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이 있어요.
친구가 돈이 필요한 모양인데 빙 둘러서 말하네요.
예전에도 천만원 오백만원 빌려준 적이 있는데 정말 불편했거든요.
약속보다 늦게 준 것도 문제였지만 그것보다 그냥 무심코 전화하고 싶다가도
만나자고 하고 싶다가도 꼭 돈달라고 재촉하는 것으로 느낄까 싶어 그만두게 되는 마음이 더 힘들었어요.
오랜 친구고 아깝지 않은 친구지만 그때 친구 사이의 돈거래는 신중해야 함을 느꼈거든요.
저한테만 빌렸던 것도 아니고 다른 친구한테도 여러번 그랬구요.
근데 어제 전화해서 넌 금전적으로 힘들 때 누굴 떠올리느냐 길애
우선 집담보대출 은행대출이라고 말했더니
그 다음에는 하고 묻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고 현실에 닥쳐야 알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힘들 때 든든한 배경이 되는 친구였음 한다 하며
지금 제3금융권 돈을 빌려 쓴지 몇 달됐다고 합니다.
아... 정말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남편이 친구한테 돈을 빌려줬다 그 친구가 생을 마감하는 바람에 못 받앗던 일을
말하며 덧붙입니다.
너희 남편이 친구한테 돈 안해줬음 후회했을 거라며...
정말 자기 필요한 대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남편은 그 돈 때문에 친구랑 자주 연락 못하고 얼굴 더 못보고 떠나 보낸 걸 마음 아파했거든요.
연락하고 싶어도 돈 때문에 친구가 부담 느낄까봐 연락 못했다구요.
그래서 니 말대로 돌려받지 않아도 될 만큼만 그냥 줬어야 한다고 후회했거든요.
친구는 사업한다고 돈 잘 쓰고 해외로 골프다니고 사장님들과 어울리더니
요즘은 어려운지 예전 처럼 돈도 못 쓰고 차도 소형으로 바꿨더군요.
사업적인 일을 모르는 제가 구체적으로 알고 싶지도 않지만,
친구가 정말 힘든 건 아닐까 우리들이 뭘 도와줘야 하나 다른 친구들하고 상의해야 되나 하고
하루종일 머리가 무겁습니다.
외벌이로 빠듯하게 사는 저로서도 뽀족한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출받아서까지 빌려줘야 하나요?
남편한테 상의하며 친구 본인이 대출 받으면 되지 왜 그럴까 했더니
으이구 마누라야 이미 대출한도가 꽉 찼던가 신용에 문제있던가 그렇지 하네요.
정말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