx.155)

    봐요. 자신에게 신경을 쓰니 확! 기분이 나아지잖아요.
    홧팅!!! ^^

  • 8. Irene
    '12.1.27 8:51 AM (203.241.xxx.40)

    화이팅!!
    원글님의 긍정적인 모습에 저도 힘이 불끈불끈 나네요.
    아직 인생을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정말 신기하게도 또 오르막이 있는것 같아요.
    내가 지금 내리막이라고 생각될때 정신줄 잘 붙잡고 살아내는것이 중요한것 같아요.
    원글님 화이팅!! 화이팅!!! ^_________________^

  • 9.
    '12.1.27 9:33 AM (210.206.xxx.163)

    님 인생 씩씩하고 신나게 살도록 노력하세요 힘내세요

  • 10. ^^
    '12.1.27 10:14 AM (118.220.xxx.241)

    제일 같이 기뻐서 일부러 로긴했어요..
    아이들하고 행복하세요.. 화이팅이요~~~~!!!!^^

  • 11. dma
    '12.1.27 12:28 PM (118.221.xxx.212)

    저도 코스트코 쿠키 좋아하는데...^^;;
    아, 혹시... 집에 방이 여유가 있으시면요
    아이들은 슬슬 따로 재우시고 부부침실 꼭 유지하심 좋겠어요
    일부러 태어나자마자 몸매관리때문에 액상분유 먹이기도 하는데
    원글님 충분히 잘하시고 계신거거든요.
    남편이 소원하지 않게 자꾸 등긁어주는 마누라가 있어야 해요.
    항상 행복하고 좋은 소식만 들리길 바래요

  • 12. .....
    '12.1.27 12:50 PM (114.206.xxx.135) - 삭제된댓글

    좋은글을 읽으니 제기분도 좋아지는군요 남편분이 얘기 들어주는걸 좋아한다하니 님도 차한잔마시며 두런두런 상담식으로 남편한테 속터놓고지내시면 더 좋을거같아요 남의얘기처럼하면서 이럴때 어떻게하면 좋겠냐 뭐 이런식으로도... 남편분이 사랑이 결핍되었을수도있으니 아무일없었다는 남편말 한번 믿어주고 새해니 새마음으로 새출발하세요 생활비도 좀 올려달라하시고요..

  • 13. 아자!화이팅
    '12.1.27 6:37 PM (121.144.xxx.66)

    무소의뿔처럼 혼자가는게 인생입니다.
    저도 최근에 깨달았어요.이깊은 뜻을.....
    힘내시고 어디서나 님을 응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3585 바른자세와 바른 걷기 방법에 대해서 적어봅니다.스크롤 좀 있어요.. 85 부자패밀리 2012/01/30 14,715
63584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 보고왔어요. 7 중박 2012/01/29 1,816
63583 탤런트 김성수씨 실물로 보신 분 계신가요? 8 스미레 2012/01/29 7,370
63582 제가 타는차가 결혼전에 타던차라 1 요즘 2012/01/29 652
63581 일드 황금돼지 볼만하네요 1 새로운 세상.. 2012/01/29 782
63580 70대 시아버님께 선물할 책 추천해주세요 2 아버님 2012/01/29 497
63579 남편 출근시 입어도 괜찮겠죠? 라푸마 점퍼.. 2012/01/29 582
63578 내 나이 52살... 43 허무해 2012/01/29 10,892
63577 영어 공부 방법 알려주세요 5 첫걸음 2012/01/29 1,634
63576 이젠 대학교육도 조만간 무상교육하게될지도.. 4 .. 2012/01/29 736
63575 친구들 모임인데 남자들은 모두 앉아있고.. 1 82녀 2012/01/29 995
63574 82쿡 영어고수님들께 여쭤봐요^^;; 5 이건영어로?.. 2012/01/29 760
63573 법원진행경매물이 뭐에요?,, 설명좀.. 2 질문 2012/01/29 740
63572 저처럼 공부하는게 무지무지 싫으신 분도 있으세요? 8 ... 2012/01/29 1,442
63571 모닝차 중에 남자타기 좋은색깔을 고르신다면? 6 모닝 2012/01/29 1,745
63570 물건 택배로 받기로 했는데 카드취소 될까요? 2 일산로데오 2012/01/29 649
63569 어제 남대문 나갔더니 옷 그냥 가져가라고 하더라고요. 1 아웅 2012/01/29 2,888
63568 고등학교 졸업식 후 부페 어디가 좋을까요? 11 짱! 2012/01/29 1,593
63567 초등학생 내일부터 봄방학할때까지 급식 안하죠? 10 급질 2012/01/29 1,791
63566 인테리어 업체 정보좀 주세요 3 아트월 2012/01/29 743
63565 서양 클래식 『명곡 100곡』 들어보기 10 바람처럼 2012/01/29 1,963
63564 늦은 나이에 라식하신분 3 어떠세요? 2012/01/29 1,212
63563 배뇨계통이 불안한데요..출산방법 어느것이 나은가요? 3 걱정 2012/01/29 819
63562 서울서 전주까지 ktx 있나요? 3 버거킹 2012/01/29 1,146
63561 정말 몸이 한해 한해 다르네요. 2 .. 2012/01/29 2,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