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000원 김밥 전문점을 10년째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꽤 많은 체인가족을 거느리면서 맛있고 안전한 저가김밥을 만들다가 뜻한바 있어
부산으로 진출하여 현재는 부산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제주와 부산을 오가는게 쉽지는 않지만 싸고 맛있고 안전한 김밥을 공유하고자하는 사명감에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홀단신 부산지역 김밥시장을 조사하기로 한 것이지요.
부산의 유명하다는 고가김밥집부터 중저가에 진짜배기 저가김밥까지 이름있다는 김밥집들을
열심히 발품팔고 객관적 시각으로 김밥맛을 음미하고 평가하면서 자신있게 부산땅에 창업을
결행해 버렸습니다.
경상도사람들이 다혈질이고 까칠(?)하면서 화끈하다는 이유로 걱정을 많이했던 아내의 소심한
걱정도 기우였음을 많이도 실감합니다.
어쨌든 부산에 세번째 가게가 오픈을 앞두고있고 부산손님들은 주인인 저보다 더 친절하니까
장사하는 맛이 저절로 납니다.
이제 제목처럼 우리가게 1,000원 김밥의 원가를 공개하겠습니다.
전북 남원산 20kg 한포대의 가격이 44,000원 합니다.
김은 두번 구운김이고 장당 47원정도 이구요.
국내산 무우로 만든 단무지는 충청도에서 오는데 80개들이 한팩당 4,000원 입니다.
맛살은 그동안 여러제품을 써 봤는데 한성이 가장 낫습니다.
하나씩 쪼개지는 특허받은 제품이고 유통기한이 짧은 맛살인데 한박스에 41,500원 이구요.
당근은 제주도는 산지라서 제주산이고 부산은 어쩔수없이 중국산 사용하는데 껍질 잘 벗기고
조금이라도 안전하게끔 잘 조리해서 쓰는데 박스당 10,000원 합니다.
계란은 인증도장 제대로 박혀 안심을 부르는데 한판 가격 4,500원입니다.
그외에 다른재료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랬을때 20kg 쌀 한포대에서 대략 1,000원 김밥 기준 350개의 김밥용 밥이 나오니까 1개당
넉넉하게 물과 전기세포함해서 135원정도이고 단무지는 50원, 맛살은 24원,당근은 15원이고
계란 한판에 116개가 나오니까 가스비포함 개당 55원 잡습니다.
여기에 비닐봉투 젓가락대용 대나무꼬지와 포장용 알미늄 호일까지를 잡으면 22원정도라서
밑간용 재료와 김밥용소스를 포함하여 400원 납짓 원가가 잡힌다는 거지요.
우리김밥 10년전에도 1,000원이었고 지금도 1,000원 합니다.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냐고 힐난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김밥용재료는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않았다고 도움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원가기준해서 그때보다 추가비용 100원정도도 오르지않았다는 겁니다.
재료비보다는 임대료나 인건비상승때문에 김밥가격의 인상이 나타난걸로 보여집니다.
니네집 김밥 속재료가 꼴랑 네가지밖에 안들어가니까 싸게 먹히는거 아니냐고 하시면 할말이
있는데 다른김밥집들 우엉,어묵넣고 파란야채넣고 300원씩 더 받으면 이익이 더 합니다.
그 세가지 추가해봐야 돈 백원도 안 먹히거든요.
우리는 빨리 무르고 상하는 파란야채나 우엉 안넣고 김밥맛을 텁텁하게 만드는 잡다한 속재료
안 쓰면서 깔끔하고 맛있게 만든 김밥이라는 차별성을 가졌기에 단순비교는 곤란합니다.
김밥용 밥이 맛잇으면 속재료는 그리 중요하지않다고 저는 보고있습니다.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의 마약김밥은 꼴랑 채친 단무지 몇가닥과 당근쪼가리만 들어있습니다.
거기 마약김밥보다 우리김밥이 훨씬 맛있다고 자랑할만큼 창의적 연구노력 많이했습니다.
그래서 밥을 맛있게 해주는 비법소스를 다년간에 걸쳐 완성했구요.
그러다보니 몇가지 속재료만 넣고도 누구나가 인정하는 맛있는 김밥을 만들수 있었던 겁니다.
1,000원 김밥과 저가김밥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나쁜건 모르긴해도 일부 비양심적인 업소들의
부도덕성에서 기인한 바도 있겠지만 싸면 나쁘다는 편견이 더해져서 그런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동안 경제난은 심각할거라고 보입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궁핍할게 뻔한 이치이구요.
무자격 철학빈곤 위정자를 다수결로 뽑아준 무지몽매한 새대가리 가진 국민의 우월한 선택이
무한 선사해 준 기분드러운 업보라고 봅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우리김밥 가족들의 매출액에도 심한 격차를 선사 하더군요.
부잣동네는 매출이 급상승했고 가난한 동네의 우리체인가족은 매출이 반토막이하입니다.
중요한건 지난정권에서는 체인점별 매출액 굴곡이 별로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잃어버린 10년을 아직도 외치는 인간들 있다면 뭘 모르는 살만한 부류라 봅니다.
두개의 큰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정말 심사숙고하여 투표권 제대로 행사하세요.
우리같은 영세자영업자들은 국민들의 살림살이 좋아져서 씀씀이 헤퍼지기를 고대합니다.
p.s
이곳이 주부님이나 예비주부님들이 많이 오시는것 같아서 애써 글을 씁니다.
제 정신가진 김밥가게 주인이 서민을 배려하면서 안전하고 맛있는 김밥을 원가공개하며
투명하게 만들고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가끔씩 김밥관련한 재미난 글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