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502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6366 핑크싫어님 어디 계세요? 게시판에 쓰레기가 자꾸 떠다녀요.. 내.. 4 출동바람 2012/01/06 972
56365 내가 알바는 절대 아니고 강남에 집있는 사람인데 18 ... 2012/01/06 3,567
56364 혹 도움이 되실까해서요(통신비 절약이요) 4 미리 2012/01/06 2,522
56363 학원을 보내지 말라는 남편 13 안맞아 2012/01/06 3,517
56362 옷 기획상품은 많이 안좋을까요? 9 기획 2012/01/06 2,672
56361 테스트 1 행복 2012/01/06 722
56360 부부들과 미혼친구 놀러갈때 비용문제 31 d 2012/01/06 4,955
56359 이불 추천좀 해주세요.. 1 ... 2012/01/06 890
56358 中당국자 "韓, 어민에 무조건 무기쓰면 안돼".. 1 참맛 2012/01/06 845
56357 어리굴젓 상한것 어떻게아나요? 1 궁금 2012/01/06 4,237
56356 박원순 주변에서만 이런일이... 31 어떻게 2012/01/06 3,305
56355 거짓말 잘하는 사람여~ 3 김지현 2012/01/06 1,904
56354 신랑의 간단밥상...도와주세요 선배님들 3 ㅎㅎ 2012/01/06 1,515
56353 영어사전 버려도 될까요? 6 크하하 2012/01/06 1,919
56352 여기 정말 개룡남 이야기가 있군요(펌) 4 박봉 2012/01/06 3,618
56351 전세만기전 재계약할지 나갈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세입자는... 7 집주인 2012/01/06 2,774
56350 저도 모바일 투표인단 신청했어요. 5 파주황진하O.. 2012/01/06 983
56349 제 보험 LP가 재무 설계를 해주겠다는데 이게 뭔가요? 4 캬바레 2012/01/06 1,241
56348 아이 보온도시락통 훔쳐간........ 14 화나서 속풀.. 2012/01/06 4,363
56347 새 니트를 빨았는데 지하실 곰팡이 냄새가 나네요 2 울렁울렁 2012/01/06 2,924
56346 최저금리 2% -> 4% 9 급급!! 2012/01/06 1,820
56345 주사 있는 남편 5 우울합니다... 2012/01/06 2,910
56344 남자 구두 발 편한 메이커 추천해주세요 8 급질문! 2012/01/06 4,075
56343 스타벅스 텀블러에서 나는 노린내(?) 어떻게 없애나요? 3 ... 2012/01/06 2,137
56342 국민의 명령 문성근 번개 모임 1.7(토요일)7pm-합정역쪽.... 단풍별 2012/01/06 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