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제게 상처 너무 많이 줬고요
집에서 죽을 고생하며 굶어 가며
지닮아 별난 아이들 키웠는데
집에서 하는게 뭐 있냐고 사람 취급 안하고요
이제 저 병들어 눈까지 멀어가는데
저는 돈벌러 나가고 앞으로 13년은 쫓겨날 염려는 없이 할수 있지만
몸이 너무 망가져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의사가 말하네요
남편이 그사이 일을 그만두고요
원래 일하기 싫어하고 휴가때만 들볶지 않는 사람인데
이제 집에 들어앉아 있으려 하네요, 여전히 큰소리치고 절 잡으려 하구요
결혼 13년째이고 둘째 초등 입학하니
아이들 아무 신경 쓸일 없지요
제가 안번다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사람인 거지요
시모..
제가 아이들 키우느라 망가져 갈때 한번도 아이들 안아준 적도 없고요
남편이 외아들이고 손주도 늦게 보았음에도 참 이상했어요
쉬운 예로 아이 돌잔치때도
부페집에 시간 맞추어 두분이서 손님처럼 왔다가 그 자리에서 기차타고 내려가구요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항상 아이들 흉만 잡아내고요
남의 며느리 돈 잘 번다는 얘기하며 제 신경 건드리고
워낙 없이 살기도 하지만
입 까다로운 아이가 미원 넣은 김치라서 그런지 잘 먹으니 좀 주시라고 하면
그것도 주기 아까와서 듣기 싫은 말 하고
그런데
시부가 식물인간 된지 1년, 병원비에 간병비 엄청나지요
남편은 잠도 못자는 간병 자기는 못한다고 하구요
시모는 추석 때도 올라오시고 이번에도 올라오셨네요
혼자 시골집에서 자니 잠을 이룰수 없다고 우리집에 오면 잠 잘온다고...
몇년전 친정아버지가 2년 아이들을 돌보시며 지독하게 고생하시고
그이후 말할수 없이 고생하는 동안
자기 부모들은 아이들 돌보는 거 절대 하면 안될것처럼 남일처럼 바라보던 남편에게
제가
나중에 절대 모실수 없다고 말했어요
한푼도 도움 못주는 분들에 계속 경제적 도움 드려야 하고
심정적으로도 제가 무른 사람인데도
너무 힘드니 그리 말 나오게 되드라구요
결국 그사이 시부는 저리 되어 앞으로 10년 이상 한없이 누워계실수 있다고 하구요
아까 가시면서
아이들한테 전화 좀 해라~ 난 전화받는 게 가장 좋아~~ 하시네요
어이없드라구요, 손주들에게 정 한번 제대로 안 줘 놓구서
이제 외로우니 그리 나오다니 참 어이 없드라구요
남편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시모 오시면 기분 좋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아빠는 할머니 오셨을 때만
엄마에게 잘해준다고 하네요 - 아이들 눈이 예리하네요, 처자식을 들볶지 않는다는 거지요
아빠는 우리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 하네요
혼자 자니 잠 못자고 우리 집에 오면 잠 잘 잔다는 말씀하시는 거 보면
제가 나쁜 며느리는 아닌가 봅니다.
제가 내 집에 사람 많은 것을 좋아해서
올케 임신했을 때 직장 가까운 내집에 둘다 기거하게 하고
역시 임신했던 제가 밥해 먹이기도 했고
한동안 친정 조카도 거두었구요
집없는 사촌시동생이 불쌍해서 들어와 살으라고 했지만 남편의 반대로 와해된 적도 있네요
쓰러져가는 시골집 보고 놀라서
제가 집사드리겠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결혼했으니 내 부모라는 관념, 그 이유로요
자존심 때문인지 싫다고 하시드라구요, 대신 그돈 남편이 가져가 주식으로 날렸지요
요즘 자주 우리 집에 오셔서 몇일 계시다 가시는데
사람에게 잘하는 제 천성대로 일단은 잘해 드리고 싶다가도
이따금 마음 깊숙이에서 이 등신아!! 소리가 나네요
남편은 모시고 싶겠지요, 모시자는 말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하루종일 소파에 공주처럼 아이들하고 나란히 앉아 티브이만 보고 있으니
가뜩이나 어미가 공부 관리 못해주는 아이들
티브이 중독될까 그게 가장 염려된다고 말하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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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의 댓글 보다가 제가 느낀 점은요
남편 시모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고 잘하라는 댓글 달릴줄 알았는데 의외예요
제가 바보처럼 느껴지네요 ㅠㅠ
결혼후 남편이 잘해주느냐 행복하느냐 한번도 물으신 적 없어요
무조건 남편에 시댁에 잘해주라고만 했어요
외적 조건도 제가 우리집이 훨 낫고 친정에서는 받기만 해왔어요
언니가 했던 말이 있네요,
친정부모님들이 딸 교육 잘 시켰다는 말 들을려고 시댁 앞에서 큰소리도 못치고 딸 잡는다구요
저는 이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어요
아이들 문제행동 보이면 제게만 마구 혼내고 사위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세요
언니나 저나 부모님이 중매해서 결혼했기에
안 좋은말 나오는 것 같으면 무시해 버리고 싶으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