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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너무 밉고 싫습니다.

분노 조회수 : 2,700
작성일 : 2012-01-03 15:13:55
결혼생활 7년이 넘어갑니다.
결혼초기 중기까지 숱하게 싸우고
치열하게 싸우고
지금은 반 이상 포기하고 살면서도
순간 순간 터져 나오는 이 분노를 
어떻게 삭혀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남에게 피해주는 거 싫어하고 부담주는 거 싫어하고
금전적으로 깨끗하게 살아오면서 독립적인 성격이
강했던 제가
결혼생활 동안 겪었던 이런 저런 일들이
자꾸 분노로 쌓이고 순간 순간 터져 나오면서
상처가 되는 거 같습니다.


도박, 바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 힘이 듭니다.
차라리 도박, 바람이라면 수없이 싸우고 지치고
포기하고 약속하고 믿었던 시간들을 
그리 보낼 필요 없이 한순간에 정리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결혼을 준비했던 남편.
일원 한 푼 지원을 하지 않으시면서 예단, 예물을 당당히 바라던 시부모.
절 값 조차도 십원 하나 하지 않으시던 시부모님.
친정엄마의 반대에도 
열심히 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비록 가진거 없어도 둘이 열심히 살며
아끼면 되는 것이 아니겠다고 어리석음을 당당하게 쏟아 붙였던 저였습니다.

결혼이란 것은 둘의 문제가 아닌 집안대 집안의 일이고
한 사람이 나고 자란 집안의 분위기도 ,  부모님의 성품도
형제들과의 관계도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는 정말 몰랐습니다.


가진것 한푼 없이 지원없이 남편이 자취하던 방 한칸짜리 원룸에서
신혼살림도 일절 하지 못하고 시작해야 했던 신혼생활.
이미 원룸건물이 경매 넘어간지도 한두해 전. 원룸 전세금 2500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무것도 없이 결혼을 한 남편.
그런 상황에 도움은 커녕 아들이 가진 돈 몇백까지 받아 쓰신 시어머니.


너무 허탈했고 화가 났었습니다.
그래도 둘이 아끼면서 열심히 살면 서로 챙기면서 살면 될거라
마음을 다잡고 지금껏 한번 쉬지 않고 일하면서 살았습니다.
결혼 후 시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  며느리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언행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그때의 일들이 사라지지 않고 기억속에서 자꾸 분노를 만듭니다.

시어머니의 행동. 시동생들의 행동.
남편의 우유부단함과 소심함으로 믿고 의지가 되기 이전에
싸움의 씨앗만 커져가는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결혼 3년만에 홧병, 우울증이 생겼습니다.
시댁으로 인한 화
남편과의 관계로 인한 화.


결혼후부터 지금껏 죽어라 일합니다.
남편은 가정보다 회사에 뼈를 묻을 정도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그에대한 댓가도 못 받는데도
남편은 항상 집보단 회사였습니다.
급여 수준이 정말 정말 작았습니다.  한 두해면 마흔이 되는 지금도
급여가 너무 작습니다.  그래서 저도 죽어라 일했습니다.
온갖 스트레스에 집안일에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가정은 항상 뒷전이 되는 삶이.  남편의 태도가 너무 화가 났습니다.
3년동안의 싸움은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것들이라면
그 후의 싸움들은 지독히도 힘든 가정.  우울함. 외로움 속에 내팽개치는
남편의 행동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결혼시작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가진게 없었습니다.
금전적여유
아니면 자상하거나 배려할 줄 아는 남편.
그것도 아니면 말이라도 아껴주시는 시부모님.
그것도 안됀다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시동생.


어떤 사람들은 돈이 너무 없어 가난해도
부부가 아끼고 서로 챙겨주고 배려하면서 견뎌낸다고 하던데
저는 그 한가지 희망으로 모든걸 이겨내고 버티며 지내도
그마저도 없었습니다.

