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근태선생님 추모문화제 다녀왔습니다.

exh 조회수 : 1,893
작성일 : 2012-01-02 23:05:58

다녀왔다기보단 들러왔지요. 그자릴 쭉 지키진 못했으니까요.

 

돌아가신 날부터 지금까지 김근태 선생님 기사만 봐도 줄줄 웁니다.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두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땐 안이랬거든요.

 

문화관 1층에 차려진 분향소를 보자마자 (하필 오늘 롱부츠 신고가서 조문을 못했어요 ㅠㅠ) 눈물이 핑 돌더니 2층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하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 나와서 노래 부르는데 또 눈물이 줄줄 나데요.

완전 사람들 사이에 샌드위치같이 껴서 노래하고 있는데 왠 이쁜 아가씨가 인터뷰하자며 말을 걸었어요. '고인의 지인이신가요? 아니면 어떤 점 때문에 여기까지 오셨나요?' 하는데 그때부터 울음이 터져나왔어요. CBS라디오라는데 계속 울면서 얘길해서 아마 안나가겠죠. 그 기자아가씨 나랑 동갑이라던데.


... 
이 아저씨 부부를 전 인간으로 흠모해온 것 같아요 십수년간. 올곧은, 정직한, 청렴결백한, 뭐 이런 뻔한 수식어로 설명이 되지 않는 사람. 굉장히 약하고 여려서 굉장히 강한 사람. 그리고 그래서 이세상에서 버티기 힘든 사람을 철옹성같이 지켜준 사모님.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짓밟히고 그래서 결국 황망하게 떠났다는게 상처가 된 거 같아요. 그래서 며칠 째 기사만 봐도 줄줄 울어요. 현대사가 미워요.

사모님은 오늘도, 짝꿍이 떠났다는걸 믿을 수가 없지만, 지금 그래서 이런 추모제를 왜 하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지만, 김근태가 남기고 간 유산이 인재근이라고 생각하고 이땅에서 싸우겠다고 화이팅을 외치셨어요. 역시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임종석이 그런 말을 했던데 (난 임종석을 싫어하지만) '김근태 선배는 우리 마음속의 순정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순정이 짓밟힌 것 같은 기분이다'. 저도 그래서 이렇게 애통한가봐요. 권해효아저씨는 울지 말라고, 비통해하지 말라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지만.... 저는 앞으로도 눈물이 줄줄 날것 같아요.

IP : 59.6.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 11:15 PM (115.136.xxx.195)

    가슴이 아픕니다. 김근태고문, 그리고 사모님 정말 다 훌륭한분들이고,
    배울게 많은분들예요. 사랑하는 남편이 당한 죽음보다 더한 고문을
    세상에 알리던 사모님의 의연한 모습에 감동받았는데..
    정말 삶의 모범의되신분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님께 감사드립니다.

  • 2. 콩고기
    '12.1.2 11:17 PM (112.148.xxx.15)

    우리마음속의 순정같은 존재...

    또한번 울컥하네요

    고인은 가셨지만 고인이 온생을 던져 지키려고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 얼마나 의미있는것인지 가시면서 말해주고 가시네요

    절대 소중한유산인 민주주의 저 파란나라 작자들이 훼손하도록 두지않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감사했습니다

  • 3. ...
    '12.1.2 11:29 PM (220.77.xxx.34)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운동권 전혀 아니었는데 제가 아는 노래여요.
    지금은 가사도 다 잊었지만..
    님 글 읽으니 눈물이 핑도네요.
    고 김근태님.고문 없는 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으시길.

  • 4. ..
    '12.1.3 12:50 AM (112.172.xxx.196)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게 만드는 또 한 분이 생겼습니다.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좀 더 좋은 세상을 못보시고 가시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평생을 한 마음으로 좋은 세상 만들어보시겠다고 애쓰시다가
    이렇게 황망히 가시니...

    이 밤에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듣고 있네요.

  • 5. 인물이
    '12.1.3 2:55 AM (175.116.xxx.190)

    천사 같으셔서 더욱 사진 볼때마다 맘이 울컥 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4038 어린이집 스승의날에 카네이션 드리려는데 누구까지 챙겨야하나요? 2 애엄마 2012/04/29 1,168
104037 우리 목아돼 중대발표가...ㅋㅋㅋㅋ 10 나꼼수사랑해.. 2012/04/29 2,656
104036 살빠지면 얼굴이 까매보이는게 맞는지.. 6 .. 2012/04/29 3,130
104035 그여자그남잡 2 인생어렵다 2012/04/29 801
104034 하루종일 맥런치 가격이라는 거.......... 4 ??? 2012/04/29 2,281
104033 베이킹소다 활용법좀 알려주세요~ 2 살림초보 2012/04/29 1,830
104032 5살 남자아이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3 배배배 2012/04/29 1,214
104031 랑콤정도 브랜드 사용하시는 분들,, 평균 화장품 지출비 얼마나 .. 3 .. 2012/04/29 2,185
104030 초3 영어공부 집에서만 해보신분... 1 궁금 2012/04/29 2,055
104029 마테차 드셔보신분 어떠세요? 5 ... 2012/04/29 3,934
104028 미친듯이 외로울때 어떻게 견디셨어요?? 9 우유 2012/04/29 50,857
104027 샹떼*르 라는 거요 날씬한 여자.. 2012/04/29 960
104026 아토피 아이 두신 분들.. 뭐해먹이세요? 2 공유해요 2012/04/29 911
104025 해독쥬스 말인데요 거기 나온 재료를 모두 넣어야 하나요? 4 잘될꺼야 2012/04/29 2,681
104024 결혼식에 검은 양복 괜찮나요?? 5 괜찮나요? 2012/04/29 5,564
104023 친구의 마음은 뭘까요 3 음.. 2012/04/29 1,632
104022 급질문요.) 해독 쥬스하려고 보니... 2 햇볕쬐자. 2012/04/29 1,454
104021 신촌 주위에 괜찮은 아파트 전세 얼마쯤 하나요? 3 30평형 2012/04/29 2,115
104020 겨드랑이 땀주사 3 겨땀 2012/04/29 3,301
104019 주변에 부러운 친구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39 ㅎㅎ 2012/04/29 17,624
104018 나이 들면 머리를 짧게 자르는 거 같아요. 9 볼륨단발 2012/04/29 5,174
104017 전지현 웨딩화보 대박 예쁘네요 10 ff 2012/04/29 4,613
104016 코스트코 우편물 주소변경 어떻게 하나요? 2 이사후에 2012/04/29 7,593
104015 주기자님 싸인회 언제 또 하시나요? 2 .. 2012/04/29 860
104014 solid food 란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말하나요? 6 딱딱한음식?.. 2012/04/29 2,121