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2,949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179 며칠전 연을쫓는 아이 책에 관한 댓글에서 출판사요... ,. 2012/05/05 1,224
106178 김준현이 좋아요. 26 좋아 2012/05/05 8,390
106177 투쿨포스쿨 매장 갈려고 하는데요 가슬팩 말구 궁금 2012/05/05 1,317
106176 베컴 상반신 5 2012/05/05 1,802
106175 급) 밥도둑 이라면서 멸치하고 고추하고같이 볶아서하는레시피.. 3 고추 2012/05/05 2,606
106174 맛없는 등심 어떻게 먹어야할까요 ㅜ 9 돈아까워 2012/05/05 2,050
106173 조선부추 2 .. 2012/05/05 2,136
106172 혹시 홈쇼핑에서 팔던 목걸이 아시는분,, 목걸이 2012/05/05 1,185
106171 자취하시는 분들..부모님 오신다고 하면 저처럼 이러시나요;; 7 헥헥;; 2012/05/05 3,088
106170 플랫슈즈가 많이 커요 1 방법 2012/05/05 2,153
106169 피부과시술 추천 부탁드려요 4 /// 2012/05/05 2,302
106168 저는 사고만 내고.. 1 여우key 2012/05/05 1,196
106167 인간관계가 이해가 안돼요. 6 사람들 2012/05/05 3,268
106166 오늘 제부도 처음 다녀왔는데 갯벌체험 재미있었어요.ㅎ 2 갯벌좋아 2012/05/05 3,325
106165 '이효리 골든12'의 이주희작가 5 우왕 2012/05/05 5,150
106164 않.....안.....//...되 ...돼 쉽게 구분하는 법 좀.. 6 .. 2012/05/05 2,291
106163 계단식통로자전거 1 동자꽃 2012/05/05 888
106162 동향 살다 남향으로 이사가요~ 신나요 으흐흐 8 제이미 2012/05/05 2,964
106161 내일 벙커원에서 예배있나요 1 벙커원 예배.. 2012/05/05 1,225
106160 당권파 농성에 통합진보 운영위 무산…전자표결하기로 8 유채꽃 2012/05/05 1,443
106159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 ""비례후보 사퇴 하겠.. 2 참맛 2012/05/05 2,162
106158 영화 코리아 어떤가요??? 7 .... 2012/05/05 2,334
106157 2008년 이후 美쇠고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경향 2012/05/05 1,073
106156 남편을 죽이고 싶습니다. 23 막막 2012/05/05 15,061
106155 문재인 "조현오, 마지막까지 온 것 같죠?" 4 참맛 2012/05/05 3,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