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정말 심하게...정말 '거지근성'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성격의 사람이 있습니다.
첨엔 좀 알뜰한가보다 했다가, 가면 갈수록 너무 심한데 싶었는데, 10년 넘게 지켜보니 정말 그냥 거지근성이라고 밖엔 말 할 수 없어요.
시댁쪽으로 얽힌 윗사람이라, 제가 뭐라 할 수도 없는 위친데, 저희 집 올때마다 뭐 하나 가져가려고 정말 혈안이 되는게 느껴지구요.
몇명이서 다같이 외출해도, 1000원짜리 호떡 같은 거 두어개 살때나 가뭄에 콩나듯 자기 지갑 열어 사는 척 하고, 밥값이나 주차비 이런 몇천원 넘어가는 지출은 한번도 안 합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각자 뭐 하나씩 골라서 사먹어도, 자긴 그냥 끼어서 먹겠다고 안 사고..
누가 마트에서 자잘한 거 사면, 꼭 자기도 이거 필요했다고 집어와서 계산할때 같이 집어넣었다가 가져가고..
집에서 뭔가를 해먹기로 하고 모이면 돈 들어가는 건 어떻게든 피해갑니다.
샤브샤브를 해 먹자, 각자 나눠 준비하자 그러면, 고기나 야채 등등은 저에게 넘기고, 자긴 국물 내서 들고 오겠다고 하구요.
집에서 반찬을 좀 만들어 오겠다고 하기에 왠일인가 하고 있으면, 무채랑 나물 두어가지 해 온 후에, 저희 집에 냉동고 뒤져서 황태니 오징어니 왕창 들고 가요. 다음에 이걸로 반찬 해 오겠다는 공수표만 날리고..
치킨이니뭐니 시켜먹자 하고는, 배달오면 어느새 화장실에 가있거나 해서 계산 안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약간 손해보고 사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냥그냥 넘기면서 지냈는데, 며칠 전에 한번 가족모임하고서 정말 속이 터질 것 같네요.
또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제가 아이때문에 재우느라 방에 들어가 한 시간 정도 정신팔린 사이에, 뒷베란다 뒤져서 바리바리 싸 가지고 갔네요.
가고 난 뒤에 보니, 뒷베란다 냉장고가 휭~ 해요.
내가 다 준비할테니 비용을 좀 대시라 말씀도 드려봤는데, 과일 한 상자 정도 사들고 와서 입 싹 씻고, 오히려 또 뭐 가져가려고 뒤적뒤적..
아랫사람이면 뭐라 하겠는데, 윗사람이라 제가 뭐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생각해 그냥 참고 말았거든요.
명절때 또 봐야할텐데, 벌써 속이 뒤집혀요.
설날 새뱃돈부터 단위 하나 차이나게 다르거든요.
그 집 아이들이 좀 더 크고, 아이들도 더 많으니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다 합해 20만원정도 맞춰서 아이들 나눠주는데, 그 집에선 우리 집 아이들 만원씩..2만원 쓰고 가요.
게다가 우리집 아이들 간식거리까지 뺏어 먹습니다...
비싸서 정말 적은 양 사주고, 저도 안 먹는거 덥석덥석 집어서 먹으면서 맛있다고..T.T
집이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집에 오면 늘, 나 이거 가져갈게, 이거 안써? 안쓰면 나 줘, 신발 많네, 안 신는거 나 줘, 냉장고에 뭐 많더라, 좀 가져갈게...
귀에 딱지가 앉네요.
천성이 그런 사람은, 뭐라 말해도 안 변하는거죠?
명절이나, 가족모임이나...어른들 계신 자리에서 저보다 윗 사람한테 뭐라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지는 때도 있는데, 가끔 한번씩 정말 폭발하려고 하네요..
명절 싫어요.
오로지 그 사람 볼 생각 하나때문에 싫은게 명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