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MBC기자들이 국민과 시청자께 드리는 글

참맛 조회수 : 1,549
작성일 : 2012-01-26 12:27:43
아침 농성에 이어 점심에는 임원실 앞, 로비에서 피켓시위를 계속합니다.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려놓고 피켓을 든 기자들입니다. http://twitpic.com/8bpv87

MBC기자들이 선정한 2011 7대 불공정 사례 http://durl.me/qx3m9


MBC기자들이 국민과 시청자께 드리는 글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63...

MBC의 간판 뉴스프로그램 <뉴스데스크>가 파행 방송됐습니다. MBC 기자회가 공정보도와 보도책임자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25일, 50분짜리 <뉴스데스크>는 15분, 90분짜리 <뉴스투데이>는 단 10분으로 축소 편성됐습니다. 저희MBC 기자들은 뉴스 파행을 보며 참담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정론직필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저희들의 책무를 내려놓은 것, 무거운 결정이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의 언론 자유는 지속적으로 후퇴해 왔습니다. UN은“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급속하게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을 ‘부분적 언론자유 국가’로 강등시켰습니다. 한국 언론자유가 1987년 민주항쟁 이전으로 후퇴한 것입니다. 그 언론자유 후퇴의 정점에 바로 MBC가 서있습니다.

 

 현 정부 초기까지만 해도 MBC 뉴스가 이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2009년<신영철 대법관 촛불재판 개입> 특종을 비롯해 정권에 불리하고 민감한 기사라 해도, 현장 기자들의 취재와 제작의 자율성 보장, 내부 토론과 같은 언론사 내부의 아주 기본적인 규칙은 지켜졌습니다. 그러나 둑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습니다.소수의 정치적 인물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뉴스를 망가뜨린 결과, 지난 1년 사이MBC 뉴스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김문수 경기도지사 119 전화 논란과 같이 권력에게 민감하고 불리한 기사들은 잇따라 축소, 누락됐습니다. 반값 등록금, 한미FTA, 10.26 재보궐선거 같은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균형을 현저하게 잃은 불공정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경쟁방송사인 KBS와 SBS가 다 보도한 사안조차 노골적으로 누락했습니다. 가장 공정하고 비판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MBC 뉴스가 불과 몇 년 사이 가장 불공정하고 순치된 언론으로 전락했습니다.

 

 내부의 문제제기는 무시당했고, 취재 현장의 목소리는 묵살됐습니다. 평기자들의 공정보도 감시기구인 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수십 개의 보고서를 통해 불공정 보도를 지적했지만, 기자회가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우려와 경고를 전달했지만,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 잘하고 바른 말 잘한다는 기자들은 소리 없이 한직으로 밀려났습니다. 소통이 생명인 언론사 내부에서, 언로의 숨통은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지난 5일 MBC 기자회는 기자총회를 소집했습니다. 직접적 계기는 사장과 보도국 간부들이 내놓은 이른바 <뉴스개선안>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100여 명의 기자들은 <뉴스개선안>이 MBC가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빠진 땜질식 처방이라고 판단하고,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두 보도 책임자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해 압도적으로 가결시켰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경영진의 대응은 어이없었습니다. MBC 사측은 불과 반나절 만에 <뉴스투데이> 앵커를 맡고 있던 박성호 기자회장의 앵커 직을 박탈하고, 박성호 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간판 뉴스의 메인 앵커를 이런 식으로 경질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이는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이자 뉴스에 대해 눈곱만큼의 애정도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입니다.

 

 기자들은 총회 이후 20일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MBC 경영진은 성의 있는 답변은 물론, 최소한의 대화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저희 MBC 기자들은 마지막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신뢰받는 뉴스’가 아니라 ‘권력에게 신뢰받는 뉴스’라고 결론짓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는 지금 펜과 마이크, 카메라를 내려놓습니다. 세상을 보는 창,눈과 귀와 입이 되라는 언론에 부여된 사명을, 그리고 저희의 밥그릇을 잠시 포기하겠습니다.

 

 그러나 돌아오겠습니다. 정론직필, 공정한 뉴스,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이라는 상식을 회복시키겠습니다. ‘뉴스 하면 MBC’라는 과거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습니다. 권력과 정치권, 재벌과 광고주, 경영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앞뒤 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오로지 국민과 시청자가 부여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깊이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로 삼겠습니다. 제대로 할 말 하지 못하고 침묵했던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공영방송 MBC는 국민의 것입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저희들은 특정 정파에 유리한 방송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불편부당, 언론의 기본과 정도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MBC를 권력의 품에서 되찾아오고자 하는 국민과 시청자들의 바람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신뢰의 MBC 뉴스로 돌아오겠습니다.

