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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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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되어 아이 가지신 계신가요?

아이를... 조회수 : 3,151
작성일 : 2012-01-18 23:23:53

제 나이 이제 곧 마흔...아이가 없어요.

딱히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저나 남편이나 아이에 관심이 없고
서로의 생활, 둘만의 생활이 소중하고 깨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이는 낳지 말자고
서로 암묵적인 동의를 한 셈입니다. 전 정말 육아나 교육에 자신이 없는 편이고
멘탈이 약한 편이라서 스스로가 부모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해
되도록이면 아이를 갖지 말자고 결심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요즘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불안한 감정이 생겨요.
정말 이기적인 생각인데, 나나 남편이나 불의의 사고로 먼저 누가 가고 나면
그 상실감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적어도 부모님들이 살아계신 상태에선 덜하겠지만
양가 부모님들 다 돌아가시고, 형제들만 남은 상태에서
나이들어 부부 중에 하나가 가고 나면 남겨진 하나의 장례는 누가 치뤄줄 수 있을까..

친정에 조카들이 있긴 하고, 남편 형제쪽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 도련님도 독신주의자라서요.
남편과 저는 어느 정도 재산 형성을 한 편이고, 아직 100%는 아니지만
노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인 생각과 별도로
둘이 서로 무척 사랑하는데 그 중 하나가 가고 나면 그 상실감이 어떨지...그걸 자식이 메워줄 수는 없어도
적어도 홀로 남아 죽을 때 임종을 지켜줄 사람은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제가 만약 아이를 가지려고 생각한다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일 듯 싶어요.
이런 이기적인 생각으로 아이를 낳겠다 결심할 수 있을까.
만약 낳아도 잘 기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혹시 저와 같이 결혼 생활이 오래되신 분들 중에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 없으신가요?
앞으로 몇십년 후의 일을 너무 깊이 고민하는 걸까 생각하는데...
그냥 우리 부부 둘이 동시에 조용히 잠들 듯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자주하곤 합니다.

 

가장 걱정되는 건, 현재 생활엔 아무런 불만이나 아이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데

미래에 닥쳐오지도 않을 외로움으로 이런 마음 가짐으로 아이를 갖는다면

과연 내가 제대로된 부모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노산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아이가 건강하게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것들...정말 여러모로 생각이많아집니다.

 

경험있으신 분, 주변에 저와같은 사람이 있는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IP : 125.0.xxx.7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8 11:30 PM (121.152.xxx.219)

    요새 많아요..
    만으로 38? 37쯤 되셨어요?
    검사하고 많이 준비하고 낳으세요.
    건강한 2~30대도 1년씩 노력해도 안생기는 집도 많아요..
    그리고...생각이 너무 많으면..
    삶이 복잡해지는거 같습니다.^^

  • 2. ,,,,,
    '12.1.18 11:38 PM (216.40.xxx.229)

    글쎄요....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 조사해보면, 자식이 없는 분들보다 자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자식이 노후에 죽을때 옆에서 뒷바라지 해주는 경우가 보편적이지만,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것은 자식 유무가 아니라 결국 돈의 유무라고 생각해요.

    그런 대비로 자식을 낳는것보단,, 진심으로 내 혈육을 갖고싶은게 정답일거 같아요.

    상황은 다르지만.. 자식이 내 임종을 지키지 못할수도 있잖아요.

    제 지인중에 41살에 첨 애 낳으시고, 45살에 둘째 낳은 분 있어요.
    가사도우미, 베이비 시터를 입주로 놓을 정도로 경제력있으세요.
    그런데도 육아가 힘들다고 하시네요. 일단 체력이 저하되어있어서요.

    너무 늦은 나이는 아니에요.

  • 3. 39에
    '12.1.18 11:39 PM (203.226.xxx.77)

    낳았어요
    이놈을 안 낳았으면 뭔재미로
    살았을까 싶어요

  • 4. 그런데요...
    '12.1.18 11:43 PM (122.32.xxx.10)

    지금 원글님이나 남편분께서는 배우자를 잃은 상실감이 두려울 거 같아서 아이를 낳으시려는 건가요?
    그렇다면 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그 아이는 부모 돌아가시면 혼자 남겨질텐데요...
    홀로 한 부모의 임종을 지키고 나서 그 아이가 느낄 외로움이 혼자 남겨질 배우자의 그것보다 약할까요...

