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교대나와서 교사 말고 다른 일 하시는 분 있나요?

blank 조회수 : 9,938
작성일 : 2012-01-06 19:29:18
제목이 곧 내용.
교사 외에 다른 진로를 생각해보는 중인데..조언을 얻을 곳이 딱히 없네요.
안정적이고 방학있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직업이고 얼마나 좋으냐..는 얘기들 많이 들었고..저 스스로도 그런 소위 교직의 장점들에 이끌리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큰 반발없이 입학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체념 비슷한 상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수능을 크게 망쳤고 어지간한 사립대 가기에는 경제적인 상황도 좋지 않았고..
4년 내내 강의들을 때마다 교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의무감과-나는 그렇게 되기 힘들 것만 같다는 생각에 짓눌려 지냈습니다. 그다지 사교적이지 못한데다 세세하게 모든 걸 계획하고 짜맞추고 나서야 마음 편히 앞에 나설 수 있는 성격이라 사람들과 자주 부딪치고 온갖 인간관계의 중심에서 명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교사의 삶이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자주 들더군요. 초등학교에서 했던 실습은 실수 투성이였고 종종 자책감에 싸여 우울하게 끝났습니다. 휴학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집에서는 납득하시지 못하더군요. 졸업장이라도 일단 따고 생각해도 괜찮지 않냐고.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지방 국립대라도 일반 대학에 다녔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일단 졸업하고 2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아두고 나니 임용고시를 제외한 길들이 더 막막하게 느껴지네요.
학교에서는 TO확보하기 위한 투쟁 얘기나 들리고, 주변에서는 교사 외의 진로를 택한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고, 한 방향으로 굳게 난 철로 위에 있는 느낌입니다. 교사의 길이 아니면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식. 교대에서 특출나게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다보니 제 시간은 고등학교 때 그대로 멈춰버린 것만 같고 넓고 깊고 영악하게 돌아가는 교대 밖 세상에 한참 뒤쳐져버린 느낌입니다.
교사가 되어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시험에 올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낫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기대하시는 주변 분들이나 저나 그게 가장 나을텐데...문제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마음을 다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까지 홀로 틀어박혀 머리 싸매고 있었지만 저와 비슷했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신 다른 분들 상황을 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게..본의아니게 넋두리처럼 늘어져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IP : 121.131.xxx.21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6 7:31 PM (110.13.xxx.156)

    님같은 분이 의외로 잘할수도 있어요. 못하고 실수하는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아이들이 싫다 이러면 어쩔수 없지만
    본인이 실패를 많이 한분이 아이들 가르치면 잘다독이면서 가르치더라구요

  • 2. ......
    '12.1.6 7:37 PM (65.49.xxx.74)

    교사가 적성이 아니시라는건가요? 그러면 혹시 다른 적성이 뭔지 본인은 아세요?
    주위에 교대나와서 제빵에 취미붙였다가 파티쉐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교대 나와서
    꼭 교사하라는 법도 없는데..일단 자기가 좋아하는걸 알고 자격증 따고 취업하면 되죠.
    82에선 교대를 너무 선망하기 때문에 원하는 답변이 달릴까 싶네요.

  • 3. 별맘
    '12.1.6 7:47 PM (183.109.xxx.85)

    저아는 언니가 교대나와 초등학교샘하면서 대학교편입, 대학원공부 계속했어요.
    장학사도 하시고 지금은 고등학교 교장이세요.

