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큰 시어머니를 둔 대한민국 며느리입니다.
음식도 엄청나게 많이 하시고 싸주기도 많이 하시는데 항상 이 설 음식이 처치 고란입니다.
안 싸간다고 하면 섭섭해하시고 싸오면 아무도 안 먹고 저만 먹다 지쳐 결국 버려요.
전 시댁 가면 거의 김만 먹다오는데 그래도 명절엔 전이 많아 그거 반찬 삼아 먹다 옵니다.
올해도 적게 한다고 하시고는 전만 7종류에 8광주리를 부쳤어요.
냄새에 질려서 먹고 싶지도 않고 한번 냉장고에 들어 갔던 전은 너무 먹기가 싫어요.
올해도 역시 이걸 어찌 다 먹나 한숨만 쉬다 우연히 "푸드뱅크"를 알게 되었네요.
아침에 인터넷 찾아보고 대표번호 전화하니 집에서 가까운 곳의 연락처를 주더군요.
전화드리니 마침 내일 어르신들 음식 돌리는 날이라 오늘 가져가고 싶다하셔서 부리나케 냉장고에서 꺼내
봉지봉지 담아보니 왠지 아쉬운거예요.
김치냉장고에 슬슬 익어가는 포기김치와 총각김치도 푸짐하세 쌌네요.
푸드뱅크 담당자분 오셔서 가져가시며 너무 감사하다며 좋은 곳에 쓰시겠다 하셨어요.
지금 많은 82회원분들 냉장고에 꼴보기 싫은 명절음식 버리지 마시고 푸드뱅크에 전화하세요.
지금이라도 연락하시면 우리는 질렸다고 하지만 그 음식을 기다리고 맛있게 드실 어려운 분들 너무 많아요.
집에서 오래 묵히다 드리면 그 분들도 기분 상하시겠죠? 우리도 시어머니가 묵은거 주면 짜증나잖아요.
맛있게 드실 수 있게 어서어서 연락들 해보아요.
제가 나눠드린 음식 맛있게 드실 어르신들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