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2,188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479 확장된 방이 너무 추워요 4 소민 2012/01/09 2,046
57478 부자패밀리님 답변 부탁 드려요 2 영어 2012/01/09 826
57477 민주통합당 모바일투표 완료 8 steal 2012/01/09 946
57476 바람의 3요소를 분석해 봤어요 3 할일읎다 2012/01/09 1,398
57475 이혼할 것 같은데, 아이 문제...제발 조언 좀 해주세요 11 조언이 필요.. 2012/01/09 3,046
57474 운동이나 취미여가로 하는 프로그램추천&공유해주세요. 1 중학생 남아.. 2012/01/09 856
57473 매실엑기스에 설탕을 넣어도 되나요? 아이셔 2012/01/09 850
57472 눈아래 근육 떨림은 병원 어느과로 가야 하는지요? 11 감로성 2012/01/09 3,378
57471 나꼼수 비교(펌).....완전동감입니다 15 애티튜드 2012/01/09 2,457
57470 4-5세 여아 입을 한복 인터넷 어디서 사는게 좋을까요? 5 한복 2012/01/09 1,043
57469 오늘 힐링캠프 문재인편 합니다!! sbs 밤 11시 15분 2 오늘! 2012/01/09 966
57468 중딩들이 집단폭행하는 현장을 보고는 2 .. 2012/01/09 1,151
57467 혀를 씹었는데 3 표독이네 2012/01/09 1,747
57466 집안 일이 매일 쌓이는 이유... 3 불량주부 2012/01/09 2,584
57465 해외에서 돈 인출하고싶으면 비자카드만들어가면되요? 1 경험자분들 2012/01/09 843
57464 영계백숙 워어어어어~ 3 무도빠 2012/01/09 1,726
57463 부츠를 샀는데요... 10 정은미 2012/01/09 2,321
57462 신세*몰에서 파는 명품가방 진품여부 2012/01/09 1,035
57461 최근 논쟁에 부쳐서.. 고속버스, 비행기에서 좌석뒤로재낌에 대해.. 2 도서관논쟁 2012/01/09 1,366
57460 1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1/09 698
57459 형광등 100개 이게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이에요? 5 ... 2012/01/09 1,665
57458 폴로 토미힐피거 랄프 로렌..이런 스웨터 세탁기에 넣고 막 돌리.. 2 000 2012/01/09 1,569
57457 근, 현대사 정치발란 정점이 될 12년 투표로 점령하자 진정한 땅의.. 2012/01/09 580
57456 전자동 커피머신에 적합한 분쇄원두 추천부탁드립니다.. 7 .. 2012/01/09 2,222
57455 과잉진료 안하고 잘 보는 치과 추천 좀... 4 --- 2012/01/09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