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772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5529 시댁 형편 친구랑 비교하신 분 보세요 좀 전에 2012/01/31 1,119
65528 세상을 잘 살 자신이 없어져요 2 .... 2012/01/31 1,349
65527 지하철로 인천공항에서 센트럴시티 가는 법 3 시간표 2012/01/31 1,851
65526 편강을 끓여 먹어도... 2 추워요 2012/01/31 912
65525 단팥빵 잘 안다고 합니다..절대 모르지 않는다네요 14 남자들도 2012/01/31 3,617
65524 대송진공항아리" 어떤가요? 2 항아리 2012/01/31 767
65523 이렇게 눈 오는 날엔 시댁 안가도 되겠죠? 13 히잉 2012/01/31 2,130
65522 급해요)부동산이나 ,법에대해 잘아시는분... 집주인이 동종업종에.. 해결책없나요.. 2012/01/31 764
65521 별거 아니지만 티비보고 따라한거... 1 먹는 걸로 2012/01/31 818
65520 고등학생 딸아이가~~자꾸살이쪄요~ 9 대학만가라 2012/01/31 3,404
65519 이번에 조카 졸업선물로 카메라하나 사주려고 하는데.. 3 퇴계동기범맘.. 2012/01/31 878
65518 대리석식탁의자 천갈이 해보신분 만족하세요? 3 28만원 2012/01/31 1,825
65517 '우봉고' 라는 보드게임 재미있나요? 2 질문 2012/01/31 1,241
65516 녹색 면허증 2 ㅋㅋ 2012/01/31 1,052
65515 단팥빵 글에 달린 댓글들 보고 빵 터졌어요 ㅎㅎ 4 gg 2012/01/31 2,528
65514 화장실 가는 횟수(큰거) 10 화장실 2012/01/31 1,811
65513 李대통령 "1년 허송세월하면 10년 잃는다" .. 10 세우실 2012/01/31 1,223
65512 지금 식당인데 저만 들어오면 손님들이 많아져요 26 이상한 소리.. 2012/01/31 4,570
65511 새우젓이 삭았네요 1 마사 2012/01/31 647
65510 휴대폰에서수신내역까지알려면 1 어쩌다..... 2012/01/31 1,572
65509 설마 이 정도 운동으로 근육무게가 붙진 않았겠죠? 3 위로가필요한.. 2012/01/31 1,281
65508 삶은 오리알이 많은데... 어찌 먹으면 좋을까요? 1 오리알 2012/01/31 1,206
65507 공인인증서 제도가 바뀌었다는데..? ... 2012/01/31 833
65506 면세 구매 한도 쬐끔 넘으면? 3 비비드 2012/01/31 1,136
65505 전 미즈넷이나 82나 마이클럽 죽순이는 올바른 정신일수가 없다고.. 15 dd 2012/01/31 3,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