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진로고민

큰 고민이요 조회수 : 1,757
작성일 : 2012-01-06 13:10:24

저희 남편은 올해 39살-저는 34살, 저희는 결혼한지 2년차 부부구요.

아직 아기는 없고 올해 가지려고 계획중이에요.

 

남편이 외국계컨설팅쪽 일(직급은 부장,연봉8000)을 하고 있는데요, 요즘 들어 부쩍 더 힘들어 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남편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82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 남겨요.

 

 

남편은 고객 회사에 직접 가서 짧게는 3개월~길게는 1년 가까이 프로젝트로 나가서 일을 해요.

주로 서울에서 근무하지만 지방으로 파견 근무를 가기도 하구요.

 

지금도 지방의 모 회사에 파견 근무나와 있고, 저도 얼마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남편 따라 지방에 내려와 있구요.

 

결혼하기 전부터 남편의 업무는 많이 바쁜편이었는데, 지금 일하는 프로젝트는 아주 심한 것 같아요.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새벽 1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고, 밤을 새는 경우도 자주 있고,

주말에도 모두 나가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건강도 많이 나빠졌고, 피곤할텐데도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해요.

담배도 피지 않았었는데 하루에 2갑 이상 피는 거 같아요.

아침에 일찍 출근-새벽 퇴근으로 저희 부부도 거의 대화를 나누지 못하구요.

회사에서 이런 힘든 상황을 알고 인정해주면 좋을텐데, 회사에서는 프로젝트만 따고 나서는 프로젝트 진행이

어떻게 되든 관심도 없다고 하네요.

날 밤 새워 가며 일하고 있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어요.

지금하는 프로젝트도 점점 산으로 가고 있고, 본인은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여러 회사가 컨소시엄으로

하는 형태라서 서로 책임 떠넘기고 업무 넘기기에 급급한 상황인 거 같아요.

 

자상하던 남편이(평소에 제 투정을 다 받아주는 편이고 집안일도 요리 빼고는 다 남편이 해줌) 어쩌다 함께 있게 되도,

말이 없고 멍하게 있는 경우가 많으네요.

 

남편이 어제 오후 퇴근해서는 지금 프로젝트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회사에 이야기 했다고 하네요.

(그래도 업무상 1단계 마무리까지는 다 한 상태임)

 

요즘은 컨설팅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6개월 해야 할 업무를 반으로 줄여서 3개월 프로젝트로 만들어서,

업무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고 해요. 

회사는 영업만 신경쓰고,실제 일의 진행 과정에는 관심이 없고 책임지려하지 않는 그런 상황들이 많아 지고있다고..

 

 

지금 회사에는 건강이 나빠져서 서울 본사로 간 다음 몇 주~한달 정도 쉰 후에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을 해주던지

아니면 퇴사하고 싶다고 하네요.

 

작년에 남편이 업무에서 롤모델로 생각했던 분들이 업무 스트레스로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거나(2명이나),

업무만 몰두하다 보니 이혼하는 경우 허다, 하물며 템플스테이 3개월까지  다녀온 분도 계심..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본인이 하는 업무에 대한 정(?)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임원까지 되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거든요.

 

본인도 지금 일을 계속하다가(또 언제까지 할 수 있겠냐고 하면서 : 컨설팅은 수명이 짧다고 40대 초중반까지 밖에

못한다고 하네요) 위의 사람들처럼 될 수도 있다고,  요즘 힘들어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때가 있었다고 하네요 ㅠ.ㅜ

 

제가 봤던 남편은 다른 사람들보다 업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편인거 같아요,

문제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그런 완벽주의 성향과 책임감이 커서인지 회사 일에 더 민감한 거 같아요.

 

그러면서 저희 아버지가 지방에서 자영업을 하시는데, 거기가서 일하고 싶다고 하네요.

거기서 일하면 기한 마감에 시달리는 스트레스는 최소한 받지 않고, 저녘 8시면 퇴근할테니

휴가가 없어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 것 같다고요..

