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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우울해질땐 어떻게 하세요?

모이 조회수 : 3,257
작성일 : 2012-01-06 07:19:09
석달 전에 몸이 잠깐 아픈적이 있었어요.
나름 건강체질이라고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증상이 심각해서 검사만 열번 넘게 받고,
혼자 병원다니고, 의사 하루종일 기다리고, 만나면 했던 설명 또 하고... 다 혼자 겪어냈어요.
몸도 아픈데 움직이기도 힘든데, 딱히 부를 사람도 없고, 도와줄 이도 없었구요.
제가 멀리 나와있어 딱히 불러서 같이 따뜻한 국에 밥한번 먹을 사람도 없구요.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몸도 많이 나아졌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이게 우울증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요. 하고싶은 일도 없고, 해야하는 일도 하기싫고,
부모님은 오히려 저에게 기대는 성격이시라, 전화통화를 한번 하고나면 제가 너무 힘들어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하루종일 자신이 짜증났던 이야기, 복기하면서 저에게 생생히 전달해주시죠.
자신이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 회사 누구누구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친척 누구누구가 
얼마전 어떤이야기를 해서 신경을 긁어놨는지.

엄마나 아빠나, 자신의 모든 것은 저와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세요. 그게 가족이라며.
그런데 저는 힘들어요.
막상  저는 걱정끼쳐 드릴까봐 왠만한건 제선에서 차단하고 말씀을 안드리는데,
부모님은 항상, 제가 힘들다고 울때도 앞에서 자신들의 짜증났었던 이야기는 일단 해야 속이 풀리시니까요.
제가 어쩌다, 나 너무 복잡하고 스트레스받을때는 그런이야기까지 안하시면 안되냐..하면
자식새끼 키워봤자 소용없다며 도리어 화를 내세요.

그래서 요즘엔 전화도 잘 안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메일로 이야기를 써서 보내시죠. 
그리고 끝말은 항상 '사랑한다고, 잘지내라고, 우리는 너가 건강하고 잘지내면 그저 행복하다고.....'


모르겠어요. 요즘은 이런 일들도 다 화가 나고.. 화내면 안돼.. 부모님은 좋은 분이셔.. 하다가도 화가 막 나요.
또. 게으르고 우울증 걸린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특히, 2년전 나를 무참히 짓밟고 배신을 한 그 사람에게도 화가 나요.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그 사람.
이제 잊을때도 됐는데,  기억속에서 지울때도 됐는데.. 자꾸 분한 마음이 가시질 않네요. 복수를 하겠다 어쩌겠다 이런 마음은 애저녁에 없어졌구요. 그냥.. 제 인생에 화가나요. 더 깊게 들어가면, 그런 남자를 택했던 제 자신에게 화가 나는거겠죠.

또.. 나에겐 남자도, 부모님조차도 온전히 나의 기둥이 되줄 수 없구나.
정말 이렇게 힘들때, 속에 있는 말한번 털어놓을 사람조차 없구나.. 
너무 외롭다고.

빛을 쐬고 걸어다니고, 장을 보고, 해도.
깊은 우울감은 가시질 않네요.. 어떻게 해야. 좀 나아질까요?


IP : 91.154.xxx.10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2.1.6 7:26 AM (174.118.xxx.116)

    ...일단, 말씀하신 내용, 공감이 갑니다.
    성격은 태어날때부터 타고나는 것같아요.
    저도 무조건 인내하고 남을 배려하며 살던 사람인데, 지금은 조금 표현하면서 살려고 하고 있어요.
    내 감정을 숨기지 않고 조금씩 표현하기...제 새해의 목표입니다.

    그리고...어디 사시는지 모르겠는데요...1월 이때쯤이 우울증세가 많이 일어난다고 해요.
    비타민D 를 꼭 챙겨서 드시구요(저도 몇 일 전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매일 매일 나에 대한 기록을 꼭 하시구요. 나에게 보내는 편지? 뭐 그런 식으로요.

    나이가 어떻게 되셨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나이들수록, 기대는 사람은 많고
    정작 '나'는 기댈대가 없더라구요.
    그게 참 슬프기도 하지만 그래서 내가 '어른'이구나...생각이 들어 정신이 나기도 하네요.

    새로 나온 대박 요리책^^ 한 권 구입해서 새로운 요리 하나씩 해보시는 것도
    꽤 괜찮아요.
    저는 일본요리책을 한 권 사서 시작했답니다.

  • 2. 어디가 아프셨는지 모르겠지만
    '12.1.6 7:37 AM (188.22.xxx.228)

    갑상선쪽이라면 그 때문에 우울증이 올 수도 있고요
    원글님 현재 상황으로도 충분히 우울할 수 있는 경우에요
    부모님께 잘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시고
    부모님이 전화해서 그렇게 안좋은 소리를 시작하시려하면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일단 끊으세요, 그리고 잊으세요
    지금 누가 왔다, 상사호출이다 등등
    당분간 님만 중심에 두고 님만 챙기세요
    상담을 받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2년전 일도 지금쯤은 상담을 통해서 한 번을 걸러내야할 것 같네요

  • 3. 음..
    '12.1.6 9:10 AM (59.20.xxx.251)

    교회 함 나가보세요(설교말씀 좋다고 검증된)...안티 기독교분들 공감 못하겠지만ㅋ..절박한 님한테 얘기드리는거라..
    설교 말씀 듣고 있다보면 희망도 생기고 삶의 의욕도 생기고, 또 예수님께 기도하면 도와주시는 부분이 큽니다..인내가 필요하지만..
    새벽에도 예배가 있어서 매일 나가다보면 하루 하루가 새롭게 느껴질꺼예요.
    저도 우울증은 아니지만 비스므리한 문제로 고민했는데..새벽기도 나가고 있어요..힘이 나요~

  • 4. 그루터기
    '12.1.6 10:14 AM (110.14.xxx.80)

    선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었는데, 이미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충격--;; 그 이후에 학교생활 어떻게 했는지 솔직히 기억이 안나요. 어쩌다 정신없이 지나보니 졸업논문쓰고 취직을 해 있었다는..

    그때 생각하면, 정말 나락까지 떨어진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생생히 기억나요.
    몸과 마음을 바쁘게 만드는게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될 듯하네요.
    윗분들이 제가 말하려는 해결책을 대부분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사이트 하나 추천해드리려고요..

    민들레 국수집 (http://mindlele.com ) 인데요, 수도사 생활을 하시다 세상으로 돌아오신 서영남 선생님이
    노숙자들을 위해 무료밥집을 여셨어요. 밥집 소식을 읽다보면, 먹먹해지더라고요.
    거긴 정말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일어서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님께서 마음 추스리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5. 모이
    '12.1.6 10:23 AM (91.154.xxx.107)

    감사합니다! 사이트 추가해놓고 매일 들어가봐야겠어요 ^^
    날추운데 감기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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