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임신하며 몸이 극도로 안 좋아져서 직장생활 한 5년하다 그만두고
출산, 육아, 출산, 육아... 이렇게 그냥저냥 살고 있답니다.
제가 임신 체질은 아닌가봐요. 기간내에 매번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입원도 하고 응급실도 가고 했었거든요.
얼마 전 월경이 늦어지기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혹시 셋째 임신인가? 하고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첫 마디가 제 몸을 걱정하는게 아니라
본인 월급으로 셋은 못 키우니까 지우던가 제가 취업해서 맞벌이 해야한다는 거예요. 참...
매일 술 약속에 집에 아무리 빨리 와봤자 10시니
없는 약속까지 만들지 말고, 선약 없는 날은 일주일에 두어번 일찍 와서 애들하고도 놀아주고 저녁도 같이 먹자고 하니
제가 회사 생활 같은 걸 너무 모른다는 식으로 핀잔을 주네요.
갑자기 되게 허무한 거예요.
발달 장애 있는 큰 아이, 아토피 있는 작은 아이
양가 손 안 벌리고, 남편 도움 거의 못받고 시설도 못 보내고 혼자 키웠는데
(비슷한 조건으로 옆집 시터 아주머니 받으시는 월급도 적지 않지요.)
돈 못 벌어오는 밥순이 취급을 당하는 기분이랄까요.
취업할까? 했더니 대놓고 좋아하네요.
그럼 집안일, 육아도 반반 나누자고 하니까 자기가 월급을 더 많이 받을 거기 때문에 적게 버는 제가 해야 한대요.
뭐 자기도 '돕기'는 하겠다고.
홧김에 취업하고 싶기도 하고
엄마 손 필요한 애들이 걸리기도 하고
그냥 마음만 찝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