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은 야당소속의 유명한 분입니다.
얼마 전에 의정보고회를 한다는데 처음엔 굳이 가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참석해서 아파트 현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달라"고 방송을 하더군요.
아니.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겨우 아파트민원을! 이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열 받아서,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궁금해서 가봤습니다.
뭐.. 가보니 의정보고회가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인식될만하구나 싶었습니다.
동네에서 명함있는 분들만 소수 참석한 느낌.
총선 앞두고 서로 인사나누는 자리인 듯한 느낌.
잘못왔구나 싶었어요.
영상물 상영 후, 국회의원께서 직접 의정활동에 대해 이야기하시는데
FTA 언급은 안 하시고 질문받으시더군요. 한미FTA를 강력히 반대하는 분이신데 말이죠.
저는 솔직히.. 지역민들이 관심없어하더라도.. FTA의 폐해에 대해서 먼저 말씀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한미FTA가 생활근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내 집 앞에 도로 하나 더 놓이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인단 등록이야기, 한미 FTA, 10.26부정선거, 총선 연대 등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의원님 대답은 대충 이랬습니다.
민심이 돌아선 것을 반영한 것이다, 한미 FTA는 폐기되어야 한다, 국민이 뜻을 보여주어야 한다.
총선 연대는 하겠지만 사람이 많아서...(말끝을 흐리셨어요)
대선은 경선으로 확실하게 후보단일화하겠다.
의정보고회가 끝나고 의원님이 제게 물으시더군요. 어디서 온 누구냐고.
그냥 동네주민이라고 대답하려고, 저는 사회활동은 하지 않고..라고 말하기 시작하는데
벌써 제 손 놓고, 몸 돌려서 다른 분하고 악수하고 계셨습니다.
순간 멍해졌어요.
아... 이 분... 정치인이지.. .난 명함없지...
그냥 주민이라고 대답할 것이지 뭐하러 서론을 길게 했나.. 말주변도 없으면서..
총선에서 야당간 후보단일화는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징적으로 몇군데에서 하는 것외에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의원이라도,
한미FTA에 관심많은 유권자들이 모인 장소가 아니라면, 굳이 선거유세장에서 FTA를 언급하지는 않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총선 이슈를 FTA로 만들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새로 뽑힌 국회의원이더라도 반대에 필요한 명분을 만들어주기 전에는, 등 떠밀려 반대에 나설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미권스에서 선거인단 등록을 많이 하니, 정봉주 전의원 면회하려고 줄 섰다는 기사도 생각나고..
오늘도 그들만의 팔아먹기, 돈 챙기기는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이래저래 씁쓸하고,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