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며느리님 글을 읽다 저도 마음을 내려 놓고 싶어요
1월 1일 시댁에 다녀오고 나니 벌써 설에 다시 얼굴 뵐 일이 갑갑해옵니다.
정말 도망가고 싶어요
제가 남편에게 그랬어요
과장 좀 더해서 군대에서 자살하는 이등병이 이럴테고 이번에 대구에서 왕따에 괴롭힘 당해
자살한 중학생이 이렇게 마음이 지옥이었을거라구요
왜 일방적으로 상하 관계가 되어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도 어디 가면 똑부러지고 사리 분별 분명하다 생각해요
그러나 시어머니에게만은 그럴 수가 없네요
왜 그런가 했더니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의 "어머니" 란 생각에 참았고
이제 못참겠다 싶어 말씀 드려야겠다 했더니.. 시어머니 암에 걸리셨네요
물론 참는동안 저도 병걸렸어요 암은 아니지만요..
시어머니가 저를 괴롭히는 이유는 곰곰히 생각해보니 단 하나예요
제가 남편을 뺏어갔다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뵙지도 못하고 먼저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에 젊은날 고생만 하시고
장성해서 본인 집 전세까지 번듯하게 장만해 준 남편을 어찌나 사랑하는지..
그래서 전 진심으로 남편이 다시 혼자 계신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저와는 주말부부처럼 만났음 좋겠어요
그러면 저한테 용심 안 부리실까요
아무튼 이 얘기 진지하게 남편에게 했는데 남편이 싫다네요 그래서 이건 어쨌든 실현 불가능한 방법이 되었죠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예요 절 오랫동안 많이 사랑해주고 있구요
제가 시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가감없이 말해도 그저 들어주고
며칠 전에는 제가 스트레스 때문에 심호흡 하는 모습을 보더니
처음으로 자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 편에서 도와주려고도 하고요
하지만 이제 점점 남편도 싫어집니다.
내가 결혼만 안 했더라도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으니까요..
저희 어머니는 말로 사람 속을 뒤집는 사람인데 이번 설에 어떻게 하는게 제일 좋을까요
전 그냥 귀 닫고 입 닫고 그냥 일이나 하다 올까 하는데 잘 될까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