형편이 어렵고 남편도 자상하지 않고 안맞으면
시부모님이라도 살갑게 대해주시고 챙겨주시고
말이라도 격려해주시는 힘으로 버틸텐데
오히려 저는 결혼 3년만에 시어머니 덕분으로 홧병, 우울증을 겪었지요.


친정부모님께 형제들에게 말못하지 못했던 힘듦.
그들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으면 무거워질 그들의 마음이 생각나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속으로 꾸역꾸역 참아내다 결국은 터져 버린 분노,화.


제가 얼마나 힘들게 참아내고 견뎌냈는지 모르면서
아니..
내가 이만큼 힘들었다고 상처를 꺼내면
그래도 니가 이해해야지...합니다.



항상 저만 이해하고 참고 견디고 살아야 하나요.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동안 그것들이 다 분노가 되고 화가 되어 제 속이 썩었는데
왜 자꾸 니가 참으라고만 하나요.

제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요.
형편 어려워도 열심히 살면 될거라고 그렇게 아끼면서 죽어라 일하면서
살아온게 죄인가요.
결혼으로 맺어진 또다른 부모님.  시부모님에게 정 붙이며 잘 하려고
애썼던 시간이 죄였던가요.
가진거 없이 힘들어도 남편의 자상한 말 한마디면 된다고
그 하나 바라고 산 것이 죄일까요.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똑같은 일들을 수십번 겪고 상처받다가 지치고 포기하고
그렇게 버텨냈는데
바란것도 없이 포기만 하고 살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IP : 112.168.xxx.6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 첫번째 실수는
    '12.1.3 3:29 PM (58.141.xxx.6)

    가진게 없는 사람과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결혼 준비할 때,예단,예물바라는 시부모의 인간 됨됨이를 아셨어야 했고 그때 그만두셨어야 했습니다
    제 친구가 딱 님 케이스였는데 그때 그만뒀습니다,지금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라고 해요
    아이가 없으시면 이젠 그만 정리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아직도 남편 분을 너무 사랑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떤 대안책이 있을까요?
    님 글에서 님은 아직도 우울증이 깊으세요..계속해서 뒤를 말하고 계시잖아요
    계속 사시려면 지난 일은 잊으셔야 하는데 님은 분노가 너무 가득차여 있어요
    남편 분은 달라지실게 별로 없어 보이고 그렇다면 님이 결정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우울증과 홧병은 제 아무리 스스로가 다짐하고 병원 치료받아도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네요..언제까지 분노와 원망과 한숨과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사시렵니까?

  • 2. ㅇㅇ
    '12.1.3 3:34 PM (211.237.xxx.51)

    저도 마찬가지지만 원망하지 않습니다.
    강제결혼한것도 아니고 제가 선택해서 결혼한것이기 때문입니다.
    원글님도 왜 나만 왜??? 왜?? 이런 의미없는 질문은 하지 마세요.
    해봤자 소용도 없고 본인만 더 피폐해집니다.
    내 실수 내 보는눈이 없음을 인정하세요.

    이혼을 하시던지.. 이혼을 못하시겠으면 이제 남편하고 의논해서
    살 궁리를 하시던지 원글님 하시기 나름입니다.
    자녀가 있다면 뭐 남편분을 설득해보겠지만(말이 쉽지 이거 거의 불가능할수도)
    아직 자녀가 없이 부부뿐이라면 저같으면 이혼하고 제갈길 가겠습니다.

  • 3. dlrj
    '12.1.3 3:35 PM (121.135.xxx.104) - 삭제된댓글

    돈이 있어도 시어머니가 저러면 맘이 똑같은데..오죽 하시겠어요..
    그거 정신과 치료 받으셔야해요..분노조절장애..

    치료 받으면 많이 좋아지는데요, 그거 평생 못잊어요.
    애 없으면 모르겠는데..참..그러네요.

    사람이 사람을 오 그렇게 괴롭히는지..
    남편도 힘들어서 그럴거예요..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마시고..너무 동동거리며 돈아끼고 살지도 마시고..
    그냥 내려놓고..사세요.

