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927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926 아~명절이 시러요~~ 8 명절증후군 2012/01/20 1,222
61925 7년된 냉장고 고친다 새로산다? 7 2012/01/20 1,841
61924 콧물감기걸린 초등딸 지금까지 자는데 그냥 두는게 좋겠죠? 3 2012/01/20 674
61923 정수기필터 원재료 관련 잘 아시는 분?(일본산관련..) 고민.. 2012/01/20 1,042
61922 질문)일반 비타민제의 100배라는 농축 비타민 혹시 아시는분계신.. 7 아마폴라 2012/01/20 1,937
61921 인터넷을 바꾸고 싶은데.. 1 ,, 2012/01/20 523
61920 잠옷바지 미싱으로 드르륵 박으려고하는데, 어떤 원단이 좋을까요?.. 6 파자마 2012/01/20 2,866
61919 여자아이들은 왜이렇게 쉽게 우나요? 34 .... 2012/01/20 3,772
61918 면세점 기초화장품, 가성비 좋은 제품 추천 부탁드려요 3 알뜰쇼핑 2012/01/20 3,397
61917 달달 외울 영어책 하나 추천해주세요 2 엄마 2012/01/20 1,538
61916 집에 신문보시는 분들...확인 좀 부탁드려요. 1 tv 보고파.. 2012/01/20 654
61915 코스코에 닭가슴살통조림 있나요? 4 분홍맘 2012/01/20 686
61914 원순씨의 서울e야기 -동영상- 단풍별 2012/01/20 465
61913 해품달에서 공주가 왜 흑마술 현장에 있게된거죠? 9 해피트리 2012/01/20 3,042
61912 라식(라섹) 어떤가요? 7 ... 2012/01/20 1,706
61911 민주당, 화장실에서 수백만원 돈봉투 돌려 3 홍어회 2012/01/20 1,034
61910 프리랜서의 연말정산(암환자 관련) 2 ** 2012/01/20 1,233
61909 남들은 딸키우는 게 좋다하는데 .. 67 ----- 2012/01/20 9,809
61908 소지섭 VS 조인성 ^^ 28 아이보 2012/01/20 4,776
61907 어떤 학교의 어떤 학급 이야기.....교사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 8 뭐지? 2012/01/20 1,473
61906 1월 20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1 세우실 2012/01/20 620
61905 이쁘지 않은 그녀-동서 2 불편 2012/01/20 2,404
61904 해품달에 공주가 옛날 그 13남매집 촌스러웠던 딸래미맞죠? 27 궁금 2012/01/20 8,546
61903 문장바꾸기 좀 도와주세요 3 paraph.. 2012/01/20 717
61902 이기적인 한국남편들과 맞벌이 아내,전업분들의 비애 20 파란 2012/01/20 4,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