물론 영업일이라서 사람들 상대하고 더 힘들 수는 있겠지만, 기한에 대한 압박감은 없을거라서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더 나이들어서 사업(자영업)을 하더라도 지금 영업쪽 일부터 배우면 도움이 될거 같다고 하면서요.

 

저희 아빠가 하시는 일은 영업이구요,고객들한테 직접 방문판매하는 쪽이구요.

직원이 10명정도 되요.

큰형부가 10년 전부터 아빠 밑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고, 아빠는 곧 형부한테 다 물려줄 그런 분위기입니다.

 

음.. 저희 아빠가 남편을 받아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일하게 되면, 남편은 아마 저희 친정쪽에 평생을 종속된채 살게 되고, 친구 하나 없는 곳에서

살게 될텐데 살 수 있겠냐고 했더니 본인은 좋다고...

 

남편은 본인 집이 화목한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저희 집에 가면 화목하고 편하다고 부러워하고 좋아해요.

깐깐하고 성격 급한 저희 아빠를 존경(?)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장인어른은 참 대단하시다고..

저희 엄마랑도 어느 정도 코드가 맞는 편이구요.

 

저는 솔직히 계속 자영업하는 아빠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는 게 좋거든요.

영업이 또 만만하지가 않고, 사람들 상대하며 정말 어려운 직업이잖아요.

남편이 잘 해낼 수 있을지, 혹 이 일을 못하겠다고 했을 땐 정말 돌아갈 곳이 없는데,

그 땐 어떻게 해야할지..

남편의 그간의 경력,학력이 아깝기도 하구요, 남편이 이쪽 영업일을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요.

작년에 첨으로 장만해서 리모델링까지 깔끔하고 지방에 내려온다고 2개월 밖에 살아보지 못한 저희 집은

또 어떻게 해야할지.. ㅡ.ㅡ.

 

남편은 이번 설날 때 저희 부모님께 진지하게 의논드리겠다고 하네요.

 

휴...제가 남편에게 그냥 힘들어도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지금 회사 계속 다니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남편의 뜻을 따라야할지 모르겠네요.

 

 

 


 

 

 

 

 

 

 

 

 

 

 

 

 

 

 

 

 

 

 

 

 

 

 

 

 

 

 

IP : 122.202.xxx.8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마리아
    '12.1.6 1:34 PM (210.0.xxx.215)

    이런 짧은 글을 읽고 ... 조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요.
    그냥,,,,이런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묻기에 글 남겨요^^

    일단, 돈을 쉽게 벌수는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8000만원어치의 노동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고요.

    근데, 8000만원 이상의 노동 강도다 하면 일을 줄여야 하겠죠. 관두는게 아니고요.

    전, 고작 39살에 현재의 일을, 자신의 커리어을 0로 둔채 관두는 건 .... 아니라고 봅니다.

    거기다 장인의 작은 회사, 큰형부가 물려받게 될지도 모를 작은 회사에

    들어가겠다는건, 글쎄요. 분란이 안생긴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피를 나눈 가족끼리도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일을 하면서 지낸다는 거

    쉽지 않거든요.

    지금은, 남편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 좀 더 쉬운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처럼 보여요.

    제 남편도 일이 너무 힘들때는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 나이에 자신의 일을 관두고 ...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

    절대 쉬운 일 아니고요.

    만약 이직을 하겠다고 하면 현재의 일을 반으로 줄여서 투잡의 형식으로 하면서

    간을 보는 게 현명하다 생각합니다.

    ....

    상황을 알 것 도 같아요.

    원글님......걱정많이 되시겠습니다. 토닥토닥...

    전, 이런 고민이 생겼을때... a4 용지에다 인터넷 어디든 미친듯이 자료, 정보 다 찾아서

    장단점, 리스크 뭐 이런거 쭉 따져봅니다. 그리고 다시 상의해봐요... ^^

  • 2. 전직컨설턴트
    '12.1.6 1:39 PM (211.219.xxx.62)

    어느 회사인 줄 알겠네요. A모사죠? 업무량은 많지만 대우는 업계 최하위권을 자랑하는.. 10년 전이랑 지금이랑 부장 연봉이 똑같군요.

