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이런 일이 생기니 더 심란합니다...
시댁도 가기 싫어지네요...
좀 철은 없지만 평범한 남자에요... 남편이요...
말수가 적고 원래 시시콜콜하게 말하는 편은 아닌데 요 며칠 이상한거에요...
남편 핸드폰 체크같은거 안하는데 여자의 직감이랄까...
뭔가 이상해서 핸드폰을 열어봤더니 비밀번호를 걸어놨어요...
결혼 10년간 남편 핸드폰에 비밀번호 걸린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뭔가 있구나... 여자의 직감이 다시 발동했어요...
단순한 남자라 떠오르는 번호 10개 정도를 넣어봤더니 핸드폰이 열리네요...
카톡과 문자메시지, 통화내역을 봤습니다...
통화내역은 최근 이틀 것만 있고 깨끗하게 지워져있고 통화내역에는 별다른게 없었어요...
그런데 문자메시지요...
저도 알고 있는 여자 이름이 있는데(남편 동창) 그 여자와 문자를 주고 받았더라구요...
그 여자가 자기 생일이니까 축하해주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남편은 답이 없었구요...
아마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이 됩니다... 1주일 전에 보낸거였어요...
그 이후로 여자가 한 번 얼굴 보면 좋겠다...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다... 이런 내용이 있고,
남편은 나도 많이 늙었지... 이제 우리 나이 40이잖아... 이런 짧은 답 하나.
제가 이상하다는 걸 처음 느낀게 이번 월요일이었어요.
그날 제가 집안일로 퇴근시간쯤 전화했더니 곧 갈거야...라고 한게 밤 9시 쯤이었거든요...
회사 전화로 해서 그 시간에 회사에 있었는데 아이랑 같이 있다가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니 12시 반인데
남편이 아직도 안들어온거에요... 전화했더니 깜짝 놀란 남편 목소리... 지금 가고 있어...
그리고 1시에 집에 들어왔어요... 뭐했냐고 물으니 동료들이랑 나오는 길에 술 한 잔 했다고 하는데
술 냄새고 안나고... 술 마신 것 같지도 않았어요... (남편 술이 약해서 몇 잔 마시면 인사불성 되어 오거든요)
근데 그날 그 여자를 만났나봐요...
월요일 그 여자가 보낸 문자가 밤 9시 조금 전..
지금 ** 로비에 있어... 다들 기다리고 있어... 빨리 와.
이 말에서 혼자 만난건 아닌건가보다.. 하고 저는 조금 안심하긴 했지만 기분은 역시 별로였어요.
그리고 수요일 그 여자한테 다시 문자가 왔어요...
오글거리네요... 남편에게 그 여자가 보낸 문자...
너는 내가 생각했던대로 나이 먹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멋있는걸. 만나니까 정말 좋다. 또 보고 싶다.
이렇게요... 남편은 짧게 그래 다음에 또 보자... 이렇게 보냈구요.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남편에게 핸드폰 열어봤다고 하면 적반하장격으로 화를 낼 사람이구요..
핸드폰 비밀번호 없을 때에도 말 안하고 핸드폰 사진같은거 보면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그 여자는 결혼한 여자로 알고 있어요... 지역도 저희랑 같은 지역에 사는 것도 아니라서
월요일 저녁에 만난걸 보니 만나려고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고속버스로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에 살아요)
남편도 밉고 그 여자도 밉네요..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