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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남편의 씀씀이 그외--소비에 대한 생각

초코엄니 조회수 : 1,200
작성일 : 2012-01-18 11:45:30

내남편은 자잘한 돈에 인색하고 큰 돈은 쉽게(?)쓴다 

은행수수료.리터당 기름값.얼마치 넣고 몇키로 탔는지 

삼겹살이 100그램에 얼마고 목살은 얼마인지

숫자 알러지인 내가 볼땐 참 짜잘한 잔돈푼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특이하게도 물리 천문학 이런쪽 좋아한다

내남편은 교수도 학자도 연구원도 아니다

천체망원경을 사는게 소원이다

아쉬운대로 몇십만원짜리 쌍안경으로 떼우고 있지만

몇백짜리 망원경이 중고로 몇십에 나왔다는 까페글에 흥분해서

마치 아이들이 제가 너무너무 갖고싶은 로봇이 요즘 티비에 나오는것이고 얼마나 멋지게 변신하는지

자기가 왜 그게 필요한지 숨도 안쉬고 설명할때의 그  초롱초롱한 눈빛

딱 그 눈빛으로 나를 설득한다

겅향신문이 어렵대 광고가 많이 줄어서...

그저께 저녁을 먹으며 남편이 말했다

나는 무슨말인지 감 잡았다

어제 퇴근길에 우체통을 보니 신문이 꽂혀 있었다

그렇지 뭐~

종이 신문을 받는 집이 많이 줄었지

우리도 인터넷으로 본다

우리부부는 티비를 안보지만(안본지10년쯤 됐다)

무슨 드라마에 누가 나오는지 지난주 클라이막스가 뭐였는지 누가 연말 대상을 탔는지

등등에 수다에서 소외되지는 않는다

인터넷기사에 다 나오니까

 

딩동!

4컷캐릭터 대문짝만하게 붙어있는 촌시런(ㅋㅋ)티셔츠 후드티 깔때기 집업

딩동!

닥치고 정봉주의 뒷담화

딩동!

친일 인명사전

딩동!

딩동!

남편이 뭔가 슬쩍 흘리면 일주일안에 그게 뭔지 다알게 된다

또 뭐야~~이러지 않는다

왔구나

남편의 소비생활에는 나름 줏대가 있으니까

 

얼마전에 내차를 중고로 샀다

그야말로 엄마차 아빠차시대에 동참해 버렸다

둘다 경차다

나는 꼭 필요해서 샀지만

남들 보기엔 집앞 5분거리에 출퇴근하고 별로 쓸데도 없으면서 낭비라고 할수도 있다

연식이 오래되긴했지만 그 전 주인도 애들 픽업용 동네한바퀴용으로 타던거라

키로수가 많지 않았다

중고차 사면서 하나 배웠다

경차들은 주로 엄마들이 그런용도로 슬슬 타던게 많다는걸

아다시피 경차는 세금 기름값 주차비 등등 싸니까 유지비 계산해보고

다이렉트보험으로 보험료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내이름으로 가입하면 처음이라 70만원 정도 나오고

남편 명의에 부부한정으로 드니 33만원이었다(꼴은차니까 자차는 안가입)

애들 픽업도 픽업이지만

도서관에 자유롭게 다니고 싶고 내 생활을 즐기고 싶었다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가는 기분 친구 만날때도 기동력있는 니가 우리동네로와~

도서관은 버스동선은 애매하고 택시비는 아까운 지역에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 인터넷으로 도서확인하고 갔는데도 2번이나 헛탕쳤다

대출이 된 책은 예약도 가능하지만 도서관 안에서 누군가 보고 있는 건 마냥 기다려야 한단다

다시 한번 가려다가 시간 비용을 계산해보고 그냥 책을 구입했다

투자대비 효과를 생각해 볼때 내 차는 나의 시간을 많이 저축해 줄꺼라고 생각한다

원유수입에 대해 압력이 들어오고 화석에너지가 고갈되고 환경문제등등에 대해 찔리기는 한다

시간은 돈이다

이 명언이 와닿기 시작한건 30대 중반 이후 부터이다

휑하니 가속도 붙어 지나가 버리는 세월에 마음이 훵해지며

나는 시간을 계산하는 버릇이 생겼다

가령 물건을 살때

같은 상품이면서 가장 싼곳이 어딜까를 당연히 알아 보게 되지만

알아 보는 시간 금쪽같은 내 시간...그 일을 안하면 내가 뭐뭐를 더 할수 있는데

가격과 시간을 더해서 적당선에서 쇼핑을 한다

쌓여있는 집안일에 치여  놀아 달라는 아이의 칭얼대는 소리에 짜증이 폭발한다면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는 것도 고려한다

그건 아이와 엄마의 정신건강을 고려한 지출대비 현명한 소비다

혼수로 해온 화장대가 낡아 며칠을 고민했다

한동안  리폼이 유행할때다

재료비와 공들일 시간 특히 더 고려 해야할것은 결과가 만족스러울까이다

돈들이고 보람없는 일처럼 열받는건 없다

비싸고 서비스 안좋은 식당에서 밥먹고 나올때의 기분~

어쨋든 계산해 보고 리폼은 하지 않았다

리폼비용은 새로 사는거의 반정도(시간포함) 새로 산다면 앞으로 10년은 쓰겠지만

리폼한것은 앞으로 10년 못쓸거 같았다(혼수를 20년 쓰라고?)

질린다 나의 삶의 질 지수가 떨어질것 같다~ㅎ

새로 사기로 하고 그냥 치워 버렸다 그런데 사지도 않았다

그거 없다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내 시급은 비싸다

나의 지출은 모두 시간이 포함된 가격으로 정산한다

다음엔 내 아이의 소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IP : 175.207.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8 1:13 PM (110.8.xxx.115)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요즘 뭔가를 살 때 가격 비교하고 발품팔아 먼 거리도 마다않고 사러다니던 일을 안하게 되었어요.
    원글님처럼 제 시간도 가치가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꼭 그 물건이 필요한 것인가를 몇번 생각하다 보면
    안 사고 안 가게 되는 경우도 많이 생기더군요.
    다음 글 기다릴께요.^^

  • 2.
    '12.1.18 2:13 PM (175.207.xxx.116)

    저도요.기다릴게용

  • 3. 동감
    '12.1.18 2:48 PM (125.177.xxx.146)

    저랑 생각이 비슷하시네요. 무조건 싼 것 아닌, 내 정신건강에 이롭고, 나를 즐겁게 하는것
    이라면 적정한 선에서 투자합니다.
    적당하고 합리적인 소비는 저를 웃게하고 가족들에게 그 웃음을 전염시키더군요.
    담편도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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