  • 4. ..
    '12.1.6 8:05 PM (119.202.xxx.124)

    그런데요 원글님
    그다지 사교적이지 못한데다 세세하게 모든 걸 계획하고 짜맞추고 나서야 마음 편히 앞에 나설 수 있는 성격이라????
    그런 성격때문에 교사 되기를 망설이신다면
    다른 직장에 가면 더 못견딥니다.
    초등 교사는 자기만의 세상이에요. 자기가 아이들과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거죠.
    그렇지만 일반 직업들은 세상 모든 군상들과 얽히고 설키고 갈구고 정말 니가 안죽으면 내가 죽는 전쟁터 같은 경쟁이에요.
    교사를 못하실 정도면 다른 직장은 더 힘듭니다.
    과외 정도는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초등학생은 과외 수요가 거의 없쟎아요.
    중고등학생은 교대나온 선생님을 선호하지 않을 거구요.
    그럼 혼자서 작업하는 프리랜서, 작가 등등 있겠는데 그게 먹고 살기 힘들죠.
    요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그리고 윗님 말씀처럼 님과 같은 분이 의외로 교사 되시면 잘할지도 몰라요.

  • 5. 음...
    '12.1.6 8:05 PM (121.138.xxx.61)

    휴직중인 교사예요. 아무래도 교대는 진로가 99% 정해져 있죠.
    주위 친구,선후배 모두 한 길을 바라보고 간다는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노력하지 않으면 우물안 개구리같이 되기 쉽구요. 다른 길 가는 분들 거의 못봤어요.
    도리어 다른길을 가다가 교대로 오는 분들만 많이 봤구요.
    1년 교대 다니다 대입 다시 봐서 한의대 들어간 후배는 봤는데,경우가 다르죠?. 교대졸업하고 kbs 기상캐스터 하는 후배도 있다고 하네요. 저도 tv에서 몇번봤어요. 어떤 선배는 리포터로 몇몇 프로에 얼굴을 내밀기도 했는데 (워낙 끼가 넘치던....) 교육학을 전공했으니 공부를 그 방향으로 잡고 아동상담이나 교육행정직으로 나가보는것은 어떨까요? 작년 제 선배는 맨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장학사 시험 붙어서 지금 교육청에 있거든요.

  • 6. ..
    '12.1.6 8:15 PM (119.202.xxx.124)

    교사를 해야만 장학사가 됩니다.
    교사 하면서 대학원 공부도 했다는 이야기죠.
    사실 대학원 안해도 시험 잘치면 장학사는 될 수 있어요.

  • 7. 저요
    '12.1.6 8:15 PM (14.63.xxx.41)

    교대나와서 초등학생 대상 문제집, 참고서 만드는 회사에 취직했어요.
    관심있던 다른 직종도 서류 합격 했었고요.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음 좋겠네요.

  • 8. 선배로서
    '12.1.6 8:54 PM (116.37.xxx.141)

    남과 같은 고민하고
    결국 교사의 길을 포기했는데요
    지금과 생각하니 말씀대로 포기한거였어요

    전 교대는 아니고 사대였는데....임용 자신 없었구요
    사립학교 갈수 있었는데 어쩜 그리 말도 안되는 (지금 생각해보니) 이유로 쳐다도 않봤네여

    일단 임용 통과하고 몇년 경험후에 정하셔도 늦지 않아요
    이거다!!!!! 하고 싶은게 있는것도 아니잖아요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는 그 분야에 어느정도 일해봐야 아는거잖아요
    님처럼 많이 고민한 분이 되려 좋은 교사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 9. 초등교사
    '12.1.6 11:10 PM (116.126.xxx.178) - 삭제된댓글