  • 5. 원글
    '12.1.18 11:46 PM (125.0.xxx.76)

    남편하고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없고요, 그냥 제 생각이 그래요.
    그리고 어차피 아이도 크면 자기 배우자를 만나고 자기 가정을 이루고 독립적으로 살겠죠.

    그 아이에게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대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라
    병들고 죽어갈 때 그저가끔씩 와서 얼굴 보여주고, 마지막 임종을 지켜줄 가족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인데
    이기적일까요.......단순히 이런 문제때문만은 아니고 또 요새 아이들이 참 예뻐보여요.
    평생 가야 아기는 예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작년 가을부터 부쩍 온 세상 아기들이 다 예뻐보이고
    귀엽게 보여서...제가 아이를 갖고 싶은걸까...고민 중에 이런 생각이 든 거랍니다.

  • 6.
    '12.1.18 11:48 PM (203.226.xxx.187)

    아이 참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요
    낳고보니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바르게 영향을 주며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 가면 갈수록 두렵네요
    저도 님처럼 맘이 약한가봐요

    님이 배우자가 없을때 느끼는 상실감을 아이는
    부모님이 일찍 가셔서 느껴야 한다는게
    마음 아프지 않을까요
    내 마음보다 자식 마음 아픈게 더
    견디기 힘들것같아요 저는...
    자식 너무 예쁘지만 부부끼리 사는것도 괜찮지
    싶어요 경제적인거 육체적인거 떠나서도요

  • 7. 그런데요...
    '12.1.18 11:51 PM (122.32.xxx.10)

    원글님 생각이 그러시면 먼저 남편분하고 아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번 나눠보세요.
    어쩌면 남편분도 같은 생각인데, 원글님이 원하지 않는 거 같아서 주저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사실 아이 낳고 키워보면 너무 이쁘답니다. 힘들때도 많죠. 진짜 안 낳을 걸 싶을 때도 있구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난 다음에는 되돌릴 수 없어요. 아이가 없던 상태로 돌아갈 수가 없죠.
    지금까지의 생활이 만족스러우셨다면, 더욱 더 후회되는 순간이 많이 찾아올 수 있어요.
    그럴 때 부부가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이어야지 힘든 때를 잘 넘길 수 있어요.
    먼저 남편분과 얘기를 나눠보세요. 원글님 나이가 임신, 출산에 아주 많이 늦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쁘고 사랑스러운 순간만큼, 밉고 때려주고 싶은 때도 찾아오니 충분히 심사숙고 하세요..

  • 8. ,,,,,
    '12.1.18 11:56 PM (216.40.xxx.229)

    제가 위에도 글 달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님 임종을 못 지켜주는 자식들이 정말 많아요.
    저희 친정엄마도 외할머니 임종을 못 지켜드렸고.. 유명인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 많고요.
    그러니 단순히..임종을 제외하고..

    제가볼땐 님이 아이를 갖고 싶은거 같아요.
    그럼 지금부터 시도해 보세요. 늦지 않았어요.
    남편 반응은 모르겠는데...사실 남편이 육아를 잘 도와주는 경운 별로 없다는 일반적 전제하에,
    님이 육아에 메인이 되서 아이를 키워야 해요.

    제 남편도 착하고 좋은 남자인데, 아이에 서툴다보니 제가 메인이 되서 혼자하다시피 하니
    체력도 그렇고..
    경제력과, 체력이 관건인거 같아요.
    그리고 본인이 원하면 낳으세요. 안그럼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수도 있어요.
    남자는 막말로.80살에도 정자기능이 살아있지만 여자는 아니거든요.

    두 부부가 합의하에 애 안낳았는데.. 나중에 남편이 맘 변해서 오십넘어 밖에서 애 낳아와서 이혼한 경우도 봤네요.

