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16개월 된 아들이 엉금엉금 나에게 기어와서, 내 다리를 붙잡고, 엄마-하더군요.
아기가 참 눈동자가 크고 검은데 그 눈으로 바라보면서 엄마-라고 불러주면 심장이 사르르
녹아내려요.
안쓰럽고 이쁘고 짠해서 얼른 안아올리면 저도 나를 마주보고 웃지요.
요즘 어찌나 애교를 떠는지 너무 이뻐요.
그러다, 오늘 문득 든 생각이 내가 제발제발 이 아이 20살때까지라도 별탈없이
크게 아프지말고 살아서- 잘 키워주고 싶다고.
지금부터 한 사람의 청년이 될때까지 온전하게 키워주고 싶다고.
나는 앞일을 모르는 사람이니, 하루하루가 마지막인것처럼 이 아이를 사랑해야겠다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훌륭한 부모가 되고싶은 마음은 없지만, 좋은 부모는 꼭 되어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첫아기라, 늘 노심초사하며 키웠어요.
열감기 걸렸을때도 제가 되려 펑펑 울었고, 아기가 돌지나도 못 걷고, 지금도 못 걸어요.
두세달 전까지만 해도 안달복달했지만, 그럼 뭐 어떤가요.
평생 걸을텐데.
걷지만 못하지, 말도 빠르고, 나날이 개인기도 늘고, 이렇게 엄마 얼굴 바라보고 웃어주는데
친정엄마는 빨리 걸을 생각 안하고 제 엄마 품에 안겨있다고 뭐라 하시지만
그럼 어떤가요.
제 팔이 떨어져나가고 허리가 부러져도 마음껏, 열심히 안아줄래요.
어차피, 이렇게 마음껏 안아줄수 있는것도 얼마 안 남았는걸 알았어요.
우리 아들은 점점 제 세상을 넓혀갈거고, 뛰어다닐테고, 날아다니느라 엄마 품에는 잠시 잠깐
쉬었다 갈 뿐일텐데..앞으로...
1년이 훨씬 지나서야, 이제야 조금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잠든 내 아기 얼굴 바라보니 이 아이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다 괜찮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