    정신과 선생님이 그러시던데요..그렇게 참는거 배려하는거 걱정하는거
    그게 다 나를 보호하지 않는 것..나를 보호하는 게 중요해요. 어느 누구도 해주지 않으니까..
    죽는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어요.

    시부모도, 시동생도 남편도 배려하지 마세요. 아이한테도 해야하는 기본만..
    그리고 본인을 위한 시간, 돈..그게 작을지라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애썼다, 잘했다, 괜찮다고 위로해주세요..

    지금 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시고요..

    저 경험자예요. 그 분노 너무 잘 알아요..힘내세요..

  • 4. 그렇게 밉고 싫으면
    '12.1.3 3:49 PM (221.138.xxx.55)

    방법을 찾으셔야지요.
    병 듭니다.
    같이 살다 홧병으로 죽느니 헤어지는게 낫습니다.

  • 5. **
    '12.1.3 3:55 PM (59.15.xxx.184)

    원글님 그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애 많이 쓰셨구요. 토닥토닥.....

  • 6. ^^
    '12.1.3 4:08 PM (125.139.xxx.61)

    글을 읽어보니 원글님 성향이 여린분 같아 더 맘이 안좋네요
    그러나 그 누구도 원글님을 도와 줄 방법은 없어요..오롯이 다 원글님 몫이죠
    추운날 맘둘곳 없어 헤매고 계실 원글님이 가여워 눈물이 나네요
    저도 20년을 아직도 그러고 살아요..이 또한 지나가것지 함서요

  • 7. 아..
    '12.1.3 4:34 PM (112.168.xxx.63)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쓰기 이전에 수십번 생각했어요.
    아무리 장황하게 글을 올려도 결국은 내가 선택해야 하는 몫이다..하고요.
    그러니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생각을 해봐..하고요.

    그런데 그걸 모르겠습니다. 뭘 생각해야 할지 내가 지금 어디에 와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요.
    아이는 없습니다. 남편은 아이를 원했는데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시간은 가고 나이는 들고 아예 낳지 않을 게 아니라면
    노력해야 한다 생각하고 노력하는데 정작 아이를 원하는 남편은 열심히 노력하지도 안았지요.
    그러다 불임병원가서 검사해보니 정자활동성이나 운동량. 모양 기형이 많았어요.
    금연,금주, 운동을 해야 한다고 의사샘 앞에서 같이 들었는데도 노력하려 애쓰지 않네요.
    아니...노력할지도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이는건 여전했어요.

    뭐 아이 문제는 그렇다는 것이고요.

    사실 결혼전의 모든 상황을 알고 결혼한 것들에 대해서는 누굴 원망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결혼 후 몰랐던 것들이 터지고 시댁 식구한테 받은 상처들이 쌓이고 쌓여 분노가 되니
    겉잡을 수 없이 화가 생겼던거 같아요.

    정작 가장 힘든 시기는 싸우면서 어찌 어찌 지내왔는데
    지금 그때보단 많은 것들이 바뀐 지금은 싸움도 그전보단 덜 한데.
    어느정도 내 스스로 시댁에 정 떼고 기본에 기본만 하면서 지내는데.

    그런데 일상에서 남편이 약속했던 것을 지키지 않으면 화가 터져요.
    수없이 약속하고 지키기도 하고 깨기도 하고 했던 아주 사소한 것을
    늘 똑같은 패턴으로 신경을 긁으면
    한번 꾸욱. 참다 두번 꾸욱 참다 결국 화가 터져서 분노로 쏟아지고
    거침없이 입 밖으로 분노를 쏟아내요.

    이미 터져버린 분노를 걷잡기가 너무 힘들어요.
    특히나 마법 걸려서 예민할때 남편의 실수로 화가터지면 더 심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걸로 싸우게 되고
    아무것도 아닌 것 조차 배려해주지 않은 남편에 대한 분노가 터지고요.


    저 조차도 제가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 8. 천년세월
    '19.1.14 7:05 PM (175.223.xxx.181) - 삭제된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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