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차남이고 시댁과 큰시누이(둘째)가 같은 신도시에 삽니다.
시아버님 살아계실 때는 시부모님집에서 명절을 했는데
시어머님이 요양원으로 들어가시고 나서 절대로 형님네가 모시지를 않네요.
명절 때 다른 분들은 외출을 하는데 형님네는 어머님을 모셔서 명절을 할 생각이 전혀 없나봐요.
세배를 해야 하는데.... 요양원에서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해피 뉴이어. 이런 인사로 때울 수는 없잖아요.
우리 애들은 큰 아빠라고 세배도 못할 신세.
그래서 작년 설날에 저희 집에 어머님을 모셨고 형님네보러 저희 집으로 오시라고 했어요.
그리고 여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어요.
추석때.
남편이랑 대판 싸웠네요.
아무리 형님네가 교회에 다니신다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첫 추석.
안그래도 시누이가 아버님 제사를 앞으로 저희보러 하라고 해서 기분이 안좋은데...
뭐 그전에도 그랬지만 추석날 아침이 되도록 연락이 없어요.
그 추석에 어머님을 저희 집으로 모시면 앞으로 제사가 진짜 제 차지가 될 거 같아서
제가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가 싸움이 난 거죠.
추석날 형제들은 요양원으로 방문을 왔었대요. 우리는 싸우느라 못가고..
추석 다음날 어머님 모셔 오라고 해서 점심 저녁 대접했었어요.
그리고 조용히 살아줬네요. 싸움 안 걸고..
오늘 아침에 남편이 다음 주 설날에 어머님을 저희 집에 모셔온대요. 1박2일로..
제가 집안 행사를 우리 집에서 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데...
오늘 아버님 묘소에서 5형제(아들 셋, 딸 둘) 가족이 전부 모였거든요.
아주버님은 여전히 효자모드로...
명절 당일은 일을 하시고(교대근무) 화요일은 쉬신다고, 화요일에 요양원에서 만나재요.
그럼 명절 당일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우리가 대표로 어머님 뵈러 가야겠죠.
울 남편. 근데 세배는 어디서 하냐고, 나 조카들 세배 받아야 한다고 우리집으로 오시래요.
(세뱃돈 작년에 신사임당으로 뿌렸네요)
시누이도 처음에는 '어머님 모시고 밖에서 만나서 밥 먹자' 하다가,
'아 세배가 있네' 저를 보면서 자네 집에서 해야겠다... 이러네요.
아주버님네 오면 자기에게 연락하래요. 조카들 세배 받으러 온다고...
제가 아무리 집안행사를 좋아한다해도 이거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못살고, 집 좁고, 어머님 요양원에서 멀다고 집 공개를 절대 안하는 형님네...
어머님 요양원이랑 가깝다고 이제 명절은 우리 차지.
그냥 명절도 아니고 시부 돌아가셨으니 뭐라도 차려야 하나. 그러면 차례가 되는건데...
설날 다음날 만나니 안해도 되겠지만...
울 형님네 진짜 너무해요. 평생 소극적으로 살면서 만나면 효자모드.
어머님마저 돌아가시면 교회 다닌다는 핑계로 아무 것도 안할 것이 뻔하고.
남편보다 시댁사람들 때문에 평생 우리 부부사이 안좋게 살고 있네요.
아참, 울 형님.
오늘 울 아이 대학 좋은데 붙었다고 껴안고 볼을 부비는데, 헉 했네요.
항상 왜 저리 과잉행동을 하는지.. 지 할도리나 좀 찾아서 하지...
헤어지면서 저에게 한마디. "동서 떡국만 해. 내가 과일은 사갈께"
(우리집에 과일 박스로 많은데, 그리고 어찌 떡국만 하나요. 울 형님 진짜 너무 한다)
저희 집 과일 많다고, 연락 드린다고 했어요. 왕창 해오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