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집안을 뒤집어 청소를 하다가 남편의 가방에 쓰레기가 보여.. 치워주었네요..
그런데... 엇~~~!!
노란색 편지지...
저건 모지???
감으로 딱~~ 저건 여자들이나 쓰는 건데.. 어랏~! 요것 봐라.....
나에게도 82에서만 보면 사랑과 전쟁이 시작되는 것인가...( 넘 많이 봤어..ㅜㅜ)
크악~~~
편지지를 떡~~ 펼치니..
어.... 내 글씨네.... 하여 읽어보니.....
무려 9년전... 편지네요... 우리가 결혼하고 첫아이를 임신했을때 쯤... 닥쳤던..
최대 위기일때..(사업이 망했었음..^^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네요..)
그에게 힘을 주고자..썼던.. 나의 편지..
5년후엔.. 나아지겠지~ 하면서.. 나도 아기 낳고 당신의 어깨의 짐들을 함께 나눠 지겠다고....힘든 상황인데.. 밝게 써내려 갔던 편지네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이편지를 계속 가지고 있었단 말이지....
잠시 감동을 받고..... 생각을 해 봅니다...
5년뒤...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시기지요...
그리고... 또 다시 4년쯤 뒤.... 아주 나쁘진 않지만..조금은 빡빡해진 살림입니다..
아이들도 둘이니 나가는 돈 많고.. 아파트 대출도 값아야 하고.. 그렇지만...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위해주니.. 행복하다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전업주부로 살아온 1년을 생각하며.. 가끔씩 남편 아침 못 차려준것 반성합니다.... 남편 피곤한데... 일요일에 놀러가자고 한것 미안합니다...
애들이랑만 갈비 먹으러 간거 넘 미안합니다.....흑흑...
그래... 오늘은 신랑한테... 다시 편지를 써야지...5년뒤에 괜찮아 질꺼라고...
펜을 듭니다...
눈치없는 남편이 옆으로 와서 "모해?" 하며 안아줍니다..
왜~~~왜~~~~ 당신은 이리 자상한게냐..........난 눈물을 감추고...
이 편지를 지금까지 간직했느냐... 넘 감동이었어.. 하며..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
남편이......................
약간 요상하게 웃습니다...
어랏~~! 요건 모지?
실상은... 그때 9년전 들던 가방을 장농 속에서 얼마전에 꺼냈다가 이것저것 정리하고 안 버릴것만 새가방에 넣었다고.....................
뭐이냐~~~~
난 왜 운거냐~~~~~~~~~~~~~
남편 이런 나를 꼬집으며 귀엽다고...
애들은 엄마 드라마 또 보고 우냐고.....
하아~~~~~2012년도 저의 원맨쇼로 시작합니다.... ㅋㅋㅋ
저희는 가끔씩 편지 같은 쪽지를 씁니다... 이건... 부부에게 참 좋은 대화 수단이고.. 애정표현 같아요... 말로는 넘 빠르게 지나가버리지만... 글로는 천천히.. 내가 느끼고 싶은대로 남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생각도 더 깊게 많이 할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아주 오랫만에... 남편에게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