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 그냥 평범한 봉급생활 하셨어요. 대단할 것 없고 못날 것도 없고 그냥 성실히...
남편은 자영업자고 시아버지는 젋은 시절부터 쭉 자영업하셨어요. 못배우신 분 아니고 성격 이상하신 분 아니고 그냥 보통 할아버지, 시아버지세요.
그런데 휴~ 결혼년차 쌓일수록 자꾸 비교하고 무시하는 마음이 내 안에 스물스물 생겨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식사 시간에 식사하고, 밥 먹을 때는 딱 식탁에 앉아서 밥만 집중해서 먹고, 어른 수저 드신 다음에 밥먹고, 생활 규칙적으로 하려고 하고...뭐 이런 자잘한 생활 습관이 너무 당연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지금 칼같이 바른 생활을 하고 있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느슨한 편이지요.
그렇지만 최소한 끼니를 거르지 말고 될 수 있는한 챙기려고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려고(마음 먹고)...뭐 그런 개념이 있는거랑 없는 거랑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남편은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해요. 배고프면 먹고 안 땡기면 안 먹고 (제가 볼땐 그러다 몰아서 먹고.)
시댁에 가면 오래된 가게에서 식사를 하시는데 아, 솔직히 사람 먹는 밥상이 아닙니다.
어쩌다가 식탁이 되어버린 나무판 옆에 쭈구리고 앉으셔서 어마어마하게 큰 반찬통(아마 냉장고에 수십번 들락날락할 양) 통째로 턱턱 놓고 구질구질한 그릇에, 귀찮다고 숟가락으로만 드시는지라 반찬통에 푹푹 꽂는 걸 보면....
휴~말이 심하지만 실제로 보면 딱 눈쌀 찌뿌려지는 장면.. 바빠서는 아니예요. 그냥 이제는 소일거리 하시는지라.
어르신들 나이 잡수시면 위생관념 흐려지는 것 당연하지요. 위생 관념이 포인트가 아닌데 잘 설명을 못하겠어요.
말하자면 저희 집에서 밥을 먹는데, 제가 바로 옆에서 국이랑 밥 푸고 있는데도 식탁 구석에 치워놓은 과자접시가 보이면 당겨서 드시기 시작하실 때 느낌과 비슷해요.
계속 먹는 이야기만 생각나는데 암튼 생활 전반이 절도가 없고 될데로 되라는 느낌????? 꼴리는 대로 그때그때 막산다는 느낌?
겪으면 겪을수록 이게 뭐지? 이건 정말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한테도 밥 먹기 직전이라도 애가 달라면 간식 계속계속 주시구요. 티비 좀 그만 봐라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또 적당히 일정 끝내고 다들 월요일 일과 지장없게 헤어질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런거 없이 끝을 보려고 하고....
남편은 자영업하고 살면 어쩔 수 없다 합니다. 별난 거 아니고 몇십년 그렇게 살면 다 저렇게 된답니다. 남들 밥먹을 때 밥 못먹고, 남들 쉴때 쉬자는 소리는 제가 뭘 몰라서 그러는 거라는데요. 그런 말 들으면 딱히 반박을 못하겠는데 자꾸만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뭐라고 이야기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또 불만인게, 이 집안이 체신머리가 없어요.
남들 눈 의식하는 허세가 아니라 저는 건강하게 남들 이목, 자신의 입장을 아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시아버지가 그러시면 좀 당황하고 민망하고 말지만 남편이 그런 행동을 하면 너무 힘이 들고 그렇다고 지적하기에는 너무 치사하고 큰 맘먹고 돌려서 이야기하면 남편은 너무나 기분나빠하고 원래 의도하던 결과는커녕 본전도 못 건져요.
혹시 비슷한 경험하셨던 분들 중에 현명하게 조율하신 분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