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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매너로도 어쩔 수 없는 강한 기질탓이 있다고 봐요.

.. 조회수 : 2,319
작성일 : 2012-01-08 17:24:17
어린이 도서관에서 1시간 정도 대학생 고등학생 언니들이 미취학 아동들에게 
영어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이 있어요. 

다들 앉아서 듣는데, 책을 펼쳐 들면 정가운데 아이만 빼고 양쪽에 앉은 아이들은 
각도에 따라 조금씩 덜 보여요.
그 중에 한 아이가 있는데 이아이가 좀 특이해요.  
안보여요, 이쪽으로 책 좀 보여주세요.  그런 말을 스토리텔링 하는 동안 한 열 번은 하더라구요,
다른 애들도 한 번씩은 하는데. 얘는 아예 과외처럼 언니가 자기쪽에 맞춰주도록 끊임없이 주문.

상대방에서 뭔가 정당한 요구를 하는 건 중요한 기술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편인데
얘는 요구가 너무 많아 전체 흐름을 다 깨어 놓아요.    
언니가 어떨 때는 맞춰주고 어떨 때는 잠깐만 나중에. 이러고 질문을 컷 시키기도 하더군요.  
조율과 배려를 가르치는 게 중요한데, 얘는 자기가 원하는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같더라구요. 
배려를 체득하려면 남들보다 한 3배는 본인이 노력해야 하는 기질도 있는 거 같아요. 

수업 다 끝나고 저희 아이와 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전혀 안면도 없던 얘네 엄마가 
전후 설명없이 갑자기 남의 대화에 끼어 들어 빚쟁이처럼 " 그곳 어디에 있어요 ? "  그러는데 참 당황스럽더군요. 
교육적으로 중요한 정보라 생각해서 알아내려는 마음이 강하니까 약간의 포장이나 배려도 없이 너무 무례하게.
나쁜 의도는 아니고 자식교육을 위해서 막 알아내려는 심정도 이해되어서 불쾌할 정도는 아닌데, 
원하는 것, 원하는 말은 꼭 자기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도 있구나. 싶더군요. 

놀이터에서 그네 탈 때나, 너무 배려심없이 자기 원하는 것 관철하려고 상대에게 계속 집요하게 
뭐라 그러는 아이들은 보통 부모도 비슷한 성격인 경우가 있어요.  

 

IP : 114.207.xxx.16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8 5:25 PM (211.237.xxx.51)

    애들 소꼽놀이 시켜보면 집에서 엄마아빠가 하는 말투 다 나오죠 ㅎㅎ

  • 2. 당연하죠
    '12.1.8 5:27 PM (65.49.xxx.10)

    학교에서 애들 보세요. 같은 교사에게 같은걸 배우는데도 아이들 매너는 각양각색이잖아요.
    학부모 보면 역시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는.

  • 3. ,,,
    '12.1.8 5:28 PM (110.13.xxx.156)

    기질도 유전 맞아요 어떤 의사는 어릴때 음식 까탈스러운것 까지 유전이라는 얘기도 하시던데요

  • 4. ...
    '12.1.8 5:31 PM (121.168.xxx.43)

    그 부모와 아이의 경우는 그 말이 맞지만
    틀리는 경우도 있어요.

    저희 아이가 원글님이 말씀하시는 남자 아이 스타일이에요. ㅜ.ㅜ
    저는 다른 사람한테 민페 끼치는 거 너무 싫어하는데.. 자식이 그러니
    정말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아이도 많이 혼내는데..
    아이가 쉽게 고쳐지질 않아요.
    그애 비해 둘째는 한번 주의 주면 딱 지키는 타입이죠.

    같은 엄마 밑에서도 아이가 이렇게 달라요.

    대부분 아이를 보면 그 엄마가 보인다고 하죠.
    저도 제 아이 키우기 전에 그리 밑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많이 안 키우니까
    한 둘 키워보고.. 그 아이 부모에 대해서 선입견을 갖는데..

    사실 아이들은 부모의 성향을 많이 받는 아이도 있지만
    타고난 기질이 부모의 성향과 다른 아이들도 있어요.

    저도 성향 다른 아이 둘을 키우면서
    남의 자식과 부모에 대해서 내가 보는 면이 다라고 생각 안하려고
    합니다.

    원글님 제목대로 기질이 부모와 상관없는 예외가 있으니까
    부모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거나
    아이의 모습으로 부모를 판단할 때는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으려구요. -_-;;

  • 5. 솔직히
    '12.1.8 5:35 PM (114.207.xxx.163)

    아무리 도서관 공짜수업이지만, 그래도 수업을 좌지우지 하려는
    그 아이 볼 때마다 어이 없어요.
    그 모녀 입장 이해해 보려고, 최대한 감정이입해서 쓴 글이예요 ^^
    제 자신을 설득하고 다독이는 글.

    점 세개님 말씀도 유념할께요, 글 쓰기 정말 잘했네요.

  • 6. ㅇㅇ
    '12.1.8 5:35 PM (211.237.xxx.51)

    음... 제가 봐도 .. 개중에는...
    부모보다 훨씬 나은 기질의 아이가 있더라고요..
    부모는 아닌데.. 아이는 굉장히 도덕적인 경우도 있고요...
    기질과 유전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
    아마 뭐 윗대에서 어디 좋은 유전자를 받고 태어난아이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7.
    '12.1.8 5:43 PM (114.207.xxx.163)

    아이가 아무리 민폐 끼쳐도 그 부모가 타이르는 제스츄어만 해 줘도 살짝 해 줘도
    주위사람의 마음은 많이 풀려요, 그게 아닌 부모들이 많으니 성토하는 거지요.
    그리고 아이들은 원래 다 자기 중심적이예요, 어른들도 그걸 감안해요.
    그걸 매너로 다시 덧대는 게 쉬운 일이라곤 생각 안 해요. 본성을 역행하는 걸 수도 있어요.

    저는 배려나 예의란 걸 굉장히 유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분위기가 기 센 사람에게 좌지우지 되거나 치이는 느낌을 워낙 싫어해서 그런 면도 있구요.

  • 8. -_-
    '12.1.8 10:09 PM (61.38.xxx.182)

    부모를 정확하게 안닮을수도 있지만, 부모도 자식과 똑같은경우는 대책이 없죠. 양육자가 그모양이면, 아이는 부모처럼 크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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