 

2012년 1월 26일

MBC 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

MBC 영상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

IP : 121.151.xxx.20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BC전화해서
    '12.1.26 12:32 PM (121.157.xxx.176)

    응원할렵니다.

    해도 해도 너무한 인간들. 양심보도하는 사람들 또 징계? 이번에는 이 양심 기자들이 승리하게 응원합니다!!!!!

  • 2. 흠...
    '12.1.26 12:42 PM (59.187.xxx.16)

    mbc 뉴스를 신뢰했었는데 언제부턴가............ ㅜㅜㅜ

  • 3. ..
    '12.1.26 12:56 PM (125.152.xxx.154)

    인간에게는......양심이라는 게 있어서....그나마 다행이네요.

  • 4. !!!
    '12.1.26 12:59 PM (118.176.xxx.214)

    응원합니다.
    빛바랜 MBC의 명성을 되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구체적인 행동양식도 알려주시면
    열심히 실행하렵니다.

  • 5. 참맛님
    '12.1.26 1:06 PM (121.157.xxx.176)

    혹시 MBC기자 아는 분 있으면, 우리 82가 응원한다고 전해주셔요!!

  • 6. 참맛
    '12.1.26 1:16 PM (121.151.xxx.203)

    예, 어제 전화하자는 글도 보냈네요 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066 혓바늘이 돋았을 땐 어찌해야 하나요......? ㅠ.ㅠ 7 어흑.. 2012/02/28 2,712
77065 세금을 정말 내기 싫은데 가장 안내는 방법은 뭘까요? 28 마크 2012/02/28 2,871
77064 봉주7회입니다. 10 ㄷㄷㄷ 2012/02/28 1,969
77063 지금 홈메이드 쿡 나오시는분 19 vt 2012/02/28 1,502
77062 봉주 7회 곧 올라온답니다. 3 ㅡㅡ 2012/02/28 927
77061 [된장국물/진상가족] 아이 외삼촌이 글을올렸다네요 54 된장국물 2012/02/28 14,423
77060 노무현재단 “꼴찌여도 盧정신 이어가는 학생들 선발” 7 참맛 2012/02/28 1,367
77059 (된장국물사건) 요즘 초등학교 교육에 관하여 질문있습니다 6 국민학교 2012/02/28 1,668
77058 도대체 왜 그럴까요? 토토로짱 2012/02/28 762
77057 마몽*드 스킨로션 크림어떤가요? 티비보고 구매욕상승중ㅠ 10 엔에스샤핑 2012/02/28 2,324
77056 된장국물아줌마 CCTV 없었으면 이대로 인생 종치실뻔 했네요 6 국물녀 2012/02/28 3,497
77055 참 cctv 보고도 애엄마가 이런글을 어제 밤에 판에 올렸군요... 59 뭐라고카능교.. 2012/02/28 7,954
77054 공공장소 흡연금지 처럼 애들 뛰는 것도 벌금 매겨야 됩니다. 9 제발 2012/02/28 1,166
77053 묵은 고추장 활용법 좀 가르켜주세요 2 삐삐 2012/02/28 3,213
77052 주진우기자가 폭탄을 내 놓았답니다.. 8 단풍별 2012/02/28 3,351
77051 [원전]한명숙의 안전한 원전선언 2 2012/02/28 794
77050 복비... 얼마나줘야하는지 ... 5 매매 2012/02/28 1,042
77049 스텐 냄비 세트 사려는데 둘 중 어떤게 나을지... 6 eabis 2012/02/28 1,989
77048 명상음악 추천해주세요.(초등아이 잠자리용) 1 나님 2012/02/28 874
77047 근데 정말 식당에서 애가 뛰어다니는거 너무 위험해요. 10 근데 2012/02/28 1,991
77046 국물 화상사건, 아이엄마가 새 글을 올렸네요..-이크 죄송 옛날.. 13 2012/02/28 3,648
77045 묵고 싶다 12 혼자덩그러니.. 2012/02/28 1,245
77044 쌀국수 저처럼 좋아하는 분 계신가요? 2 쌀국수 매니.. 2012/02/28 1,043
77043 [원전]일본정부, 원전사고 당시 위험 축소해 알려… 일본 독자기.. 참맛 2012/02/28 886
77042 국물녀. 다들 저런 비슷한 상황 있지않나요?? 6 ㅇㅇ 2012/02/28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