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컴퓨터가 없는 세상에서 3개월 가까이 살았어요.
오로지 라디오로 짧은 뉴스를 듣고
가장 중~요한 날씨에 귀기울이고..
저녁6시 이후가 되면 적박강산이 따로 없구나 할 정도로
인적이 드물어 너무나 고~~~요하고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서 덕분에 책을 좀 읽긴 했어요.
밤하늘의 수많은 별은
도시생활에선 볼수 없었던 새로움이요 신기함이요 평화로움이었지요.
이제 진짜루 지리산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동안 3개월 동안 집을 짓느라, 완전히 이사온 상태는 아닌채로 임시로 거주하면서
집짓는 사람들 밥해 주느라 밥순이 아줌마로 살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요.
그 중에서 제일 힘든것은 대학생 아들과 고2 딸을 떼놓고
여기 지리산에서 매일 3끼를 푸짐하게 차려놓고 밥을 먹을때,
우리 애들은 아침밥도 굶고 학교가는데...싶어서 눈물이 많이 났어요.
예전 같으면 자식들 일찍 도시로 보내고 자취시키는 일은 흔했고
일찍 도시로 나가는 것을 대견해했지만
요즘 세상엔 고2짜리 딸아이에게 원룸 얻어주고 시골로 이사오는 부모는
흔치 않지요. 아들은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고
동생밥까지 잘 챙기는 든든한 오빠여서 마음이 조금 놓이지만,
3개월동안 부모없이 미리 연습하고 살아봐서
힘들지만 살만하다고 안심시키네요.
이곳 지리산에서
식당과 민박을 할 예정인데 걱정때문에 밤잠을 설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