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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암환자의 아내였습니다 2

섭이네 조회수 : 4,399
작성일 : 2012-01-16 15:35:31

시댁에서 생각하는 완치의 기적과

내가 생각하는 완치의 기적의 기적은 달랐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상식과 투병들을 듣고 내긴 결론은

병원치료를 열심히 받고 하루하루 여명을 늘리는 거였고

시댁쪽의 기적은 병원쪽은 배제하고 대체요법이나 민간요법으로

완치되는 사례들만 인정하려 하였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갔습니다

한번도 온전히 나의 남편이 였던적이 없던 사람.....

그사람의 장례문제며 상속문제까지

시댁과 트러블 없이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지금살고있는 집은 아이들과 공동 명의로

남편이 요양하던 시골의 주택 시댁식구들과 공동명의 집은

명의을 시댁에서 돌려 달라고 하셔서

손자들이 할아버지에게 증여하는 상속을 역증여하는 형식으로 돌려 드렸습니다


머리로는 장성한 아들 둘을 잃으신 연로하신 시댁어른들 특히 시어머니

너무 마음 아프고 불쌍하고 잘해드리고 싶지만 마음이 열리지 않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잃은 똑같은 상처가 있는 우리가 서로마주 한다는 것이

너무 아프고 싫습니다

이제 시댁과의 관계를 어찌 해야 하는지 서로보면 아프고 불편한 관계....


너무 장황한 얘기들이었는데

이제 설날이 다가오면 어찌해야 모르겠습니다

남편 시댁이 큰집이여서 기독교식으로 추도예배를  보곤했는데

남편제사 문제를 어띠해야 할까요. 

시댁에서 지내는지 아니면 내가 따로 지내야 맞은지

하지만 내가 무교라  기독교식으로 찬송가 부르고 예배를 보며 추도식을 할수도 없고

유교식으로 음식차리고 하는 거 역시 아이들이 어리는 주관할수도 없고

아마 유교식으로 음식차리고 하면 시댁에서 난리 날것 입니다

아직 그 사람이 운명했다는 느낌도 없는데 제사 지내는것이 실감 나지 않네요

 


생각으론 우리때부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게 납골당도 가지 않고 제사도 안 지내려 했는데

또 사람이 이렇게 허망히 가니 무엇가 해주어 혼이라도 달래주고풉니다

아직까지 남편이 이세상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고 그 어디엔가 살아 있을것 같은데

오랜 우울로 하루종일 현관밖에도 나가지 않던 내가

이제 세상에 내던저져 이제 생업을 찾아야 하고 아이들에게 아비의 몫까지 해주어야 합니다

작년 1년동안 남편을 간호 하면서 많이 절망했고 주위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친구도 잃었습니다

이제 오롯히 홀로 살아갈 세상

어제 1월 15일 우리의 19년 결혼기념일 납골당 사진속의 남편은 웃고 있는데

전 두아이의 손을 잡고 아랫입술을 깨물고 웁니다

 

 

 

 

 

IP : 61.253.xxx.15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6 3:38 PM (114.206.xxx.240)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힘든 날을 잘 지내 보내시고,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길 빌어봅니다...

  • 2. 따뜻한 날
    '12.1.16 3:39 PM (110.35.xxx.7)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위로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 3. ...
    '12.1.16 3:40 PM (27.1.xxx.98)

    원글님 아이들도 보듬고 자신도 보듬고 어서 기운차리세요...
    내가 힘드니 주위가 다시 보이지요...저도 그랬으니까요...
    참 결론내리기 힘든 남편분 제사문제도 있고 아직은 많이 힘드시겠지만
    기운내세요..앞으로는 좋은일만 가득할거예요

  • 4. 정말
    '12.1.16 3:44 PM (119.203.xxx.138)

    암환자를 두고도 아내와 부모님과의 갈등이....
    암환자 그 자체로도 힘든 일인데
    또 다른 상처를 만들었으니,
    원글님 힘내세요.
    아이들도 있으니 산사람은 살아야지요.

