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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년이 훌쩍 지나서야 이제야 엄마가 되는거 같아요...

동동아, 고마워. 조회수 : 1,066
작성일 : 2012-01-17 00:54:15

오늘로 16개월 된 아들이 엉금엉금 나에게 기어와서, 내 다리를 붙잡고, 엄마-하더군요.

아기가 참 눈동자가 크고 검은데 그 눈으로 바라보면서 엄마-라고 불러주면 심장이 사르르

녹아내려요.

안쓰럽고 이쁘고 짠해서 얼른 안아올리면 저도 나를 마주보고 웃지요.

요즘 어찌나 애교를 떠는지 너무 이뻐요.

 

그러다, 오늘 문득 든 생각이 내가 제발제발 이 아이 20살때까지라도 별탈없이

크게 아프지말고 살아서- 잘 키워주고 싶다고.

지금부터 한 사람의 청년이 될때까지 온전하게 키워주고 싶다고.

나는 앞일을 모르는 사람이니, 하루하루가 마지막인것처럼 이 아이를 사랑해야겠다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훌륭한 부모가 되고싶은 마음은 없지만, 좋은 부모는 꼭 되어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첫아기라, 늘 노심초사하며 키웠어요.

열감기 걸렸을때도 제가 되려 펑펑 울었고, 아기가 돌지나도 못 걷고, 지금도 못 걸어요.

두세달 전까지만 해도 안달복달했지만, 그럼 뭐 어떤가요.

평생 걸을텐데.

걷지만 못하지, 말도 빠르고, 나날이 개인기도 늘고, 이렇게 엄마 얼굴 바라보고 웃어주는데

친정엄마는 빨리 걸을 생각 안하고 제 엄마 품에 안겨있다고 뭐라 하시지만

그럼 어떤가요.

제 팔이 떨어져나가고 허리가 부러져도 마음껏, 열심히 안아줄래요.

 

어차피, 이렇게 마음껏 안아줄수 있는것도 얼마 안 남았는걸 알았어요.

우리 아들은 점점 제 세상을 넓혀갈거고, 뛰어다닐테고, 날아다니느라 엄마 품에는 잠시 잠깐

쉬었다 갈  뿐일텐데..앞으로...

 

1년이 훨씬 지나서야, 이제야 조금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잠든 내 아기 얼굴 바라보니 이 아이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다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IP : 119.201.xxx.1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7 1:46 AM (114.206.xxx.240)

    이쁜엄마시네요!

    저는 늙은 엄마라 제 나이는 많은데 애는 이제 여덟살, 올해 학교 가네요.
    너무너무 아이가 유난스럽고 예민했어요.
    그래서 키우는 게 정말 힘들어서 예쁜 줄 모르고 기르다가
    작년에 제 머리를 트이게 하는 일이 생겨서
    아이를 한 발자국 떨어트리고 보게 됐는데
    그 뒤로 애 낳은지 8년만에 나한테도 모성이라는 게 있는갑다... 하며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배울 점이 많네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이쁘게 잘 키우시길 ^^

  • 2. ..
    '12.1.17 3:08 AM (175.253.xxx.60)

    자다말고 깨서 모유수유중이예요...남편이 술마시니라고 이시간에 들어와서 엉겁결에 잠에서 깼네요...내일 하루종일 몽롱~~~한상태로 지내야 하는데..으아아~~~ㅠㅠ

    제 딸아이도 제가 안아주면 활짝 웃어요...아기 잘보는 할아버지(시아버님).아빠도 필요 없다고 하고 무조간 엄마입니다...엉엉 울다가도 제가 가서 안아주면 울음을 당장 그치고 활짝 웃어요..
    나이 먹음 늙은 엄마여서 아기 안으면 팔. 어깨.허리 다 불편하지만 그래도 웃는 얼굴보면 언제 그랬는듯이 안게 되네요...ㅋㅋ

  • 3. 볼우물
    '12.1.17 11:58 AM (58.125.xxx.76)

    아직 백일아기에요. 이쁘고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저도 아기보면서 제 건강을 더 챙기게되네요. 지금은 눈마주치면 웃는 정도인데 저를 엄마라고 부르는 날엔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상상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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