    영업도 스트레스 상당히 많이 받는 직종인데다가 장인어른, 손윗동서 밑에서 일해야 되면 고민 좀 해야할 듯 해요.

  • 3. 음``
    '12.1.6 1:42 PM (61.251.xxx.16)

    전 남편 회사 관두는거는 찬성..장인회사 들어 가는거는 반대...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 할듯합니다...-직딩20년차-

  • 4. ..
    '12.1.6 1:55 PM (125.132.xxx.154)

    우선 남편이 원하는대로 해주세요..(가슴은 두근 거리시겠지만..)
    장인어른이 어떤일을 하시는 지는 모르겠으나..
    컨설팅하시던분 능력 인정받아 다른곳으로 이직 쉽게 하시던데요..

    다른회사로 이직하면..연봉은 확 줄겠지요..
    나이에 비해 직급도 높아질것이고..
    하지만 원하던 여유는 조금 되찾으시겠지요..

    근데요.컨설팅 하시던분..널널한 회사에 오래 못계시던데요..
    워낙 타이트하게 근무 하셨던지라..
    다시 돌아 오실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436 햄스터 목욕모래와 햄스터 물주는거를 손으로 찍어서, 혀에 댔거든.. 4 4세아이 2012/01/19 1,352
61435 미국은행카드로..돈빼야 하는데요 2 서울에서 2012/01/19 1,004
61434 단배추 요리 좀 도와주세요~ 4 .. 2012/01/19 2,150
61433 저녁에 한 현미밥 아침에 먹는 방법 가르쳐주세요 2 요리꽝 2012/01/19 1,580
61432 수두가 배에만 집중적으로 생길수도 있나요? 5 5세 2012/01/19 1,755
61431 고깃집에서 함께 나오는 양파간장소스절임~질문요!!!! 6 고기먹을때 2012/01/19 2,500
61430 이혼하네마네하다가 이제 명절오는데..참..난감하네요 6 어케하나 2012/01/19 2,511
61429 엔진오일 1만km 주행 가능? 윤활유업계 ‘죽을 맛’ 꼬꼬댁꼬꼬 2012/01/19 1,199
61428 나이가 들수록 턱이뾰족해지고 길어지는 느낌이에요 3 에휴 2012/01/19 2,344
61427 명정 당일 친정 못갈경우 계속 시댁에 있어야할까요? 7 며느리 2012/01/19 1,720
61426 방사능 때문에 수산물은 일절 안드시나요? 24 정말궁금해요.. 2012/01/19 2,895
61425 1월 19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19 1,074
61424 의료실비보험 설계서중 일반상해/질병 입원일당이요... 4 실비보험 2012/01/19 4,387
61423 곽노현건에 대해서 삼실사람 내기했어요 6 돈걸었서요 2012/01/19 1,365
61422 휴직한 직원 월급 질문 3 나나 2012/01/19 1,306
61421 아기를 키우며... 제가 늙는 것 같아요 10 .. 2012/01/19 2,159
61420 김장김치가 안익어요.. 2 김치 2012/01/19 3,360
61419 요리 잘 하는 사람 부러워요 5 이거슨 셰프.. 2012/01/19 1,278
61418 제가 도배를하네요.코스트코 아이 영양제 괜찮은가요? 2 // 2012/01/19 1,476
61417 1월 1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1/19 634
61416 묻는김에-아이옷 어디서 사세요? 8 // 2012/01/19 1,503
61415 코스트코-디키즈(?)인가하는 아이옷 2만원대 싸고 괜찮은건가요?.. 8 // 2012/01/19 2,268
61414 기모티셔츠-먼지,정전기등 괜찮은가요? ... 2012/01/19 1,271
61413 숨이가빠오고다리에힘이없어져요 4 어디로 2012/01/19 2,139
61412 조선일보 김정남 - 천안함 왜곡 망신 5 천안함 2012/01/19 1,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