  • 5. ㅜㅜ
    '12.1.16 3:54 PM (58.234.xxx.93)

    님 행복하셔야 해요. 저도 기도할께요.

  • 6. ...
    '12.1.16 4:06 PM (123.109.xxx.36)

    혼이라도 달래고프다는 말씀 뭔지 알것같아요
    유교식제사도 기독교식추도예배도 딱 마음에 차지않으면
    이렇게생각해보세요
    남편을, 아빠를 이날만큼은 기억하고 남은가족이 모여서 얼굴보는게 기쁘고
    훗날 참가자가 늘더라도 (자녀혼인) 부담없이 이날을 기다릴수있는 형식이 뭘까...
    원글님마음이 편한 방법을 찾아가세요
    아이들이 그방법을 배우고 나중에라도 나를 기억하고 싶을때 흔쾌히 받아들일방법을요..

    전 아이들과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날로 정했어요
    초가을이라 산소 뒤 숲도 참 좋아서 소풍가는날로 하려다가..그냥 맛있는 특별식 해먹고
    천주교 기도문 중에서 몇가지 서로 기도해줍니다

  • 7. 토닥토닥
    '12.1.16 4:08 PM (110.9.xxx.205)

    위로를 드려요.
    저와 비슷한 연배인듯 싶은데ᆞᆢ
    전 얼마전 엄마를 잃었습니다.
    가족잃은 슬픔과 상실감이야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특히, 남편을 잃는다는건 정말ᆢ
    힘내세요.
    님은 아이들의 하나밖에 안남은 부모니까요.
    아마 남편분도 한 자식을 잃고 또 한자식마저
    잃어야하는 자신의 부모를 생각해서 따라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사는 남편의 종교에 따라 하세요.
    아무런 종교가 없는것 보다는 남편이 믿었던 종교대로 하는게 더 위안이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남편의 제사는 님과 아이들이 함께 주관하는거구요.
    시집의 친족들이 같이 와서 참례해도 됩니다.
    시집에서는 그윗대의 제사나 차례를,
    님은 남편분을 위해 제사나 차례를 준비하고 지내면됩니다.
    힘내시고 아이들과함께 남은 생 편안하시길 기도합니다.

  • 8. 노고소
    '12.1.16 4:35 PM (122.34.xxx.12)

    위로 드립니다
    젊음이 있으니 아이들 데리고 열심히 사세요
    힘내시고 잘 살기를 바랍니다.

  • 9. ...
    '12.1.16 5:58 PM (59.9.xxx.209)

    더욱더 힘내시고 화이팅 !!!!!!!!!!!!
    행복하세요 .

  • 10. .......
    '12.1.16 8:16 PM (218.153.xxx.90) - 삭제된댓글

    저랑 결혼을 비슷하게 하신것 같네요. 연배도 비슷하실것 같고..
    힘내세요. 그리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세요. 괜히 눈물이나 더 이상 위로를 못드리겠습니다.

  • 11. 섭이네
    '12.1.16 11:38 PM (61.253.xxx.153)

    소중한 댓글 주신 모든 님께 감사드립니다

    암에 걸렸다고 하면 주위에 반응은 무슨 천형이나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동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서 환자를 지켜고 나를 추수리는 것도 제 업이었습니다

    남편이 발병을 하고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분법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과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


    대형병원의 냉대와 환자를 상업적으로만 실험적으로 생각하는 대체의학병원

    환자의 인권과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점점 잃어 가는 현실

    그곳에서 남편은 여한만 남기고 운명했습니다

    제가 일년동안의 일을 모두 글로 남기면 브래인 같은 드라마 몇편은 나올것이고

    도가니 같은 영화가 몇편 나올것입니다

    하지만 나 또한 남편에게 죄인이기에 .............

    한번 얘기하면 하소연이고 한소리 자꾸하면 징징거리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제 이야기를 이곳 하소연하여

    많은 감사와 위로를 얻습니다

  • 12. 푸르른날
    '12.1.17 10:26 PM (211.215.xxx.94)

    힘 내세요....
    잘 이겨 나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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