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815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854 문빠가 안 될 수가 없네요. 7 오오 2012/01/10 1,608
57853 문재인님 인품을 말해주는 사진 한장... 26 ... 2012/01/10 10,456
57852 나꼼수 경제판 나꼽살 듣다 보면 드는 생각 3 -/- 2012/01/10 1,355
57851 지금 트윗에선.... 5 에구구 2012/01/10 2,182
57850 청소슬리퍼 정말 효과있나요? 5 청소하자 2012/01/10 1,824
57849 한미FTA 비준발효의 심각성과 무효화..| 2 퍼옴 2012/01/10 705
57848 친구에게 말실수했어요 8 왜그랬을까 2012/01/10 3,281
57847 문재인, 이 사기 캐릭터를 18 찌질이들이 2012/01/10 8,183
57846 힐링캠프 박근혜편 어떤가요? 7 반지 2012/01/10 2,069
57845 아..문재인..문제일..오늘 잠 못자겠어요. 8 ㅣㅣㅣ 2012/01/10 3,053
57844 햄스터가 하루종일 톱밥속에만 있어서 아이가 슬퍼해요. 2 외동아이외롭.. 2012/01/10 1,647
57843 선단공포증 4 .. 2012/01/10 1,335
57842 동영상 - 눈물바다 봉하마을, 노무현 49재 안장식 외 1 5 참맛 2012/01/10 1,443
57841 맛의 신세계..백화점 푸드코트 철판볶음. 2 볶음면면면 2012/01/10 2,341
57840 투표결과 조작, 선거 방해 이런거부터 해결해야하는거 아닌가요? 4 무엇보다 시.. 2012/01/10 798
57839 술 먹으면 꼭 필름 끊길때까지 먹어야 하는 사람 알콜중독 아닌가.. 12 2012/01/10 2,926
57838 자전거로 맺은 '노'와 '문'의 기막힌 운명! 19 팩트의 감동.. 2012/01/10 3,457
57837 문재인이 가지고 있던 노무현명함 사진 다운로드 4 참맛 2012/01/10 3,015
57836 이제서야 눈물이... 8 핫뮤지션 2012/01/10 2,174
57835 '힐링캠프' 문재인, 특전사 시절 식스팩 사진 大공개 4 참맛 2012/01/10 2,784
57834 대통령 문재인 국무총리 안철수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ㅎㅎ 21 ㅎㅎ 2012/01/10 3,072
57833 마림바 악기를 구해주세요??? 3 뭉치 2012/01/10 1,018
57832 문재인. 당신은 이제 내게 찍혔어!! 18 연애시작 2012/01/10 3,775
57831 아.. 노무현....! 11 힐링캠프 후.. 2012/01/10 2,176
57830 멋진 대통령 후보~~문재인 님 (힐링캠프) 12 나루 2012/01/10 3,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