  • 9.
    '12.1.18 11:58 PM (175.213.xxx.61)

    부모노릇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아이키우는 사람을 거의 없을걸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무한히 샘솟는 사랑과 그에따른 나의 희생, 감사 등을 배워가는거같아요 보통 이삼십대에아이낳는데 아이키울준비 되있는 사람 거의없어요
    몇년전까지 부모밑에서 엄마가해주는 밥먹고 직장다니다 결혼하니까요
    아이에게 많은걸 배우는거같아요

  • 10. 제니
    '12.1.19 12:30 AM (1.235.xxx.136)

    제가 39에 아이를 낳았어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으니 밤에 잠이 안와요
    왜냐면
    이 어린 아이를 놔두고 저나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칩니다
    저는 심장이 약해서..
    밤마다 기도합니다
    애가 커서 결혼하고 첫아이는 낳는 것까지만 보고 죽을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가 이 이야기를 왜하냐면요
    님은 거꾸로 된거 같아서요
    내 임종을 지켜주기 위해서 낳는다가 아니라 내가 아이를 잘 키워서 한사람의 성인으로
    잘 키울수 있을까. 책임을 다 할수 있을까 이게 제대로 된 부모죠

    노산이라 내 건강이 헤칠까가 아니고 노산이어서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까 이게 걱정이죠
    또 나이가 있으니 하나만 낳으실텐데 외동아이 혼자 외롭지 않을까
    이런게 부모의 걱정입니다

    아이를 낳는다는건 무한 책임을 지는 겁니다

  • 11. 제니 님
    '12.1.19 12:48 AM (125.0.xxx.76)

    말씀대로 저는 부모 자격이 없나 봅니다.

    제대로 된 부모가 될 수 있을지 자신감이 없어서 쓴 글인데 확실히 쐐기를 박아주시네요.
    조언의 말씀 감사합니다.

  • 12. 같이 가져요..
    '12.1.19 12:57 AM (175.125.xxx.77)

    부모노릇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아이키우는 사람을 거의 없을걸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무한히 샘솟는 사랑과 그에따른 나의 희생, 감사 등을 배워가는거같아요 보통 이삼십대에아이낳는데 아이키울준비 되있는 사람 거의없어요
    몇년전까지 부모밑에서 엄마가해주는 밥먹고 직장다니다 결혼하니까요
    아이에게 많은걸 배우는거같아요222222222222
    전 남편이 비협조적이라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가지고 싶어요.

  • 13. 부모자격요??
    '12.1.19 1:06 AM (116.121.xxx.209)

    누가 그런 자격을 줍니까?
    세상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낳아서 키우다보니 내가 어른이 되어가더라...

  • 14. ,,
    '12.1.19 1:36 AM (114.206.xxx.110)

    저도 아이가 둘 있지만.. 저의 노후 때문에 저의 임종을 지켜줄 자식을 원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는 않았어요. 많은 부모들이 그랬듯..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했고, 우리의 2세가 너무 보고 싶었고 키우고 싶었기 때문에 낳은 거지요. 사실 둘째를 낳은 이유는.. 첫째랑 알콩달콩 재미있게 지내라고 낳은 거긴 해요. 우리가 나중에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둘이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라고...
    요즘은 둘 노는 모습 보는 재미에 빠져 살고 있네요. 아이가 주는 정말 큰 기쁨 같아요, 너무 고맙고 고맙습니다. 아이가 저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니까요..

    저 아는 분 중에 40에 둘째 낳으신 분 있어요.
    둘 키우려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시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헬스도 다니고 하시면서 열심히 키우고 계세요.
    더 늦기 전에 한 번 시도해 보세요...

  • 15. 많아요.
    '12.1.19 3:45 AM (211.176.xxx.112)

    가까이에 같은 아파트에 결혼하고 15년이 넘게 애가 없다가 40중반에 낳으신 분들도 계시고 42세에 낳으신 분도 알아요.
    요즘 노산이 너무 흔해서 산부인과에서 애 낳을때 보니 20대 산모가 거의 없어요.

  • 16. 아메리카노
    '12.3.15 2:54 PM (121.88.xxx.171)

    저와 비슷한 고민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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