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오징어도 급등
물가 압력이 가장 심한 쪽은 과일이다. 지난해 여름철 장마가 장기화되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 9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신고 배 15㎏ 상품 가격은 4만4546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3만9291원)보다 13.4% 올랐다. 후지 사과 중품 10㎏ 가격도 2만9757원으로 일주일 전(2만3756원)보다 25.2% 뛰었다.
제수용품으로 많이 쓰이는 품목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밤(상품ㆍ40㎏)은 작년 초 9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78.9% 급등했다. 대추(상품ㆍ14㎏)는 13만5000원으로 35% 올랐다.
호박 고추 등 채소 가격도 무섭게 뛰고 있다. 9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호박(1㎏ㆍ상품) 가격은 6일 기준 2431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1813원)보다 34%나 오른 셈이다. 청양고추(100gㆍ상품)도 1280원에 거래돼 지난해 말 976원보다 31.6% 급등했다.
쪽파(1㎏ㆍ상품) 가격은 같은 기간 4698원에서 5762원으로 22.6%나 올랐고, 시금치(1㎏ㆍ상품)도 4227원에서 5049원으로 19.4% 올랐다. 풋고추(100gㆍ상품) 가격은 지난해 말 1038원에서 6일 현재 1190원으로 14.6% 상승했다. 이 밖에 같은 기간에 가시오이 가격이 6.3%, 대파가 6.5%, 적상추가 6.8% 뛰었다.
갈치, 오징어, 명태 등 명절 인기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지난해 내내 폭등세를 보이며 '다이아몬드보다 비싸다'는 말을 낳았던 갈치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갈치(중품ㆍ1마리) 가격은 지난해 말 5363원에서 현재 6137원으로 14.4%나 더 뛰었다. 오징어(중품ㆍ1마리)도 같은 기간 도매가격이 15% 가까이 올랐다.
반면 한우 가격은 최근 소값 파동 영향으로 소폭 내렸다. 한우 불고기(100gㆍ1등급) 가격은 지난해 말 3284원이었으나 6일 3114원으로 5.2% 하락했고, 한우 등심(100gㆍ1등급) 역시 같은 기간 6115원에서 5838원으로 4.5% 떨어졌다.
이처럼 올해 시작과 동시에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설날이 평년보다 일러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과일이나 갈치 등 일부 수산물은 작황 영향으로 공급이 심하게 달리는 양상이라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9일 발표한 '설 성수품 지수 및 가격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평균 가격과 비교해 13.8% 오른 수치를 기록했으며, 사과와 배 등 과일류 물가 급등이 평균 57%로 큰 상승폭을 보였다. 또한 농업관측센터가 9일 발표한 '설 성수기 과일 출하 전망'에 따르면 사과는 3만4000t가량으로 지난해보다 3% 적을 전망이며, 배는 5만t 정도로 2%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현재로서는 큰 걱정거리는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이후 수확한 물량이 저온 저장돼 올해 설에 출하되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큰 폭으로 수확량이 줄진 않았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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