    13년차인 선배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해도 되구요... 저도 교직에 뜻이 없었는데 부모님 권유로 교대를 진학했고.. 대학 4년 생각없이 다니다 ( 그럭저럭 학점 따고, 임용준비하고.. 나름 평범한 교대생들보단 좀 버라이어티하게 놀아보기도 하면서..) 교사가 되었는데요.. 처음 몇년간은 적성에 안맞는 것 같기도 하고 내 자신이 만족하지 못해 약대 편입 공부도 해보고 했지만.. 지금은 너무 만족하며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주로 5,6학년을 많이 가르치는데.. 물론 힘들때도 있지만.. 정말 저로 인해 즐겁게 학교다니고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학부모님들 덕분에 하루하루 힘내며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답니다. 남편은 전문직인데.. 직업적인 만족이나 행복도를 본다면 제가 훨씬 우월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일단 아주 젊으시고 앞날이 창창하시니... 부딪쳐보라고 말씀드려보고 싶구요..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으시다면 일반대학원 진학하셔서 (제 주변엔 교직중에 일반대학원 진학해서 하고싶은 전공 공부하는 선배언니도 있었고 그만두고 외국 연수, 유학 과감하게 떠난 분도 계세요) 하고싶은 공부 더 하시면서 미래 설계해 보는것도 좋겠고요.. 다만 4년간 교사라는 목표로 달려왔으니 일단 한번 경험해 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구요.. 윗분 말씀처럼 님이 언급하신 성격.... 아마 일반 직장이라면 더더욱 적응하시기 힘들것 같아요. 회사나 공기업같은 조직사회.. 학교보다 훨씬 수직적이고 위계질서가 엄격하다는건 명백한 사실이니깐요..
    그래고 마지막으로.. 님처럼 교사 적성에 맞지 않다 등등의 이유로 겉돌다 결국 결혼하고 애키워놓고 나이먹어 돈 벌기 위해 (?) 학교로 다시 임용쳐서 돌아와서 민폐끼치는 분 계시던데 정말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는 교사자격증 있는 알바생들 받아 주는곳이 아니니깐요... 만일 교직을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라도 그런 길은 걷지 마셨으면... 교직에 사명감갖고 열심히 애들이랑 복닥이는 사람들 입장에선 그런분들 보면 서글프고 힘빠져요....
    아무튼.. 힘내시구요.. 교사자격증 있으시니깐 1년정도 쉬면서 임시교사 해보시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시는것도 좋을것 같고요.. 마음 느긋하게 갖고 고민하셔서 좋은 결정 내리시길 바래요. 화이팅입니다.!!!

  • 10. 윗글에 이어서..
    '12.1.6 11:26 PM (116.126.xxx.178)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막상 교직에 나와보면 사회성 좋고 적극적이고 활달하고.. 그런 성격보단 오히려 차분하고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의 교사들이 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더군요. 성격보단 본인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1년간 아이들을 이끌고 반을 잘 꾸려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답니다. 본인의 성격때문에 가보지도 않은길을 걱정하진 않으셨음... 모든 일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고 부딪치면 다 헤쳐나가게 마련이랍니다.

  • 11. ...
    '12.1.7 6:02 AM (75.156.xxx.35)

    포기하지 마세요...다른직장보다 훨씬 나아요..전 이민때문에 아쉽게도 그만뒀지만... 해보시고....정말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두셔도 될거 같은데... 하다보면 아이들과 정도 들고 나름 요령도 생기고 그리고 교실이라는 나만의 공간에서 그다지 간섭받지 않고...내 반 아이듣..정말로 소신껏 잘 가르쳐보고자 하는 사명감도 생기고..... 좋은점도 참 많은 직업이에요....

  • 12. 내안의사랑
    '12.1.7 11:14 AM (110.11.xxx.238)

    질문에 답만 드리자면..교대 나와서 교직에 조금 있다가 적성에 안맞아 다른 일 하시는 분은 극소수지만...
    .몇분 봤네요. 젊은 분들이었던 것 같은데....(05학번?)..
    작가 이지성 씨도 그런 경우고. 제가 위에 언급한 두 분은 교육관련 기업에서 일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본인이 무엇을 할 때가 행복한지..............생각해야 답이 나올 것 같네요.
    우선 한번 발 디뎌 보세요.
    그럼 이게 내 길인지 아닌지~~~ 그때 고민해도 늦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13. ....
    '12.1.7 12:33 PM (14.39.xxx.164)

