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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한테 서운한데 제가 이상한가 봐주세요.ㅠ.ㅠ

ㅠ.ㅠ 조회수 : 2,557
작성일 : 2012-01-11 21:47:07

저희 남편 아침 일찍 출근했다가, 정말 여러 사람을 서서 만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

거의 저녁을 이 시간에 먹습니다.

겨울처럼 바쁜 시기에는 정말 피곤해하고 집에 오면 밥 먹고 곯아 떨어지기 바쁜사람입니다.

저는 아이 둘 키우는 전업이고요.

그러다보니 집안일은 물론 아이들 돌보는 일 거의 전부를 제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방을 치우다 말아서

남편 자는 자리는 펴두고, 저랑 딸들 자는 자리를 개어서 남편 자는 이불 위에 두었는데

남편이 저녁 먹고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자더라고요.

엄청 힘든가보다..하고 따라들어갔는데

제 이부자리 개어둔 건 그대로 두고 본인 몸만 쏙 들어가서 누웠더라고요.

그런데, 그 모습이 어찌나 밉던지요.

본인이 잠자리를 마련하려면 제 이불을 치워야하는데, 치우자니 펴두어야 할 테고, 피곤하니 그냥 자는 겁니다.

그래서 제 이불 펴놓고 나와서 아이들 씻기고 자고 났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남편한테 어제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내 이불도 좀 펴주면 안 되는 거냐고 했더니

냉큼 안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장에 있는 제 이불을 펴놓고 나오더라고요.

그러더니 너도 피곤하면 밥 엉망으로 해놓고 미안하다고 하지 않느냐고 그거랑 뭐가 다르냐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나는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밥 신경 못 썼으니 미안하다고 하지 않느냐고. 그리고 정말 미안해 한다고 하면서

"내가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이불을 못 펴겠더라. 그게 정 그렇게 서운했으면 미안하다."고 말해주면 좋겠는데

그래도 수긍이 안 가고 본인 피곤한 이야기만 하는 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다시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네요.

그래서 제가

부부는 아무래도 남이다보니까 서로 신경 써주고 말이라도 이쁘게 해야 좋은 사이가 오래 가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그냥 웃어넘기고 말 뿐, 입장을 바꾸지는 않네요.

이런 일에 서운해하는 제가 너무 속이 좁은 건가요? ㅠ.ㅠ

 

IP : 218.236.xxx.4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1 9:52 PM (114.203.xxx.124)

    저도 살면서 걍 그러려니 합니다.
    남편이 많이 피곤했나 보다 했어도 되지만
    님 말에 남편 대답을 보니 좀 서운할만 하군요.
    저도 전업에 애 둘 키우지만 집안일엔 전혀 남편 도움 받을 생각 안하고 살아요 ㅠㅠ
    남편도 회사 생활이 힘들다 보니 서로의 위치에서 걍 묵묵히..........

  • 2. 편하게
    '12.1.11 9:57 PM (210.206.xxx.148)

    남편이 정말 힘들었나보다라고 생각하시고 한번 넘어가세요

  • 3. 행복한생각
    '12.1.11 9:57 PM (1.240.xxx.169)

    조금 서운한건 맞죠.. 사실 원하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인데.. 꼭 똑같이 양보 없이 맞받아치는 말 뽐새가 서운한거죠..

    그런데.. 이불 펴놓고 웃어 넘기며 말하는 남편이라면 괜찮은 남편입니다.. 그냥 여기에다 이렇게 화풀이하시고요 많이 사랑하세요~~ ^^

    원글님 글쓴거 봐도 남편분 많이 이해하고 사시는 것 같아요.. 많이 피곤해서..여러사람 만나고.. 말투에 착함이 묻어나세요 ^^

    남편분 다음에는 기억해놨다가 이불주실것 같아요

  • 4. ..
    '12.1.11 9:58 PM (61.43.xxx.57) - 삭제된댓글

    서운할수 있습니다..저라도 서운할거같아요..근데 남편도 별다른 의도없이 한거니까 그러려니 하세요ㅜㅜ진짜 그냥 너무 피곤했나보죠..나름 피곤해서 내몸하나 눕히고 잠든건데 그일로 미안하다고까지 얘기해야 한다면 별거 아닌 일로 비난한다 생각할수 있을거 같으니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시고 넘어가시는게 어떨까용?

  • 5. ..
    '12.1.11 9:59 PM (112.149.xxx.11)

    저도 윗님처럼 전업이다 보니 묵묵히 제일하면서 살아요.
    가끔 남편이 도와주면 고맙지요..
    울 신랑 저희 부모님에게 하는말이 자기는 집안일 하지도 못하고 할생각도 없으니 제가 집에서 살림만 해줬으며 하더라구요... 그말이 나는 집안일 시키지마 ... 바라지도마 ...하는것처럼 들렸어요

  • 6.
    '12.1.11 10:02 PM (121.147.xxx.151)

    아무리 남편이 피곤해하더라도
    그렇다고 입 닫고 늘 불평은 안으로 불만은 집어 넣어버리면
    언젠가 폭발합니다.
    앞으로 50년 더 살아야하니 한 번쯤 불평불만 이야기해야 해요.

    헌데 말할때는 당신이 참 피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안됐었다
    우리 가정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당신 모습을 보면 미안할때가 많았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어제 그런 일을 보면서는 좀 화가 나긴 하더라고 ~~

  • 7. ㅠ.ㅠ
    '12.1.11 10:03 PM (218.236.xxx.40)

    행복한 생각님 감사해요. 님 댓글에 마음이 많이 풀어지네요.
    저 좁다고 해 주신 분들도..감사합니다. 저를 많이 돌아봐야겠네요!

  • 8. ㅠ.ㅠ
    '12.1.11 10:04 PM (218.236.xxx.40)

    아..음님 댓글도 정말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네요.
    저도 그렇게 말하도록 애써야겠어요!

  • 9. 저는
    '12.1.11 10:54 PM (58.234.xxx.93)

    음님하고 비슷하게 말은 하는데 순서가 좀 다르네요.
    내 이불도 펴주지 그랬어. 어째 혼자만 쏙 들어가 자더라?
    근데 너무 곤하게 자더라..얼마나 피곤했으면. 그래서 내가 한번 봐줬어.
    라고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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