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속에 꿀뚝 솟은 뾰족한 지붕이 몇개 있는데.
엄만 그걸 몰랐단다.
평평하고 동그스름한 지붕들이 많은 아이들은 위로 올라가도 다치지 않는데.
너는 늘 다칠까봐 불안했고 거기서 내려오지 못하고 우왕좌왕 할때도 있었을 뿐인데.
아이야 정말 미안하구나.
네가 그렇게 뾰족뾰족한 지붕들을 가진 집을 마음속에 짓고 살았는지 엄마는 정말 몰랐단다.
그저 네가 심술만 많고 때 부리는걸 좋아하는 아이인줄 알았어.
엄만 그걸 몰랐단다.
너는 늘 불편하고 꽈악 끼고 따끔 따끔한 옷을 입어서 예민해졌을 뿐인데.
아이가 정말 미안하구나.
친구들이 너에게 선을 긋고 넘어오지마!
할때 왜 다른 아이들 처럼 말로 하지 못하고 작은 주먹이 먼저 나갔는지.
다른 아이들 마음속의 집은 예쁘고 튼튼한 현관문이 있는데,
너에겐 그런 현관문이 없으니, 늘 누군가 불쑥하고 들어와 집을 어질러 놓기 때문이였구나.
불안한 마음에 너를 지키려고 그랬다는 것을 엄마는 몰랐구나.
이제는 엄마가 지붕이 뾰족해서 맘대로 올라가지 못하는 지붕도 고쳐주고.
문이 없어 닫지 못하는 집 대신 예쁜 현관문도 있는 집을 지어 줄께.
너 혼자서는 못한다는걸 엄마는 오늘에서야 알았구나.
그래 동글 동글 부드러운 지붕과 예쁜 색이 칠해져 있는 현관문이 있는 네 마음속의 집을 지어보자..
어떤 재료와 어쩐 모양이 필요한지 항상 엄마는 귀를 귀울일께..
너도 엄마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렴~
불안증세를 가져서 발달센터 치료를 다니는 9살 아들을 위한 엄마의 반성문.~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