    저는 20년차 초등교사예요. 저도 교대다닐때는 마치 고등학교 다닐때처럼 빡빡한 학교생활에 많은 과제들, 교생실습 등 쉴새없이 바쁘면서도 특별히 초등교육에 도움될만한 교수법을 배운것 같지 않고 갈등이 많았던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관련된 일으면 잘 할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교대에 진학했었어요. 제 성격상 교직의 여러 일이 많이 힘에 겨웠고 어려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힘든 만큼 분명 보람있고 가치있는 직업이라 만족합니다.
    님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세세하게 짜맞추어야 하는 성격때문에 힘드시지만 초등교사로서는 그것이 매우 필요한 자질이고 장점입니다. 나 자신은 힘들어두요. 초등교육은 중고등보다 훨씬 섬세하고 전문적인 교수법이 필요하지요. 학급운영할 때 생활지도, 학습지도하는 방법은 꾸준히 나만의 방법을 찾아나가면 됩니다. 교사커뮤티티, 내 주변의 동료교사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오는 훌륭한 분들이 많아요. 나 혼자 걸어가는 길이 아니기에 평생 배우면서 나의 인격도 다듬어 갈 수 있답니다.
    힘든 시기지만 4년간의 교대생활을 거치셨으니 임용 도전하시고 현장에서 좀더 부딪힌 후 진로를 다시 생각히시길 권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620 맛있는 어리굴젓 2 명절선물 2012/01/09 1,021
56619 통합민주당...누굴 뽑아야 될지 몰라요 21 ..허..... 2012/01/09 1,282
56618 시댁식구들과 가기싫은 여행 안가는방법있을까요? 5 난감.. 2012/01/09 3,769
56617 선택적 함묵증.... 아시는 분들 2 2012/01/09 1,220
56616 하늘색 민트색? 긴기장 점퍼..찾아요~. 이 제품도 봐주세요~ -_- 2012/01/09 443
56615 슐라젠 책가방 좋은가요? 1 ... 2012/01/09 1,801
56614 아파트에 살면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20 떡국한그릇 2012/01/09 4,100
56613 82앱에서 모바일로 바뀐후로 원하는글이 클릭이 잘안되요. ** 2012/01/09 463
56612 (속보)'문재인 최측근' 정윤재 전 비서관, 또 알선수재로 체포.. 13 타이밍 2012/01/09 2,955
56611 오늘 투표하신분... .. 2012/01/09 329
56610 대구 한복대여 할려면 어디가 좋을까요? 추천부탁해요^^ 2 추천부탁 2012/01/09 1,325
56609 미국에서는 먹을수 없고 한국에서만 먹을수 있는 과일이나 간식종류.. 7 밍밍이맘 2012/01/09 2,801
56608 가족모임하기 좋은 양식당 추천해 주세요~ 2 질문이요 2012/01/09 861
56607 오지랖 떠는 사람들의 심리? 4 흠냐 2012/01/09 3,769
56606 빽빽히 박힌거 못보는 병 있나요.. 33 소름 2012/01/09 4,539
56605 층간소음 무조건 참아야 할까요 2 참을인 2012/01/09 724
56604 김재동토크방송제목좀 알려주세요 1 christ.. 2012/01/09 325
56603 돼지고기불고기감3근사왔는데..뭘해먹을까요? 4 두가지 2012/01/09 719
56602 아픈 동네 엄마, 제가 너무 챙겨주는 걸까요... 왠지 맘이 아.. 18 -- 2012/01/09 7,242
56601 마트 입점 의류매장 어떤가요? 조언 구합니다~ 1 미니민이 2012/01/09 656
56600 유럽에서 산후조리.... 11 Funkys.. 2012/01/09 2,815
56599 영어 해석..ㅠㅠㅠㅠㅠㅠㅠㅠㅠ 4 rrr 2012/01/09 506
56598 중2, 초5 딸들과 함께 토욜 자원봉사 원합니다. 2 봉사 2012/01/09 690
56597 미국인 수녀님 선물 뭐가 좋을까요? (먹는것중) 7 선물 2012/01/09 1,375
56596 대학 새내기 파운데이션 어떤 제품을 주로 사용하나요 12 파운데이션 2012/01/09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