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2년만에 동서가 들어왔어요.
도련님이 결혼 할때 어머님 아버님 동서가 전세집 공동명으로 했다고 난리난리.
주신돈 몇천에 작게 빌라나 아니면 몇천 더 적당하게 대출받아 전세집 알아보지
1억넘게 대출받아 20평대 아파트 얻어서 시작한다고 맘에 안든다고 난리난리.
그러면서 갑자기 제가 착한며느리로 급부상.
결혼할때 어머님 아버님이 하자는 대로 다 하고(24세 결혼했으니 뭘 아나요. 동서는 30에 결혼)
결혼해서 살면서 어머님의 황당한 시추에이션과 명절과 제사때마다 난 요리 못한다.
결혼해서 한달만에 맞이한 명절날 저에게 하신다는 말씀이 '이것이 다 여자로 태어난 여자의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받아들여라' 라고 했었다. 그때 참 황당과 내가 왜 시집왔나 하면서 바보같이 나중에
친정갈때 눈물만 펑펑 흘렸었지요.
그외 명절날 마다 생기는 갈등과 서러운 일들이 있었고, 저도 나긋나긋한 편이아니라
어머님 아버님에 여우같이 애교도 못떨었고 떨어보려 해도 어머님 아버님이 곁을 내주지 않아서
어린 마음에 너무 어려워만 했었어요.
어머님은 그것도 불만. 첫아이 임신하고 어머님이 저에게 서운하게 하는 탓에 남편과 어머님 크게 한판!
그래서 첫아이 4개월에 시댁 발 끊고 지내가 아이 낳고 아이보러 병원에 온날 다시 처음 얼굴봤죠.
그 뒤 그냥 저냥 좋은게 좋은거 내 할도리만 하고 지내자 하면서 생신,제사,명절날, 그리고 아이 생기면서
한달에 한번 주말이면 시댁에서 자고오고 그렇게 지냈었죠.
그런데 동서가 막내딸이고 직업도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보니 저랑은 성격이 조금 달라요.
어머님 아버님이 보시기에 어려워 하지도 않고 애교도 있고 하니 두분다 그 동서가 참 이뻐보이나보더라구요.
7년만에 둘째아이 낳고 시댁에 몇달동안 가지 않던사이 어머님과 아버님은 동서에게 정을 주셨더라구요.
그게 잘 못 되었다는게 섭섭하디는게 아니라 전 동서도 생기고 했으면 어머님 아버님이 중심을 잘 잡으시고
동서끼리 서로 잘 지내도록 이야길 해주지는 못할 지언정 차별로 대하면서 저랑 우리아이들에게 대면대면 하시는게
너무 속상해요.
특히나 이번 명절엔 저도 둘째아이 낳고 어머님이 그토록 바라던 아들낳아서 갔는데 아버님은 본척만척 원래 성격이
뭘 잘 표현 못하시나보다 하고 12년을 살았는데 명절 당일날 출근해야 해서 전날와서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동서에겐 손수 택시불러 아파트 앞까지 내려가 배웅하고 오시더라구요.
참나~ 저에겐 그런 다정한 모습 신경써주신 적도 없었구요.
제가 완전 폭발한건 차례 지낼때였어요.
시댁이 천주교라 제사를 지내요. 제가 결혼해서 처음 맞던 명절부터 여자들도 다 절을 했어요.
그렇게 12년을 지냈는데 올 명절 차례엔 저에게 절하라고 안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남편에게 물어보니 명절 전날 새벽에 어머님이 아버님께 원래 여자들은 절을 안했으니 이번 명절부터
안하겠다 했다네요.
동서가 기독교신자예요. 종교때문에 결혼전 도련님과 어머님이 좀 말다툼이 있었던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전 제사나 차례때 동서가 곤란하겠다 싶어 만약 그땐 어머니께 동서 종교도 존중해 주는게 좋을것 같다고
이야기까지 하려 했었는데...
오히려 어머님이 저에게 동서 종교가 그러니 동서가 절을 안해도 니가 이해하렴 하면서
지금껏 해오던 대로 해나가는게 정상아닌가요!!
오히려 제가 12년동안 하던 절을 동서가 종교때문에 절하는게 불편하니 저러더 절하지 말라는 그런 처사였어요.
저에겐 한마디 말도 없으시고 말이죠.
동서가 맏동서를 우습게 보이게끔 어머님이 만드시는 꼴을 보니 12년동안 바보같이 어머님의 여러가지 황당한
일들을 한마디 말도 못하고 참고 지내온게 억울하고 지금껏 나는 어머님이 하기 싫어하던 차례, 제사 음식이나
준비하고 만들러 온 그런 존재밖에 안돼었던 거구나 하는 배신감에 너무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어요. 오히려 어머님이 중심 못잡고 이러시면 난 더이상 바보같이 큰며느리 노릇 안하겠다.
얼마 있음 또 제사 돌아오는데 이젠 더이상 시댁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구요.
우리 아이들에게 살갑게 대해주지도 않는 시아버지도 꼴보기 싫고 그렇다구요.
그랬더니 남편도 알겠다고 가지 말라고 순순히 말하네요. 이번 명절에 남편도 어머님 아버님의 행동에 내심
섭섭했었나봐요. 효자 아들인데 말이죠.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의 사랑을 못받게(물론 많이 관심갖어 주지도 않지만) 제가 만드는게 아닌가 남편에게
불효자 노릇을 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아무것도 모르는 동서에게도 미안하고 마음이 좋지 않아요.
하시만 방법은 이 방법밖에 딱히 없는거 같아요. 저도 정이 있는데로 다~ 떨어져서 말이죠.
어머님 아버님이 잘못을 인정하시고 사과하셔도(절대 그럴일 없겠지만요. 저만 나쁜며눌 되겠지만요.)
전 지난 과거처럼 또 바보노릇은 안할꺼예요.
결혼 12년이 참 허무하게 느껴져요. 늘 명절날 제사날 잘한다 잘한다 하신게 진심이 아니였던거구나.
그저 일 잘하게 하려고 했던 거짓 칭찬이였구나 하는 속상함만 커저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