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가 고집을 피울 때 적당한 무시도 한 방법이겠죠..?

엄마는어려워요. 조회수 : 1,564
작성일 : 2012-01-18 14:34:06

 

큰애가 이제 만 35개월,다음달이면 벌써 꽉 채운 세돌짜리 네살아이가 됩니다.

원래도 유순한 타입은 아니었지만 지난 봄에 동생을 보고 심경의 변화가 널을 뛰는지

어느 날은 좋았다가 어느 날은 말 그대로 지옥같은 순간을 지났다가 ..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소심하고 겁이 많은 타입이라서 오히려 자기가 먼저 까칠하게 대하고 성질을 피우는.. 그런 성격이에요.

 

최근들어 고집이 아주 늘었어요. 그 강도도 세졌구요.

덩달아 제 목소리도 훈육을 핑계삼은 잔소리와 맴매도 늘었지요.

그러다 급기야는 제 몸이 너무 힘들 정도로 아이와 기싸움을 하는 저를 깨닫게 되었어요.

기운이 쭉 빠지더군요. 이게 무슨 짓인가..

나는 단지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을 뿐인데, 정작 그 아이와 소통이 어렵다는걸 깨달은 것이지요.

아이는 그저 제 사랑을 필요로 하고 안기고 싶을 뿐이겠지만 이제 갓 10개월 되어가는 작은애를 함께 돌보면서

오직 큰 애만을 위해 사랑을 베풀기는 어려운 일이니.. 그게 문제지요.

 

아휴.. 하소연이었구요.. 궁금한 점은.. 아이가 고집을 피울 때

엄마가 같이 흥분해서 혼을 내는건 확실히 안좋은 방법인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그 순간 그냥 무시하고 제 화를 참고 버티는건 어떤가 싶어서요.

 

예컨데.. 아이가 언젠가 좀 그러다가 잠잠해졌다가 요즘 다시 또 고집을 피우는게..

엘리베이터 버튼 먼저 누르는 것과, 밥솥에서 밥을 뜨는 것이에요.

말만 들으면 웃기죠. 밥 먼저 뜨려고 떼쓰는 애기라니..

그런데 거기 너무 집중해서 울고 불고 떼쓰고 드러눕는걸 보면 저는 웃겨지지가 않아요.

오늘 낮에는 제가 밥을 뜨기 전에 니가 먼저 뜰래? 물으니 저더러 뜨랍니다.

그래서 제가 밥을 뜨고 상을 차려, 먹자- 하니까 그 때부터 자기가 뜰건데 왜 그랬냐고 뒤집어져요.

차분히 말했죠. 아까 묻지 않았니, 엄마한테 뜨라고 니가 그랬지, 그런데 이제 그러면 안되지. 그냥 먹자...

애는 뒤집어지고 소리지르고 울고 .. 네 .. 그래 니가 다시 떠보렴, 하면 될 일이었겠지만

제가 늘 그렇게 애가 하고 싶은대로 비위를 맞춰주니 얘가 점점 더 그러나 싶어서..

이제 곧 어린이집도 가고 제가 없는 공간에서도 지내야 할텐데 버릇없이 저러면 어쩌나 싶어서.

안된다, 이건 이미 니가 선택한거다, 이따 저녁엔 니가 떠라 - 그랬지요.

애는 그저 빽빽 울고불고 .. 저는 소리를 지를 뻔 했어요.

그런데 애한테 소리지르는게 무슨 득이냐 싶어 그냥 자리를 피했어요.

안방에 들어가서 부엌을 보니.. 애가 계속 울다가 멈추고는 제가 뜬 밥그릇을

밥솥에 다시 엎어 자기가 원하던대로 다시 밥을 뜨더군요.

그리고는 밥을 먹었어요.

 

그게 다에요.

별거 아닌거 같지만

저는 참 심난하더라구요.

 

애가 다시 식탁에 앉은 후에 방에서 나와 아이에게 말했어요.

뭐든 니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단다. 엄마가 너무 화가 나서 방에 들어가 있었지.

다음엔 그러지 마라.. 했어요.

 

애는 애라서 그냥 잊고 밥 먹고 놀고 .. 그렇게 있지요.

저는 이렇게 심난하구요. 더 자세히 설명하면 말만 길어질테고

이런 경우가 많아요. 어떻게든 자기 뜻대로 관철되어야 울음을 멈추는 그런 경우요.

 

이런 식으로 그냥 무시하고.

그 순간을 넘겼다가 아이가 잠잠해지면 그때 제가 타일러도 잘 알아들을까요?

아니면 아이는 그저, 결국엔 자기 뜻대로 됐다는 그것만 기억하고 다시 또 떼를 쓰고 그럴까요.

 

아이 키우기. .참 어려운 일이네요.

IP : 114.202.xxx.18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18 2:44 PM (59.9.xxx.38)

    어제 부모육십에서 봤는데요
    아이한테 절대 허용할수 없는 것들은 그냥 "안돼"라고 이야기하고 더 이상의 설명이나 그런것 할 필요 없다는 것 같더러구요
    특히나 남자아이들에게는 이런저런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 보다 간단히 안된다라고 하시면 될것 같아요
    육아의 길은 참 멀고도 험난해요 ㅎㅎㅎ

  • 2. 그러세요
    '12.1.18 2:46 PM (14.52.xxx.59)

    애 기 꺾을까봐 기타등등 이유로 들어주고 달래주는 부모가 전 더 이상해 보여요
    애들도 인격이 있는건 분명한데 문제는 어느 시기에 아이 고집을 안 꺾어주면 평생 그 부모가 휘둘릴수도 있는거거든요
    4살 7살 이런때 애들이 자아가 생긴다고 하니 무조건 안된다기보다 되는거 안되는거 구분은 확실히 지어줘야 할것 같아요

  • 3. ....
    '12.1.18 3:03 PM (14.47.xxx.160)

    저는 아이들을 다 키워서 그런지 아이와 기싸움. 다 부질없는 감정낭비,시간낭비인것 같아요.
    물론 해야할것 과 하지말아야할것등이 있지만 버튼 먼저 누루고, 밥 다시 뜨는건..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줄것 같아요.
    크게 바쁜거나 잘못된일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아이가 쭉 크면서 무조건 하고 싶은대로 하지는 않아요..

  • 4. 삼남매
    '12.1.18 3:17 PM (121.129.xxx.27)

    셋째가 26개월인데 고집이 하늘을 찌르네요(오빠, 언니와는 완전 딴판)
    그냥 냅둡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164 얘네 왜이런데요? 3 ㅉㅉ 2012/01/19 986
60163 컴퓨터 아시는분 .. 뭘 설치해야하나요? 2 긍정이조아 2012/01/19 1,058
60162 곽노현 교육감 1심 결과 정리 8 추억만이 2012/01/19 1,509
60161 시누님 정말 대단하세요 12 내미 2012/01/19 3,063
60160 꿈해몽 부탁드립니다. 2012/01/19 537
60159 뚜레쥬르 10,000원 =>7,900원 할인쿠폰 나왔어요~.. 2 제이슨 2012/01/19 1,071
60158 울산 현대자동차 견학 어떤가요? 9 레몬빛 2012/01/19 2,474
60157 갑자기 눈물이 나는 오늘...뭘 하면 좋을까요? 7 외로운 그 2012/01/19 1,224
60156 새똥님이 쓰신 "박근혜 아짐마, 아짐마 아빠 .. 8 새똥새똥하길.. 2012/01/19 3,606
60155 조카결혼식축의금 8 소심녀 2012/01/19 8,503
60154 또 '형님예산' 논란 5 세우실 2012/01/19 1,029
60153 감사카드 영작좀 도와주세요! 7 도움절실 2012/01/19 642
60152 강아지가 밥을 잘 안먹는데 사료만 먹이는게 몸에는 제일 좋지요?.. 16 dma 2012/01/19 11,060
60151 화장품 말고, 얼굴에 유수분 번들거리게 하는 방법... 뭐가 있.. 8 유수분 2012/01/19 1,853
60150 어제 해품달 보다가 폭풍눈물 흘렸네요.. 4 해품달 요즘.. 2012/01/19 1,446
60149 속 보이는 염치라고 없는 요즘은 행태에 만족하시나요? 7 82cook.. 2012/01/19 1,018
60148 초등2학년 영어학원..고민... 영어 2012/01/19 529
60147 이것도 요실금증상인가요? 3 ... 2012/01/19 1,148
60146 영유나오고 초1영어 ...그만할지 고민... 9 ASD 2012/01/19 1,491
60145 목이 칼칼한 게 초기 감기 증상같은데.. 1 비에 2012/01/19 570
60144 다음 학년 교과서 나왔나요? 1 중2 2012/01/19 360
60143 어제 임신증상 올렸었는데, 아침에 흐린 두줄..명절 어쩌죠 29 고민 2012/01/19 7,027
60142 초등애들 고려홍삼키즈 괜찮나요~ 이게 싸기는 싼건지 알려주세요.. 영양제 2012/01/19 412
60141 양문형 미닫이 냉장고 문이 자꾸 열려요 3 냉장고 문이.. 2012/01/19 1,936
60140 남자아이 운동시키려는데 태권도 합기도 뭐가 나을까요? 4 .... 2012/01/19 2,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